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밥상 이야기 - 거친 밥과 슴슴한 나물이 주는 행복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그나물에 그밥이란 말이 나온다. 딱 맞는 이야기다. 우리네는 우리네 밭에서 나오는 나물이랑 밥을 먹는 것이다. 우리네 밭에서 나오는 나물을 먹어야 하니 다 제철에 나오는 것들을 먹게 된다. 그러면 가격도 사고 먹기도 편하다. 그나물에 그 밥이지만 난 나물이 싫다. 나물은 시퍼런 것이 이에 끼기도 잘 한다. 맛있을 땐 나물하나만 있어도 양념장이랑 뚝딱해서 비벼먹으면 아주 좋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착한 밥상 이야긴가 보다. 우리땅에서 나는 우리것을 먹는 그런 먹거리..이젠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농촌에서 사는 나에겐 여전히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착한 밥상이야기를 읽다가 혼자 미소를 머금는다. 어찌 그리 사는 이야기가 비슷한지. 할머니와의 추억 이야길 할땐 왜 그리 예전 울 엄마랑 같은지..울 엄만 그리 나이들지도 않았는데 촌집에 없으면서 큰집 살림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채식 위주로만 먹어야 했었던 먹거리 문제 이야기가 어찌 그리도 같은지.. 울 엄마도 참기름 아주 조금만 넣고 흐르는 건 입으로 닦는다. 요즘에도 그렇게 행동한다. 덕분에 그걸 보고 있던 우리도 그렇게 행동한다.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다. 글쓴이께서도 그렇게 행동하셔서 얼굴 붉어지셨다 하셨는데 저희는 그런일이 거의 다반사라서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당연하게 하는 행동인줄만 안다.
 
또 하나 어릴때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봄이 되면 언니를 따라 쑥 뜯으러 들로 갔다. 언니가 뜯어 온건 엄마가 다 챙겨두는데 나만 갔다오면 거의다 소먹이로 준다. 그것이 왠지 이상했다. 언니가 없을땐 친구들이랑 뜯으러 갔다. 난 쑥뜯는 재주도 없다. 많이도 뜯지도 않을 뿐더러 아주 작게 가져와도 엄만 몇개만 추려놓고 나머진 여전히 소를 준다. 그것이 기분나빠 더이상 쑥 뜯으러 가지 않았다. 하긴 어짜피 학교다니느라 뜯어러 갈 수도 없었지만 말이다. 그 조금씩 추려낸 쑥을 말라 두었다가 2월에 떡을 해먹음 참 맛있었다. 요즘엔 2월이 되면 그냥 사먹는다. 예전 맛이 나지 않긴 하지만 예전보다 양도 줄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난 시골에 살면서도 나물 종류를 잘 모른다. 그저 냉이랑 달래랑 쑥 밖에 모른다. 아주 대표적인 나물에 흔한 것만 알 뿐이다. 울엄만 뜯어온 나물 보단 키워 먹는 나물을 반찬으로 주었기 때문에 뜯으러 가지 못하게 할 때가 많았다. 하긴 보탬이 되지도 못했으니 어찌 안 말렸겠는가마는... 
   

책을 읽어 갈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된다. 더군다나 우리 먹거리로 만들수 있는 반찬 만드는 것을 하나 하나 소개를 해주니 더 감칠맛이 나는 것 같다. 된장 만드는 법도 들어있다. 울엄마 예전 조청도 잘 쑤던데. 게다가 고추장하려고 풀을 쑤는데 그 풀이 어찌 그리 맛있던지. 그 풀 한번 얻어 먹겠다고 어디 가지도 않고 옆에 붙어앉아 있기도 했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담백한 이야기와 나의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와 더해져 더 감칠맛이 난다.
그래서 기분 좋은 하루가 되어간다. 책 한 권으로 이렇게 기분좋을 수 있다니..입가에 웃음이 절로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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