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 생생 똑똑 세밀화 시리즈 11
윤종근 지음 / 효리원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자녀 교육에 관해서 만큼은 어느 나라 부모 못지 않게 부지런한 우리나라 엄마들. 아이가 커가면서 그들이 가장 먼저 ‘교육’하고 싶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글이다. 어느 집 아이는 벌써 동화책을 줄줄 읽더라, 우리 아이는 글자 공부에 관심이 전혀 없다는 둥 엄마들의 대화만 보더라도 그 극성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기 한글 교육이 갖고 오는 여러 폐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이 굳이 빨리 한글을 가르치려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몇 연구 결과에도 나왔듯이 한글을 먼저 습득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상상, 추리, 이해력 등 여러 사고력이 더 발달한다. 그 이유는 언어라는 상징 체계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사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들은 한글 교육을 통해 아이 스스로 책을 읽으며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해 주고 싶다. 그런 엄마들의 마음과는 달리 아이들은 무조건 ‘공부’라고 하면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한창 놀기 좋아하는 만 3 - 5세의 아이들을 데리고 한글을 가르치려고 하면 짜증을 내며 저 멀리 도망가 버리기 일쑤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한글과 친숙하도록 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한글 퍼즐이나 커다란 한글 자음과 모음이 그려진 벽그림, 과자 봉지 등을 이용해 한글과 친해지는 방법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퍼즐, 벽그림, 과자 봉지 등에 있는 한글을 보여 주면서 그것을 ‘알고 싶다’는 욕구를 자연스레 불어 넣어 준다.

그런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엄마가 시간을 내어 하나하나 가르치며 한글을 습득하도록 한다. 이 경우 지나치게 ‘공부한다’는 느낌을 주면 싫증 내기 십상이므로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자음, 모음을 알려 주고 단어를 가르치도록 한다. 단어나 자음 하나를 알아가면서 아이들은 더더욱 글자에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아이에게 한글 자음, 모음을 교육하는 시기에 읽어주면 좋을 만한 책들도 꽤 많이 있다. 효리원에서 나온 생생 똑똑 세밀화 시리즈 중 하나인 <한글>은 아주 이른 나이인 돌 전후 아이에게도 적합한 자음 교육서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실제 사물처럼 자세하게 그려진 세밀화를 매우 좋아한다. 이 책 또한 세밀화 시리즈 중 하나로 각 페이지마다 실물처럼 그려진 그림들이 하나씩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맨 첫 장을 펼치면 왼쪽에는 커다란 ‘ㄱ’이 있고 오른쪽에 개구리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작은 글씨로 ‘개굴개굴 개구리’라고 쓰여 있다. 다음 장은 ‘ㄴ, 나풀나풀 나비, ㄷ, 뒤룩뒤룩 돼지, ㄹ, 룰루랄라 라디오’ 이렇게 나온다. 이런 식으로 하여 각 자음을 첫 음절로 한 의성의태어와 사물 이름이 하나씩 연결되어 등장하는 형식이다.

어른들에게는 지겨워 보이지만 의외로 아이의 반응은 뜨겁다. 이 책은 만 8개월에서 돌 사이의 아이가 있는 우리 동네 엄마들이 공동 구매한 책 중 하나인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 책을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세밀화에, 의성의태어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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