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나라의 병아리 마법사
복거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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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이 '성장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내 걸고 쓴 <숨은 나라의 병아리 마법사>.

어느 알라디너의 서재에서 사보긴 좀 아까운 소설이란 소릴 들었고, 그래서 빌려봤다.

사실, 난 작가들에게 관대한 편이다.

그 어떤 종류의 책도 나에게 별3개 이하를 받은건 없었다.

리뷰 쓰는것도 이리 어려운데 몇 백쪽에 달하는 글이야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다고 생각하기에...

하지만, <병아리 마법사>는 읽는 내내 욕이 나왔다.

왜?

작가가 말한 작품 의도가 거슬렸기 때문일까?

작가는 말했다.

이 소설은,

성장소설,

한국형 판타지,

십 대를 건너기 위한, 징검다리 같은 소설이라고.

하지만,

어느 부분에 주인공의 내면적인 성장이 드러나는지.....

용이 나오고, 마법을 쓰는 것으로 판타지라 분류할 수 있는 것인지...

도대체 어디에 '어른들을 통해 바라본 세계의 실상, 뜻하지 않게 말려든 전쟁에서 느낀 참상과 그로 인한 깨달음, 아이에서 어른이 되게 한 그 밖의 숱한 경험(그중에는 사랑도 포함되어 있다) 등 탄탄한 구조 속에 풍부한 스토리가 녹아들어 있는 이 책은 비단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이 손에 들어도 단숨에 읽게 만드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는 건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왜 내 눈엔 안 보이는 걸까?

시력이 나빠서? 시야가 좁아서? 편협한 사고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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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6-29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거일 씨에게 더이상 비전이 없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그로밋 2005-06-3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비전이 없어서 일까요? 너무 실망해서 <비명을 찾아서>를 다시 꺼내 들었답니다. 저걸 읽으면 좀 달라보일까 싶어서요. -_-;;
 

 

 

 

 

다니엘 페낙 <소설처럼>, <마법의 숙제>

마르탱 파즈 <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

 

갑자기 비가 내렸다. 다행히 도서관 근처에 있었기에 도서관으로 피신을 했다.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진 도서관에서 비가 그칠 때까지 느긋하게 책을 읽었다.

비 올땐 도서관이 최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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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학교대사전 - 이것이 학교다
학교대사전 편찬위원회 엮음 / 이레 / 2005년 3월
절판


<구지가>
반장반장
피자현야
약불현야
번작이끽야

반장아 반장아
패자를 내어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34쪽

<문감도>
시 제1호
13개의 문제가 종이를 질주하오
(종이는 시커먼 갱지가 적당하오)

제1의 문제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2의 문제도 무섭다고 그리오.
.
.
제13의 문제는 무서운 문제와 무서워하는 학생과 그렇게 뿐이 모였소.
(다른 사정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나았소)
그 중에 1교시 언어영역의 문제가 무서운 문제라도 좋소.
그 중에 2교시 수리영역의 문제가 무서운 문제라도 좋소
그 중에 재수생이 무서워하는 문제라도 좋소
그 중에 장수생이 무서워하는 문제라도 좋소
(종이는 뚫린 종이라도 적당하오)
13개의 문제가 종이로 질주하지 아니하면 더욱 좋소
-74쪽

<처용가>
서울 밝은 달 아래
밤 드리 노니다가
들어와 책상보니
성적표가 와 있구나
구십 점은 내것이나
사십 점은 뉘것인가
본디 내 것이었다마는
점수가 낮은 걸 어찌하리오.
-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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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절대 내 마음 몰라
파트릭 코뱅 지음, 김이소 옮김 / 달리 / 2005년 4월
절판


아빠가 성냥불을 켜자 아빠의 얼굴이 순간 밝아졌다. 마치 뭔가가 번쩍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니까 아빠가 입에 문 담배 끝에서 불꽃이 타고 있는데도 더 어두웠다. 그럴 때면 나는 몽상에 빠져든다.
나는 이런 몽상의 순간이 정말 좋다. 수많은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카우보이, 알록달록한 색깔, 음악, 방콕에서 코끼리 떼에 둘러싸여 있는 아빠와 나.-28쪽

"떠나기 전에 생각을 못 했어"
아빠는 빙그레 웃더니 자닌 아줌마를 바라보았다.
'커피 한 잔씩 할까?"
아줌마가 그러자고 했다. 나는 정말 기뻤다. 이런 것이 바로 세심한 배려이다. 나는 아빠의 이런 배려를 높이 평가한다. 우리 아빠는 "차 세워. 저 녀석이 오줌 누고 싶대"하는 사람들하고는 다르다. 아빠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 아니다. "커피 한 잔씩 할까?"하지 않는가. 내게 오줌을 누게 하려고 그런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이 얼마나 세심한 배려인가.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건 정말 좋다. 태양은 빛나고 우리는 시골에 간다. 야호, 정말 신난다. 인생은 아름답다. 정말 아름답다. 그런데 차는 언제 세우는 것일까?-34쪽

전체적으로 보면 내 인생은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복잡하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집을 떠났을 때가 제일 힘들었는데, 그것은 엄마가 집에 없어서라기보다는 건물 관리 아줌마와 옆집 아줌마들이 나를 볼 때마다 짓는 얼굴 표정 때문이었다. 아줌마들은 마치 내가 홍역이라도 앓는 것처럼 나를 측은하게 여겼다. 사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모든 것이 엄마하고 있을 때보다 아빠하고 있을 때가 더 편했다.
물론 엄마 없이 지내는 게 늘 그렇게 좋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슬픈 얼굴을 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엄마는 이미 집을 떠났다. 이게 현실이다.-103쪽

"너 사과를 먹는 거냐, 아니면 입을 벌리고 멍하니 있는거냐?"
정ㅁ라 잔인한 사람이다. 이렇게 중간에서 다 깨 버리니까 아빠와 함께 있으면 꿈도 맘대로 꿀 수 없다.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아빠는 그 말에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열한 살짜리는 생각할 권리도 없다고 여기는 건가.-150쪽

아빠에게는 정말 안된 일이다. 하지만 나도 이제 더 이상 포기할 수 없다. 일단 한다고 했으니 반드시 할 것이다. 이건 확실하다.
꽃을 갖다 놓을까?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다. 내게는 온통 암흑뿐일 텐데 꽃이 있건 없건 무슨 상관이람.
하지만 내가 암흑에 있게 될지 어쩔지도 알 수가 없다. 잠을 자는 동안을 암흑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색깔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이틀 뒤면 아무것도 아닌 것 속에 있게 되는 것이다.-2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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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바람난 여자
아니 프랑수아 지음, 이상해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3월
절판


고상하고 견딜 만한 것은 책과 와인 병에 쌓인 먼지 뿐이다. 살짝 펼쳐진 책 사이에 코를 쑤셔 박기 전에 살짝 불어 먼지를 제거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69쪽

플레이아드의 저자들에게 소중한 그 '전작'시스템에는 독성이 있다. 물론, 한 작품, 한 작가를 이해하거나 모방 작품을 써 보는 데 그보다 더 편리한 것은 없다. 손톱으로 이를 으깨 죽이는 저열한 쾌감을 느끼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애호 작가들의 강박 관념, 나약함, 게으름, 요령, 술책을 하나하나 꼽아보는데 그보다 더 유용한 것은 없다. 독자들은 그들의 결점을 절친한 친구의 앙증맞은 괴벽처럼 좋아한다. 작가는 친근한 사람이 된다. 아주 가까운.-105쪽

책의 경우에는 수없이 많은 접근 방법과 선택 동기가 있다. 작가, 나라, 만남, 장르, 정황, 판형, 순간적인 기분, 계절, 집 등등. 수없이 많은 것들. 모든 것이 구실이 된다. 관계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121쪽

독서에 관한 한, 시민이라고 모두 평등하지 않고 남녀 간에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사람이라고 해서 항상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맛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소화가 잘 안 되는 책이 있고, 배부른 독자가 있는가 하면 굶주린 독자가 있다. 식욕은 기질뿐만 아니라 계절, 상홍, 장소, 주변장식, 고요, 잡음, 결핍, 풍부, 사랑, 증오에 따라 달라진다. 그것은 기분과 마음의 움직임, 정신적, 신체적 요동을 좇아간다. -213쪽

나는 책을 읽지 않는 아이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에게 페냑의 <소설처럼>에 한번 빠져보라고 적극 권한다. 특히 그들 서재에 아이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고, "아직 고추에털도 안 난 녀석이 어딜 감히!"라는 모욕적인 말로 그들을 쫓아내라고. 그렇게 해도 책에 흠뻑 취하는 방식으로 반항하지 않는 아이는 진정한 반항아, 호기심도 없는 아둔한 녀석, 혹은 자극해봤자 씨도 안 먹히는 철학자다.-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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