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비료‘가 비옥해질 가능성은 존재하는가? 한 세대가다음 세대에게 욕망의 생성력을 전도傳導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상징적 부자관계가 형성되는 효과적인 과정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텔레마코스 콤플렉스다. 텔레마코스가 정당한상속자인 이유는 그가 왕국을 물려받기 때문이 아니라, 욕망의계율이 상속될 때에만 쾌락에의 의지로 축소되어버린 자유의망상으로부터 인간의 삶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인간의 비료‘가 비옥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이 ‘욕망의 계율‘이다. - P21

이때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아버지 - 교황, 아버지를 상징하는 보편적 존재의 실어증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병적 증상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실어증 아닌가? - P29

여기서 세대의 변신이 이루어진다. 아버지-교황은 무서워서 우는, 아니, 안고 달래줘야 할 아이로 변하고 절대적인 가부장의 힘있고 성숙한 이미지는 소년의 이미지로 변한다. 여기서 세대의 역행이 이루어진다. - P29

파솔리니의 <살로>가 제안하는 난봉꾼들의 쾌락에 견주어 삶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만들어주는 또 다른 쾌락은 존재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답변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다음 세대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가 아닐까? - P38

영화 <살로>에서 음란함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어 보이는 것도바로 이 때문이다. 쾌락이 ‘말의 계율‘에서 떨어져나와 번영을누리는 현상은 상징의 기능이 쾌락의 현실을 더 이상 관리하거나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 P39

한계의 경험을 도입하는 것은 거세의 법칙이지만, 동시에치명적 쾌락의 심연으로부터 인간의 구원을 약속하는 것 역시거세의 법칙이다. 이 법칙이 욕망을 치명적 쾌락과 전혀 다른 종류의 쾌락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보고 지지한다면, 우리는 욕망이 삶을 억압한다기보다는 오히려 해방한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 P43

이런 관점에서 ‘말의 계율‘ㅡ상징적 거세의 법칙ㅡ은 모든사회계약의 기초가 되는 하나의 교환 원리를 제시한다. 즉 인간은 모든 것을 즐기고 원하고 알고 싶어 하고 모든 것이 되고 싶어 하는 쾌락을 포기할 때에만 이름을 가지고 한 인간으로서 존재하고 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P44

타자 없이는 의미를 잃고 곧바로 시들어버리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매우 어렸을 때 버려진 아이들이 겪는 트라우마가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말의 계율‘은 인간의 삶에 양분이나 다름없는 타자의 욕망을 인정하는 계율이다. - P46

그런 의미에서 ‘말하는 존재‘의 삶은하나의 부름이며, 타자를 향한 사랑의 요구이며, 타자의 욕망을위해 무언가가 되고자 하는 소망이다. 이 효소가 부족할 때 삶은무의미해지고, 생기 없는 삶, 삶 없는 삶으로 전락한다. - P47

삶의 인간화가 오로지 근친상간의 폐지를 경험하면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면,
아버지는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에게 한계가 있음(불가능의경험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말의 계율‘에 복종한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한다. - P47

이는 아버지가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한 해답과 결정권을 보유하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말을 전달하는 사람, 따라서 결정권을 포기할 줄 아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말의 계율이 인간에게 새겨 넣는 불가능의 경험을 아버지가 자신의 경험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말의 계율‘은 그저 권위적 명령어에 불과할 것이다. - P47

한계의 경험을 도입하는 것은 거세의 법칙이지만, 동시에치명적 쾌락의 심연으로부터 인간의 구원을 약속하는 것 역시거세의 법칙이다. 이 법칙이 욕망을 치명적 쾌락과 전혀 다른 종류의 쾌락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보고 지지한다면, 우리는 욕망이 삶을 억압한다기보다는 오히려 해방한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 P43

말의 행사는 무엇보다 인간의 정신 속에 불가능한 차원을각인하는 상징적 기호의 행사이다. ‘말의 계율‘을 따르는 삶은
‘삶‘이 부족한 삶, ‘삶‘으로 인해 빈곤해진 삶, 상징에 힘을 빼앗긴 삶,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에서 인간적인 삶, 삶을 향해 열려있는 삶, 욕망으로 가득한 삶, 자연을 뛰어넘어 문화의 질서 속에 깃들어 있는 삶이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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