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왜? - 피에르 신부, 영원한 질문에 답하다
아베 피에르 지음, 임왕준 옮김 / 샘터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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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열 아홉에 하느님의 부름을 받고 성 프란체스코 수도회에 들어간 피에르 신부. 모든 유산을 포기하고 그가 선택한 삶이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타인을 돕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일이었다.

 

2차 대전 중 사제의 몸으로 참전해 나치에게 박해 받는 이들의 망명을 돕는다던가, 아흔을 넘긴 나이에 무주택자들의 시위 현장으로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는 등 그가 행한 일들은 진정으로 용감한 행동이었다. 지금도 교회와 성직자가 범하는 오류를 과감히 질타하고 고통 받는 약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할아버지 신부님.

 

가장 최근 그와 대담한 내용을 담은 <하느님, 왜?>는 사회적으로 야기된 여러 문제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책이다. 교황이든 대통령이든 잘못된 것들은 낱낱이 들춰내어 비판하는 이 신부님의 이야기들은 카톨릭 내에서도 논란이 일 정도이다. 그러나 그가 세상을 조금 더 인간적인 곳으로 만드는 데에 일생을 바쳤기 때문인지 이 책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사람들은 내게 자주 묻습니다. 삶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중략) 마음과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신념을 가지고 나는 대답합니다. 삶의 목적은 바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고.

 

사랑한다는 것은 타인인 당신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타인인 당신이 불행하고 괴로우면 나도 아픈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이란 이처럼 지극히 단순한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말합니다. 삶이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그리고 확신을 가지고 악에 대항하여 싸우기 위해서, 우리의 자유에 맡겨진 짧은 순간이라고.

 

이렇게 시작하는 사랑에 대한 언급들은 우리가 사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인간이 왜 태어났을까를 묻는다면 피에르 신부님은 사랑하며 살기 위해 태어났다고 답한다. 성경에 따르면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이유가 바로 서로 사랑하며 이 땅에 기쁨을 전파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것은 꼭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고통과 인내, 슬픔과 눈물도 수반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사랑이 있다고 해서 꼭 행복하지만은 않다. 가난한 부부의 삶에 사랑이 머무를 수는 있을지 모르나, 늘 행복하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다.

 

피에르 신부는 만약 피할 수 없는 고통이 있다면 반항하거나 회피할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그 고통을 감싸 안아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고통 또한 인간에게 주어진 하나의 과제이며 우리 존재를 성숙하도록 만드는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종교적 관점에서 살아가는 것은 힘겨운 인생의 무게를 이겨나갈 힘이 생긴다.

 

이 책은 이처럼 피에르 신부가 얻은 인생의 진리와 철학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사회비판적인 문제들도 함께 언급한다. 동성 부부, 이혼 및 재혼을 인정하지 않는 카톨릭 규율을 말하면서 신부님은 없어져야 할 법이라고 비판한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그 방식이 비도덕적이지만 않다면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성 부부의 입양을 막을 근거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성 부모라고 해서 반드시 자녀에게 행복과 안정감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성 부부의 입양이 허용되려면, 그 특수한 상황이 아이에게 극복할 수 없는 결함이 되거나 견딜 수 없이 무거운 짐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검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그의 주장들은 카톨릭 단체의 맹렬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아흔이 넘은 이 신부님은 할말은 한다는 태도로 잘못된 규율을 꾸짖는다. 책을 읽다 보면 신부님의 냉철한 비판들이 언젠가는 카톨릭의 보수적 성격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 사제가 없는 카톨릭에 대하여 현대는 여성들이 많은 사회 활동을 하는 경향이므로 여성 사제들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다빈치 코드>의 상상대로 예수가 막달레나 마리아와 사랑을 나누었을지도 모른다고 얘기하는 것 등은 카톨릭 교계의 비판거리가 될 만하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신부님의 주장이 억지 논리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얘기가 참 일리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것은 아마 몸소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온 한 인간이 진실된 목소리로 자신이 생각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깊은 신앙심과 성경에 대한 공부, 그리고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사랑의 실천에 한 평생을 바쳐온 피에르 신부님. 텔레비전 대담에서 신부님은 우스개 소리로 하느님이 나에게 시키실 일이 많아서 아직도 나를 데려가지 않는 모양이다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종교적인 생각이 모자란 독자의 입장에서 그가 행한 일들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아직도 할 일이 많은 이 세상에 진정한 사랑을 보여주는 많은 종교인들이 존재하기를 바란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고 기뻐하며 마음 속의 하느님을 찬미하며 일생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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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ㄱ ㄴ ㄷ 비룡소 창작그림책 7
박은영 글.그림 / 비룡소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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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에서 나온 창작 그림책 시리즈 중 스테디셀러라고 손꼽을 만한 <기차 ㄱㄴㄷ>이다. 세계적인 그림책 박람회 등에서 호평 받고 상도 받은 유명한 책인데 앞서 소개한 책과 마찬가지로 한글 자음을 가지고 만든 책의 하나다.

 

이 책은 적합한 연령층이 조금 높아서 만 18개월 이상의 아이에게 좋다. 생각보다 그림이 화려하지 않고 약간 단조로운 부분이 있어서 어떤 아이들은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사물인 기차를 소재로 하고 있어서 한창 인지력이 발달하는 시기에 읽어주면 좋을 만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기차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ㄱㄴㄷ을 배우도록 되어 있다. , 기다란 기차가, ㄴ, 나무 옆을 지나, ㄷ, 다리를 건너, ㄹ, 랄랄랄 노래를 부르며, ㅁ, 마을을 거쳐서와 같이 각 자음을 첫 음절로 하는 다양한 단어들이 등장하는 게 특징적이다.

 

한창 말과 글을 배우는 시기에 읽어 주면 자음 습득과 함께 단어 공부도 자연스레 이루어지도록 만들어졌다. 등장하는 단어들도 쉽고 각 장에 나오는 구절들도 매우 단순하여 아이가 지겨워 하지 않고 잘 볼 수 있다. 그림 또한 부드러운 색채와 단순한 모양으로 사물을 묘사하여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

 

부모가 한글 교육에 너무 열을 올리면서 지나치게 가르치려 든다면 오히려 아이들은 공부에서 멀어지려고 할 때가 많다. 생활 구석구석에서 언어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현명한 부모가 선택하는 한글 교육의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글자 하나하나, 책 몇 권, 과자 봉지, 벽그림, 간판 등을 가지고 아이의 관심을 끌어 보자. 한번 한글 읽기에 재미를 붙인 아이는 점점 글자 세계가 가진 즐거운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통해 공부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가장 좋은 학습법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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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 생생 똑똑 세밀화 시리즈 11
윤종근 지음 / 효리원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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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에 관해서 만큼은 어느 나라 부모 못지 않게 부지런한 우리나라 엄마들. 아이가 커가면서 그들이 가장 먼저 ‘교육’하고 싶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글이다. 어느 집 아이는 벌써 동화책을 줄줄 읽더라, 우리 아이는 글자 공부에 관심이 전혀 없다는 둥 엄마들의 대화만 보더라도 그 극성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기 한글 교육이 갖고 오는 여러 폐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이 굳이 빨리 한글을 가르치려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몇 연구 결과에도 나왔듯이 한글을 먼저 습득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상상, 추리, 이해력 등 여러 사고력이 더 발달한다. 그 이유는 언어라는 상징 체계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사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들은 한글 교육을 통해 아이 스스로 책을 읽으며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해 주고 싶다. 그런 엄마들의 마음과는 달리 아이들은 무조건 ‘공부’라고 하면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한창 놀기 좋아하는 만 3 - 5세의 아이들을 데리고 한글을 가르치려고 하면 짜증을 내며 저 멀리 도망가 버리기 일쑤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한글과 친숙하도록 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한글 퍼즐이나 커다란 한글 자음과 모음이 그려진 벽그림, 과자 봉지 등을 이용해 한글과 친해지는 방법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퍼즐, 벽그림, 과자 봉지 등에 있는 한글을 보여 주면서 그것을 ‘알고 싶다’는 욕구를 자연스레 불어 넣어 준다.

그런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엄마가 시간을 내어 하나하나 가르치며 한글을 습득하도록 한다. 이 경우 지나치게 ‘공부한다’는 느낌을 주면 싫증 내기 십상이므로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자음, 모음을 알려 주고 단어를 가르치도록 한다. 단어나 자음 하나를 알아가면서 아이들은 더더욱 글자에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아이에게 한글 자음, 모음을 교육하는 시기에 읽어주면 좋을 만한 책들도 꽤 많이 있다. 효리원에서 나온 생생 똑똑 세밀화 시리즈 중 하나인 <한글>은 아주 이른 나이인 돌 전후 아이에게도 적합한 자음 교육서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실제 사물처럼 자세하게 그려진 세밀화를 매우 좋아한다. 이 책 또한 세밀화 시리즈 중 하나로 각 페이지마다 실물처럼 그려진 그림들이 하나씩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맨 첫 장을 펼치면 왼쪽에는 커다란 ‘ㄱ’이 있고 오른쪽에 개구리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작은 글씨로 ‘개굴개굴 개구리’라고 쓰여 있다. 다음 장은 ‘ㄴ, 나풀나풀 나비, ㄷ, 뒤룩뒤룩 돼지, ㄹ, 룰루랄라 라디오’ 이렇게 나온다. 이런 식으로 하여 각 자음을 첫 음절로 한 의성의태어와 사물 이름이 하나씩 연결되어 등장하는 형식이다.

어른들에게는 지겨워 보이지만 의외로 아이의 반응은 뜨겁다. 이 책은 만 8개월에서 돌 사이의 아이가 있는 우리 동네 엄마들이 공동 구매한 책 중 하나인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 책을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세밀화에, 의성의태어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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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와 함께하는 영아 놀이 - 연세대학교 영아교육 프로그램
이영.김온기.우현경 지음 / 다섯수레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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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영아가 세상에 태어나 최초로 경험하는 환경이며 동시에 영아의 경험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따라서 부모가 제공하는 직, 간접적인 경험은 영아의 성장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영아가 태어나면서부터 맺게 되는 부모와의 관계는 영아의 성격과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주며, 영아가 사화적 상호 작용이나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의 서문에서

 

<부모, 교사와 함께 하는 영아놀이>는 연세대학교에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영아교육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시작하는 글의 제목은 생후 첫 3년, 아기의 개성과 능력이 형성된다라는 심각한 주제로, 인간의 성장 과정에 있어서 영아기가 그만큼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생후 첫 3년을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하고 단순한 보육만 신경 쓰게 된다. 많은 부모들이 잘 먹고 잘 자며 건강하기만 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시기는 아기 두뇌가 급속도의 성장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아이의 무한한 잠재력을 방치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 책은 부모와 영아의 안정된 애착과 양질의 상호 작용을 통해 아이와 부모가 서로 교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놀이 활동을 하면서 자녀와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좋다.

 

많은 부모들은 영아가 걷기 시작하고 자아가 강해지는 생후 1년 즈음, 양육에 관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혼란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영아를 다루기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통제를 많이 하게 되고 아이 또한 반항적이 되어 말을 듣지 않는 갈등의 시기가 닥치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아이와 제대로 놀아줄 수만 있다면 부모의 역할은 더욱 빛이 날 것이다.

 

최근에는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점점 더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이런 부모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부모와 함께 하는 영아 교육 프로그램이다. 꼭 이런 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놀이들을 활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아이와 잘 놀아준답시고 부모가 지나치게 놀이를 주도하거나 통제하면 오히려 놀이를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 오기도 한다. 그럼 어떤 방법으로 아이의 놀이를 진행하면 좋을까? 여기서 제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영아가 스스로 잘 놀이하고 있는 경우 영아를 보고 웃어주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지지를 보내는 간접적인 참여 방법이 있다.

둘째, 영아의 놀이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놀이를 촉진시켜 주기 위해서 놀이 아이디어나 장난감 등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셋째, 영아의 놀이에 직접 참여하여 함께 놀이하는 방법이다. 놀이에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놀이 상대자가 되어 주기도 한다.

 

이런 방법으로 아이와 자주 놀이 시간을 갖는다면 아이는 부모를 친밀하게 여기고 좋은 놀이 상대자로 삼게 된다. 이런 기회가 늘다 보면 저절로 부모와의 긍정적 애착이 형성될 것이다. 이와 함께 지능을 사용해야 하는 놀이를 다양하게 해 주면 부모가 원하는 머리 좋은 아이가 자연스럽게 되기 마련이다.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놀이들은 꽤 많다. 놀이의 종류를 만 1세 미만, 만 1-2세, 2-3세로 따로 분류한 것이 특징적인데 다른 책들에 비해 굉장히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12개월 미만의 아이가 할 만한 몸놀이로 베개 언덕 놀이를 알려 준다.

 

이것은 베개 위에서 움직이게 하고 몸을 기대고 엎드리게 하면서 몸을 움직이게 하는 놀이의 하나이다. 이때 엄마는 베개 너머에서 영아와 눈을 맞추고 웃어 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베개 위로 넘어가게 유도한다.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주거나 손뼉을 치며 격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와 00이가 베개 언덕 위로 잘 올라오는구나.

엄마 얼굴이랑 만났네. (얼굴을 부드럽게 비비며) OO아 반가워.

엄마한테 안기고 싶어? (안아주며) 잘했어요.

 

책에서 소개하는 놀이들은 사실 대부분이 옛 어른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하던 놀이들이다. 발달 단계별로 해주어야 할 놀이들도 각각 다른데 그걸 한 페이지에 하나씩 그림과 함께 설명해 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놀이의 과정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대본처럼 아이와 엄마가 할 일, 이 놀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 등을 간결하게 요약한 점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잘 못 놀아주는 것을 합리화할 것이 아니라 이런 놀이들을 통해 자주 아이를 격려해주고 웃어주자. 엄마의 방긋 웃는 얼굴, 함께 놀아주면서 격려해 주는 목소리만 들어도 아이는 건강하고 밝게 자란다.  엄마와 함께 노는 가운데에 아이의 두뇌, 신체, 사고 도 저절로 쑥쑥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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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꽃의 상처 시에 詩
유진택 지음 / 시와에세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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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이 소재로 선택하는 것들을 보면 대부분 그가 처한 상황과 환경을 알 수 있다. 이른바 신세대 작가라고 하는 젊은 시인들은 도회적인 삶과 인스턴트 문화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나이가 지긋한 시인들은 힘들었던 청년기의 삶을 회상한다. 시 속에는 그들이 처한 삶에서의 고뇌와 번민, 슬픔과 행복감이 그대로 녹아 있다.

 

시인 유진택의 시를 읽다 보면 그가 처한 환경이 농촌임을 극명히 느낄 수 있다. 시골의 풍경을 소재로 하여 그 안에서 느껴지는 삶의 노고를 그대로 표현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화자 자신의 삶보다 농촌에 묻힌 어머니와 아버지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농촌의 서글픈 현실을 표현한다.

 

오리나무로 깎아 만든

지겟작대기 힘이 있었다

양무릎으로 구부리면 뚝 하고 부러질 것 같은 나무

아버지를 일으켜 세웠다

지게 위에 집채만한 꼴을 얹어 불끈 일어서는 아버지,

칠순 나이에도 보이지 않는 힘이 있었다

그것은 아버지의 힘이 아니었다

약골인 아버지를 대신해

한쪽 무릎을 대신한 지겟작대기였다.

(후략)

 

-         <오리나무 지겟작대기> 중에서

 

시인이 그리는 세계는 농촌의 위태로운 일상이다. 젊은 이들은 모두 떠나고 칠순의 아버지와 어머니만이 남아 쓸쓸히 지키고 있는 우리의 농촌. 그 처량한 풍경 속에는 지게 작대기에 몸을 의지하고 한평생 살아 온 나이 든 이의 힘든 삶이 담겨 있다.

 

어머니를 바라보는 시적 화자의 시선도 마찬가지다. 어머니의 몸은 굴곡 많은 삶이다로 시작하는 시 <어머니의 몸>은 울퉁불퉁한 어깨, 돌부리처럼 굳어버린 몸, 숭숭 구멍이 뚫린 뼈를 가진 여든 일곱의 어머니에 대해 말한다.

 

천천히 일어서면 허리 굽어지고 앉으면 공처럼 말리는 어머니의 몸을 보는 자식의 마음은 죄송함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시의 마지막에 단물을 모두 자식에게 빼앗기고/ 마당 가 한 귀퉁이를 돌 지난 아기처럼 조심스레 걷는다/ 간신히 피어난 삐삐꽃 한 송이/ 눈곱 같은 꽃망울을 매달고 조심스레 하늘거린다는 말로 어머니를 보는 자신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

 

농촌의 삶이 힘들고 고되다고 하여 늘 걱정스럽고 서글픈 것만은 아니다. 농촌에는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것들이 보여주는 낭만이 있다. 시의 화자들은 연못, 나무, 바람, 하늘, 풀섶 등 자연 속을 거닐며 자유롭게 시상을 펼쳐 보인다. <달빛에 젖은 개구리 알 I>은 도시에선 볼 수 없는 개구리 알을 소재로 하여 시골의 낭만적 정취를 마음껏 뿜어내는 시이다.

 

개구리 알 축축하게 벼 포기 사이 머물러 있을 때 봄 향기 섞인 엷은 바람 논두렁을 타고 온다. 그때마다 논두렁 풀들이 신나게 춤을 춘다. (중략) 이제 저 개구리 알들도 곧 깨어날 것이다. 봄바람이 던져주는 사랑의 설레임과 개구리들이 토해내는 사랑의 밀어를 타고 알들은 점점 더 부풀어 오를 것이다. 부풀어 오를수록 안개 더 두터워지고 논두렁에 핀 들꽃 몇 송이도 안개를 따라 사랑의 노래를 아득하게 부를 것이다.

 

-         <달빛에 젖은 개구리 알 I> 중에서

 

벼 포기 사이에 있는 개구리 알을 보고 봄 바람사랑의 설렘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인의 낭만성은 충분히 입증된다. 이렇게 시골의 아름다운 서정을 노래하는 시를 읽다 보면 마치 독자인 내가 달빛에 젖은 개구리 알을 보고 있는 마냥 마음이 들뜨고 기분이 좋아진다. 저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고 하여 지나친 낭만성은 경계해야 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인생을 노래하고 세상의 부정적 측면을 엄중히 꾸짖는 막중한 임무를 지닌 이들이 아니던가. 유진택 시인의 시들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낭만성과 삶에 대한 자기 철학 못지 않게 현실에 대한 비판을 담은 시도 이 시집에는 존재한다.

 

재벌들이 사놓은 땅, 참 넓기도 하다

자벌레 한 놈이 꾸역꾸역 넓이를 잰다

(중략)

언젠가는 쌓아 올릴 러브 호텔

벌거벗은 가슴들이 붉은 등불 아래 신음할 때

가난한 사람들 마음이야 오죽하겠나

차라리 못쓰는 땅으로 묵혀두게나

하늘보고 치솟은 풀들 분한 마음 달랠 때

둥지 없는 산새들 날아와 노래 부르면

답답해진 가슴 속 확 뚫리지나 않겠나

 

-         <자벌레 한 놈> 중에서

 

점점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문학 세계 또한 도시적이고 문명적인 것만 이야기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촌의 삶, 시골의 풍경을 노래한 시들을 만나면 반갑기 그지 없다. 우리의 삶은 이처럼 땅과 흙, 바다와 하늘을 토대로 하고 있지 않던가.

 

문학마저 시골을 등진다면 세상은 정말 각박한 철골 구조물과 같을 것이다. 답답한 콘트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자신에게 한 송이 민들레 꽃 같은 휴식을 주어 보자. 잠시 쉬는 동안 농촌의 일상을 담은 시 한 편을 읽으며 한줄기 바람 같은 손길을 느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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