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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뎐
김점선 지음 / 시작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나에겐 안좋은 습관이 있다. 수필이나 에세이를 읽을 때 약간의 편견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 이 책도 처음에 읽는 순간 예전에 내가 읽기 싫어하던 수필의 감정이 나타났다. 책속에 약간의 오만함이 들어있는..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누리고 살면서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들이 이상하다 말하는 투.. 난 그런 말투가 싫어서 수필이나 에세이..이런 종류의 책들은 잘 읽지 않는다. 수필이나 에세이 중에서도 괜찮은 글도 있겠지만 유명인들이 쓴 책 종류는 특히나 짜증을 부른다.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삶을 본인들의 관점에서 툭툭 내던지면서 이상타 말하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한 행동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삶은 본인의 생각을 기록하고 싶으면 그 만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괜히 다른사람들의 삶을 관여하지 말고 말이다. 어쩌면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도 그들에게 보이는 면에선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고 밥맛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책의 끝장을 덥는 순간 이 모든 싫어하던 감정들이 사라진다. 어쩌면 우리랑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분을 엿본 기분이라고나 할까. 여자의 카리스마를 지키면서 살아간 여자의 우상이라고나 할까..그런 기분이 들었다.
참으로 특이한 사고의 사람이다. 책 표지만 보면..책에 들어있는 천진난만한 꽃그림을 보더라도 그저 성격좋고 털털한 사람일 것 같은데 의외의 사고의 소유주인 것 같다. 남들이 편하고 평범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은 아주 어색하고 힘들어 하면서 남들이 어려워 하는 일은 아주 쉽게 행한다. 나랑 전혀 다른 사고의 소유자..
책은 무척이나 간결하게 적혀져 있다. 아니 수다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다소 잘 자란듯한 느낌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그 수다에 푹 빠질만한 매력이 묻어난다.
또한 김점선 님의 카리스마..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카리스마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준 낭군님과 아들 상욱군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여인네의 카리스마는 결혼과 함께 사라지거나 저 가슴속 깊은 곳에 들어가서 안착을 하게 마련인데 그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드러내어 표현하고 살게 해준 가족들의 도움이 더 대단한것으로 여겨진다. 그건 다만 이땅에 사는 여인네들의 평범한 머리에선 도저히 이해되어지지 않는 삶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부러워할만한 삶이기도 하다.
아이의 교육문제도 정말 독창적이시다. 그 당시만 해도 학교에서의 방학숙제는 선생님들의 추궁이 만만찮을 터. 근데 숙제를 하나도 안하게 하고 들로 산으로 놀러 데리고 다녔으니, 학교를 가지 않는 부모들이야 괜찮겠지만 아들 상욱군은 개학이 다가올수록 그 추궁이 생각났을 것이다. 그러니 개학 며칠을 앞두고 방문을 잠그고 숙제에 들어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스스로 하게끔 해는 능력을 준 부모님의 생각은 바른 것 같다. 그렇지만 결혼식장까지 다른 분들을 내세운 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것도 그냥 평범하게 자라서 평범하게 생각해온 사람들의 생각의 관점에서 본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김점선님과 낭군님들도 대단하지만 그걸 이해 하는 상욱군도 대단하다라고 본다. 하긴 그 부모 밑에서 자란 아들인데 오죽하려고...
그림은 참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에 대해선 그냥 그림인가 보다 하지 그 그림이 어떻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 다만 보기 싫다거다 그냥 보기만 봐도 편하다는 내 주관적인 근거에 그렇다는 것이다. 붓터치 같은 거 신경 안쓰고 편하게 볼 수 있는 그림.. 그래서 나같은 사람이 봐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