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꿈을 길어올려 슬픔과 분노로 맺힌 한을 어떻게 풀어내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고혜경 님이 ‘융의 꿈 분석‘을 적용해 어떻게 그 일을 하는지 자세히 볼 수 있다. 말이 쉽지 하루하루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한다.본인은 원하지 않았는데, 외부로부터 가해진 강력한 에너지(이런 안이한 표현이라니... )에 부딪혀 발생한 트라우마로 그 한 순간에 결박당한 채 평생 벗어나지 못하고 꿈속에서 피를 흘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그러나 그것이 고통의 무한반복이 아니라 벗어나고 치유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되는 일은 안도감을 넘어서 읽는 이에게도 치유처럼 느껴진다. 그들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느끼지 못하는 나를 방관자로서 느끼는 무력감에서 벗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입으로 피를 흘리며 혀를 내놓고 정면을 응시하는 몸통없는 여인의 얼굴! 읽는 것만으로도 소름끼치는 이 장면을 눈만 감으면 보는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운 걸까? 나는 헤아리지 못하지만, 그것이 손자를 아끼는 따뜻한 할머니의 시선이고 피흘리는 자신을 위로하려는 발버둥이라는 것을 이해해가는 한 내담자의 이야기를 통해서,‘참 다행이다. 나와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무력감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트라우마센터에 찾아갔던 모든 분들,부디 모두 행복하게 지내시길.. 남은 삶에서는 행복한 일들만 생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