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부모가 아이를 망친다
매튜 맥케이 외 지음, 구승준 옮김 / 한문화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동네에 살고 있는 한 아기 엄마는 가끔 자기도 모르게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바로 아이의 성격이 너무 활발하기 때문. 내가 봐도 엄마의 심신을 피곤하게 만들 만큼 지나치게 활동적이어서 자꾸 사고를 치는 이 아이를 보면서 그래, 화가 날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이 든다.

 

내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가끔 심하게 자기 요구를 들어달라고 울부짖으며 떼를 쓰는 아이를 보면 내 딸이지만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때가 있다. 엄마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울어대는 아이. 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 정말 화 나네. 이 녀석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화내는 부모가 아이를 망친다>는 화 내지 않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아이를 이끌어가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실용 육아 지침서이다. 책의 전반부는 부모가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되는 주된 이유들에 대해 설명하고 후반부에서는 화를 다스리면서 아이와 잘 지내는 방법을 알려 준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서 육아는 힘든 일이다. 육아에만 전념한다 하더라도 매우 힘든 일임에 틀림없는데, 부모들은 그 외에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육아 외의 다른 일들만 감당해도 당신이 때때로 화내는 건 당연하다.는 구절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모든 부모는 화를 낸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화내는 부모들을 일단 안심시킨다.

 

하지만 그는 부모의 고함이나 위협, 매질이 증가할수록 총체적, 정서적인 뒷받침은 감소된다고 말한다. 즉 부모가 화를 많이 내면 낼수록 아이들을 보살피거나 격려하는 횟수가 준다는 뜻이다. 따라서 화 내지 않고 아이를 이끄는 방법을 터득하여 될 수 있으면 화 내는 일 없이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가장 좋다.

 

화 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공격적이거나 소극적이며 소심한 성격, 고집스럽고 집착이 강한 아이로 자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화를 다스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들은 여러 가지 행동으로 종종 엄마를 화나게 한다. 고집스러운 아이, 거짓말 하는 아이, 엄마 말을 듣지 않는 아이 등등 평소 착하던 아이도 가끔은 이런 행동을 보일 때가 있다.

 

저자는 아이들의 이런 행동이 자신들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나온 기질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즉 원래부터 아이가 좀 예민하거나 고집이 있거나 반항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엄마가 지나치게 아이의 성격 개조를 고집하며 체벌을 하거나 화를 내는 것은 별 소용이 없을 수 있다. 타고난 성질을 어찌 쉽게 고칠 수 있겠는가.

 

아이에게 화를 내면서 스트레스가 쌓이느니 차라리 화 내길 멈추고 자신의 아이가 갖고 있는 독특한 성격을 잘 파악하는 것이 더 좋다. 그리고 그에 맞는 대응 방법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저자는 부모들이 생각하는 오류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속단(아이가 버르장머리 없이 구는 것이 고의적으로 당신을 화나게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확대(당신 마음 속에서 사건을 있는 그대로보다 더 악화시킨다.)

편견(부정적이고 경멸적인 단어를 사용하거나 아이나 아이의 행동을 묘사한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아이의 행동에 대해 속단, 확대하고 편견을 갖는 것은 좋지 못하다. 아이가 버릇 없이 굴 때 부모들은 대부분 그 행동이 자기를 겨냥하고 있다고 속단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정말 부모를 짜증나게 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아이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하면서 잘못된 행동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말라고 충고한다.

 

새로운 환경이 싫어서, 낮잠이 부족해서, 수줍음이 많아서, 피곤함을 쉬이 느껴서, 까다로운 편이어서 등등 아이들이 말썽을 피우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그 이유가 엄마를 화나게 하기 위해서는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실만 명심해도 아이에게 화를 내는 일을 조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이 지치고, 배고프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리를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큰 소리로 행동하는 것 또한 아이들이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욕구의 반영이다. 만약 그런 행동이 조용하게 놀라는 부모와의 싸움 중에 일어났다면, 그것은 힘을 얻으려는 시도를 반영한 것이다.

 

아이가 용인될 만큼 조용하게 놀고 있을 때보다 너무 시끄럽게 놀고 있을 때 아이에게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당신은 시끄럽게 노는 아이의 행동을 습관화하고 있다. 아이는 당신이 반응할 때까지 시끄럽게 굴 것이다. 만약 아이에게 조용히 놀라고 한다면, 당신은 힘 싸움에 말려들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아이와의 짜증나는 힘겨루기를 하고 싶지 않다면 아이가 부정적인 행동 특성을 보일 때 반응하지 말고 긍정적인 모습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북돋아 주자. 긍정적인 행동에 대해 엄마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아이는 그 행동을 더 좋아하게 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와 반대로 하는 바람에 아이에게 잘못된 습관을 길들이는 것이다.

 

아이의 긍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칭찬하지 않으면서 부정적 행동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모들이라면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어린 시절에 습득된 여러 습관들은 아이의 가치관 형성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내가 사소하게 내는 화나 짜증이 아이의 버릇을 망칠 수도 있다. 화를 내기 전에 우선 한 호흡 멈추고 생각해 보자.

 

이건 그냥 단계일 뿐이야. 아이들은 이런 단계를 거쳐야 해.

어건 그 나이 또래로 보면 당연한 일이야.

아이는 나에게 일부러 그러는 게 아냐. 그냥 이 순간에 대처하기 위해 이럴 뿐이야.

이건 그냥 자연스러운 충동일 뿐이야. 아이는 어쩔 수 없어.

 

이런 식으로 아이에게 화내는 기회를 줄이다 보면 아이는 점점 나쁜 행동 습관으로부터 멀어져 간다. 아이들은 원래 말썽쟁이이고 크는 단계에서 다양한 행동을 보인다. 어른보다 더 감정 조절과 표현이 어려운 대상이 어린이가 아니던가. 이런 생각을 늘 품고 있으면 사랑스러운 내 아이에게 툭하면 화를 내는 바보 같은 부모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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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7-01-12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은 엄마들을 위한 책이로군요.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