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랑공주와 자명고
이재윤 글, 민유이 그림 / 재미북스(과학어린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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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드라마에 인기가 넘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바로 자명고 이야기다.
옛날 고구려의 호동왕자와 낙랑국의 낙랑공주와의 사랑이야기다. 둘이 너무나 사랑하다 공주가 자기의 나라보다 사랑을 택하여 자명고를 찢어버린다는 이야기.. 그정도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고 누구나가 다 아는 이야길 것이다. 다만 모든 사람들의 아는 정도가 거기에서 더 이상 벗어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예전에 그 이야기를 들을때에만도 사랑보다는 국가가 우선이라 그리 가슴아파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낙랑국도 한사군의 하나인 낙랑군으로 여겨졌기에 우리나라 고대를 힘들어 하는 외국 공주야 죽든 말든 크게 상관하지 않았던 것 같다. 서양의 " 로미오와 줄리엣" 과 "노트르담의 곱추" 에 나오는 사랑 이야기는 다 같은 국가에서 일어나 억울한 사연에 사랑때문에 애닳아서 죽은..더군다나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외국이야기라 가슴아파하며 두고 두고 사랑이 힘든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반면 우리의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이야긴 그저 역사의 한 장만 장식할 뿐 그렇게 많이 이야기 된건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낙랑국은 한 사군의 하나가 아니라 부여, 옥저 같은 작은 우리민족의 나라이다. 게다가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는 목숨을 버릴 만큼 사랑을 한 사이이다. 호동왕자를 사랑한 낙랑공주는 아버지와 나라보단 낭군을 위해서 자명고를 찢었다. 그리곤 자기의 나라를 배신한 댓가를 죽음으로써 갚아 낸다. 호동왕자는 자기의 뜻과 상관없이 복속하면 함께 살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공주에게 자명고를 찢어달라는 서신을 전하지만 결국엔 음모와 공주를 잃었다는 자괴감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버리게 된다. 결국엔 이렇게 해서 한 남자와 한 여자는 한나라의 공주와 왕자로 태어났기에 권력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 궁금한건 여자는 보통 결혼을 하게 되면 신랑을 따라 가는데 고구려의 왕비들은 유독 제 집안을 따라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사랑보단 거의 정략으로 결혼해서 그렇긴 하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신랑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진 않은데 유독이 집안을 위하는 건 의문이다. 하긴 그런 의문은 조선에서도 나타나긴 하지만...우리나라 여자들은 시집을 아주 독특한 사고를 지니는 것 같다. 자기 집안을 위해서 신랑은 죽일 수도 있지만 자식은 또 너무나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 자식을 놔두면 아버지의 복수를 할텐데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또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나라의 대빵인 국왕이나 한 집안의 가정에서나 나쁜 사람의 말만 듣고 무조건 한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잘 못 된 것 같다. 호동왕자가 죽은 것은 엄격히 말하면 공주의 죽음도 한 몫을 하지만 왕비의 음해에 함께 한 국왕의 잘못이 큰 것 같다. 어느 한 쪽의 말만 듣고 한 사람을 그대로 나쁘게 몰아 부치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시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그 모든것이 주관적이라는 것에 문제가 되긴 하지만...

옛날 이야기를 만화로 보면서 어른들도 생각해 볼 문제인 같다.
물론 아이들한테도 설명해주긴 참 쉬울 것 같다. 전쟁이야기 보단 사랑이야기가 우선이라 더군다나 잘못된 사실을 직접 이야기해 주는 것보단 이렇게 제대로 된 사실을 설명해주게 되어 괜찮은 것 같다. 되도록 알려지지 않는 고구려 이야기에 좋은 교과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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