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있는데,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 (언니 번호임을 확인한곤) 왜?
언니 : (대뜸) 연어 샀니?
나 : (멀뚱~) 연어? (오늘 시장에 연어가 나왔었나?) 아니 왜?
언니 : 신작이라서 샀나 하구
나 : 잉? 신작? (소설을 말하는 건가? ) 안도현의 연어?
언니 : 아니 김하인
나 : (뜬금없이 웬 책타령 - 언니는 책보단 드라마와 더 친하다 ) 아니
언니 : 알았다. (뚝~)
(멀뚱멀뚱 쳐다보는 옆지기에게)
나 : 언니가 소설 <연어> 샀냐구 물어보네
옆지기 : 처형 얘기는 왜 먹는거랑만 연결이 될까.
나 : -_-;;;
그래서, 찾아봤다.
김하인의 신작소설 <연어>
"연어는 그리움이다. 그 모든 도저한 그리움들이 없다면 연어가 그 먼 길을 절대 되돌아올 리가 없다. 까닭에 사람이여, 네가 연어다."
2000년 국내 출간 이후 100만부가 넘게 팔려나가고, 지난해 중국에서 한류의 물꼬를 트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국화꽃 향기' 의 작가 김하인이 신작 ' 연어' (생각의 나무)를 출간했다.
소설 '연어'는 어렸을 때 강에서 바다로 떠나 수만㎞의 먼바다를 여행하고 새끼를 낳기 위해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경이로운 회귀본능을 통해 인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 연어의 생태학을 소재로 젊은 연인들의 사랑과 노년을 맞는 어른들의 오랜 사랑을 교차시켜가며 사랑의 참된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2004년 10월 연어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양양 남대천변. 서른세 살의 윤현수는 5년 전 떠난 사랑하는 영채와 연어처럼 돌아오기로 한 약속을 떠올린다.
1989년, 현수는 강원도 양양 남대천에 자리한 연어연구센터에서 여고생 영채를 만난다. 대학에 들어가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난 현수는 영채와 재회한다. 대학 졸업 후 외환딜러가 된 현수와 인도여행전문사를 설립하고 자리잡아가던 영채는 상견례를 올리지만, 현수의 양아버지 윤성진과 영채의 어머니 김연숙은 과거 서로 부부사이였다. 시어머니가 죽음을 담보로 갈라설 것을 종용해 어쩔 수 없이 이별을 감내했던 것.
자식들의 행복을 빌어주어야 하는 자리에서 재회한 성진과 연숙은 커다란 기쁨과 슬픔에 눈물짓고, 홀어머니의 애절한 사랑에 가슴아파하던 영채는 결국 현수의 곁을 떠나 인도로 떠난다.
'연어' 는 김하인 문학의 기존 특징이 보이질 않는다. 젊은 한 쌍의 남녀가 우연적인 사건의 연속 가운데 죽음을 맞는 서사 구조, 자신을 희생하며 사랑에 헌신하는 다소 과잉된 정서, 짧은 구어체 문장 등이 드러나지 않는 것.
이번 소설은 긴 문장과 복잡한 지문, 어른들의 내면세계, 사랑관의 피력을 통해 사랑의 존재론과 윤리를 모색하고 있다.
"책 안에 든 한 마리 연어가 독자의 가슴 속으로 흘러들어가 오래도록 헤엄칠 수 있기를 바란다" 는 작가는 연어를 닮은, 그 성숙한 사랑을 이뤄가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매일경제> 2005년 1월 5일 - 노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