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갈증 트리플 13
최미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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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다와 잃었다는 같은 뜻일지도 몰라? 윤조를 다시 만나다. 어떻게 해야 내가 너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우리가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p016) 할머니가 돌라가셨고 유품 정리를 같이 한다. 윤조가 형성하는 뉘앙스를 사랑하니까. (p021) 할머니는 엎질러진 물처럼 녹아 있었어. (p033)

 

나는 집을 나와 모텔 데스크에서 일한다. 청소도 한다. 글을 쓰기에 적당할 거 같아서 선택했다.

 

윤조는 실존 인물인가? 내가 쓴 소설 속의 인물인가? 내가 쓴 소설에 등장하고 내가 마무리 지은 소설 속에 있는 윤조. 소설도 사실을 바탕으로 쓰는 소설이 있죠. 그래서 저는 많이 혼동되었던 거 같아요.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한 번 더 읽으면 명쾌해 지려나?

 

명은? 나와 연인이었고 오랜 만에 만나도 계속 만나고 있던 사이처럼 편안하다. 남녀, 사람 사이의 관계이지만 살아 있는 관계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집안의 어색한 상황에서 물을 마시는 건 일반적인 행동이다. 자주 마시다 보니 화장실을 자주 가지만 참다 보면 방광염이 걸리고 잔뇨감이 느껴진다. 방광염 진단을 받는 나.

 

언니와 엄마, 엄마의 애인, 윤조, 203호 할머니의 공통점은 등산을 했거나 한다. 내가 빠졌지만 따듯한 가족애가 느껴지는 상황, 씁쓸할 거 같다. 산에서 애인을 죽이려고 했다는 엄마. 사실인가? 다시 산에서 엄마의 애인을 보고 테러를 가한 가족들. 산을 같이 다녀오고 방에만 있던 언니가 가족과 어울리고 맨날 울던 엄마가 울지 않고 윤조도 행복해 보인다.

 

[해설]? 이 책은 소설책인데, 해설이 필요하다? 평론가의 해설은 옳은가? 독자의 나의 느낌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굳이 이야기를 깊게 분석하고 어렵게 풀어줄 필요가 있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다. 이런 [해설], [평론] 들에서 도움을 기대하고 얻는 경우가 있을 테니까. 또한, 이 글을 말미에 실어준 기획의 의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녹색 갈증이란 다른 형태의 생명체와 연결되고 싶어 하는 욕구다. (p166)

 

나의 오판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혼란스러웠고 저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난해하다는 말이 소설에 쓰일 줄을 몰랐다. 저자의 전작이 있고 이 다음 작품이 있다면 읽기로 결심을 한다. 사조? 여러 작가들의 글에 반영된 성향을 이야기하는데… 한 명의 작가에게도 그런 성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전에 녹색갈증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바이오필리아(biophilia)를 우리말로 의역한 말이다. 바이오필리아는 '바이오(bio; 생명)'와 '필리아(philia; 사랑)'가 조합된 용어로, 직역하면 '생명애(生命愛)'라는 의미가 된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1980)이 생명이 있는 것 혹은 생명과 관련된 것에 끌리는 심리적 성향을 설명하는 데 처음 사용하였다.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 1929~)이 1984년 그의 저서 ≪바이오필리아≫를 통해, 녹색 갈증을 다른 형태의 생명체와 연결되고 싶어 하는 욕구로 정의한다. 생명애의 경향이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선택과 행동에 강력하게 영향을 준다고 본다. 예를 들어 개와 고양이 같은 생물을 보고 느끼는 호기심과 관심, 휴일이면 산과 바다 등 자연을 찾는 현상, 자연물이 결여된 인공 환경에서 발생하는 몸의 이상 증세와 정서장애 등도 자연 또는 생명을 좋아하고 이들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녹색 갈증 [Biophilia, 綠色渴症]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읽기전의 이 글은 무슨 의미인지 글자만 눈에 들어왔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자 글자가 설명해주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이 리뷰는 몽실북클럽 서평이벤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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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신호가 닿지 않는 곳으로 - 로켓 발사 앤솔러지
곽재식 외 지음 / 요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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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무아무아, 최초로 태양계 내에서 확인된 성간 천체로, 성간 천체라는 말은, 태양계 내부에서 순환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계 바깥의 외계에서 유입되어 온 것이란 의미이다. (나무 위키) 우주선의 개발과 발사의 성공은 우주 개발이라는 우주 시댈 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거기에 추가로군사력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정권이 바뀌면 앞선 정권의 그림자 지우기를 한다. 실패한 사업으로 몰아붙여 현정권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이 책의 내용으로 끝이고 설마? 하는 생각을 하건 아예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지난날을 되짚어봐도 지금을 봐도 여전히 그 짓거리들 하고 있다. 그 당시 야당으로 끝까지 반대하지 왜 여당이 된 지금에서 야당을 털까? 나로호 발사가 현실에서 성공했듯이 이 이야기들처럼 대한민국의 기술이 세계를 선도할 날을 기대해본다. 정권이 바뀌어도 꾸준히 해야 빨리, 너무 큰 투자와 손실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오우무아무아와 3호와 충동하고 나니 지구와 충돌하는 궤도로 계속 날아오는 오우무아무아. 우리의 선제 공격에 대한 외계의 공격인가?

 

사강이 소연에게 쓰는 편지 형식의 글. 논리폭탄을 실은 로직 로켓을 날린 나(사강). 지구와 신체를 버리고 밸리-초가상현실-로 도망쳤다. 들어온 자,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를 빼고 상상 가능한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 (p46) 복지원, 봄, 복지원장(현), 소연, 나(듣지 못해 말을 못했었다). 지구가 존재한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밸리에서 퇴출 유도했고 우주로 날아가기 위해 진짜 로켓 만들기에 도전한다. 추진제 로켓 캔디가 필요하다. 우주라는 아이. 핵시설에 갔다 봄의 자매인 서리가 방사능 에너지를 먹는 금속 금수에게 고철에서 발생된 방사능을 주다가 죽었다. 금수를 타고 우주로 갈 수 있다. 봄이와 함께 금수를 우주선으로 변경. 내가 불랙홀 같이 소멸되는 소연은 자유로울 수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드라마 <시지프스 더 미스(the myth)>와 영화 <엘리시움>, <업사이드다운>이 생각났고 다시 보았다.

 

사고로 반복되는 사건 속에 빠지는 중위와 소령이 탄 우주선. 공화국과 연방의 전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우주선이 충돌하지 않도록 고장난 엔진을 가동시킨다. 옳은 방법일까? 소령을 시행했을까? 수십억 지구인을 구한 중위, 중위와 소령 두명의 목숨을 구한 소령.

 

공간도약? 가능한 걸까? 우수선이 폭발하면서 엄마가 죽는다. 이후 재아도 우여곡절 끝에 우주인이 되어 우주선에 타지만 뇌종양이 발생하고 급속히 악화되고 공간도약의 부작용(?)을 걱정한다. 목성에 도착하는 데 6개월, 재아의 수명도 6개월 남았다. 1986년 1월 28일 챌린저호의 폭발로 유인우주왕복선 운용이 전면 중단되었다. 재개되긴 했지만 사건 사고는 진행을 더디게 만들거나 포기하게 만든다. 재아의 엄마가 탄 우주선의 폭발 원인이 엄마의 탓이 아닌 걸로 밝혀지지만 엄마는 이미 없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좀 이상한 느낌? 뭐랄까? 저자와 출판사의 의도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 책을 알게되었을 때 누리호 발사 예정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었다. 6월22일 발사에 성공했다. 정상적이 궤도에 도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추진체 4개를 묶어서 사용했다는 로켓, 첫 두 이야기는 핵연료를 사용한 공통점으로 미래에 로켓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SF 소설에 등장한 기계 등이 현실에서 실현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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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울어? 좋은책키즈 마음동화 5
이상교 지음, 김진화 그림 / 좋은책키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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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는 7살. 외삼촌의 딸 서빈이는 예지보다 한살 어린 6살이다. 자주 놀러가고 친하게 잘 논다. 예지는 서빈이와 헤어질 때 마다 눈물이 난다. 왜? 자기가 서빈이를 더 좋아하는 거 같아 조금은 속상한 예지. 그게 아닌데… 서빈이는 속마음은 그게 아닌데 잘 표현하지 못하는 거다. 부드러운 색감과 막 그린 것 같지만 정이 느껴지는 그림이 글의 느낌을 더 잘 표현해주고 있다.

 

예지의 언니 예다도 같이 놀러가지만 서빈이와 놀지 않고 혼자 논다. 귀신놀이를 시작한지 얼마지나지 않았는데 저녁 밥 먹으라고 해서 서빈이가 먼저 가버려 속상하고 밥 다먹고 나니 집에 가야 한다고 해서 더 속상했다. 눈물이 났다.

 

서빈이가 머리를 기른다고 해서 선물로 핀 두개를 샀다. 서빈인 아직 길지 않은 머리에 핀을 꽂으면 웃는다. 아기 고양이 이름은 절친 이름과 비슷한 보니. 고양이 이름도 서빈이 혼자 지었고 고양이 잡으러 뛰어가다 핀도 떨어뜨렸다. 속상하다. 집에 오는 길에 고양이 기르자고 조른다. 이름은 예니로 짓겠다고~

 

고민하다가 늦게 외삼촌 집에 갔더니 1층에서 기다리는 서빈이. 고무 찰흙으로 만들기 헸는데 예지가 만든 건 귀작고 뚱뚱한 토끼. 끝말잇기 놀이도 하고… 자고 가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잘 준비를 해오지 않아 집에 가기로 한다. 소상해서 서럽게 엉엉 우는 서빈이.

 

감정을 잘 표현하는 아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다. 예지는 매번 슬퍼 울었고 서빈이는 슬퍼도 참았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도 있지만 그런 비교는 옳지 않다. 결국 서빈이는 한 번에 몰아서 크게 울었다. 감정 자체의 차이는 아니고 슬픔을 느끼고 울음을 터뜨리는 역치의 차이이다. 누가 옳고 누가 그름의 차이가 아닌 성향의 차이라고 생각하고 나이에 맞는 역치와 그에 따른 표현을 풍부하게 하도록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게 우리 부모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깟 일로 왜 우니?’ 이런 말은 하지 말자. 어른스럽다는 말도~

 

외갓집애 가서 사촌들이랑 놀다가 집에 가자고 하면 더 놀고 싶어하는 건 전부 같은데~ 삼형제 중 둘째 아들은 예지와 비슷한 성격인 거 같다. ‘나는 예지가 왜 그러는 지 알 거 같아요. 더 놀고 싶은 마음하고 같이 있다가 헤어지면 슬프니까~’라고 이야기한다. 와이프랑 다른 두 아들은 ‘바보 같이 울긴 왜 우냐고~ 또 놀러 올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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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 - 불안과 기만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조숙의 지음 / 파람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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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부분은 저자의 성장, 미술을 배우게 된 과정 등을 이야기해준다. 도구가 없어 구경꾼이던 저자는 상상속의 계곡을 그릴 수 있었고 제일 잘 그린 그림으로 선생님의 칭찬을 받았지만 칭찬의 대상은(?) 도구를 빌려준 친구였다.

입시 경쟁 속에서 미술을 배우고 익히는 여고생들 사이에서 매우 복잡하게 흐르고 있는 경쟁심리와 부조리 vs 좋은 스승이라기보다는 재능이 보이는 신선한 젊은 교사로 작품활동 사이의 조화는 깨졌다.

 

반대 감정이 없는 색? 평화의 색 녹색이다. 단순한 색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자연의 정수.

 

흙으로 빚어진 여인상, 생생하게 ‘살아 있는 숭고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존재.

한 순간이 포착되어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춘 포즈는 그 내면에 기나긴 격변을 이겨낸 인간 본연의 숭고한 유전자 코드가 담긴 듯 존엄하고도 고결한 숨결이 고요히 가라앉아 흐르고 있었다. <운(雲)>이라는 작품  

 

숭고의 진화된 의미는 모든 것을 삼켜버릴 것 같은 ‘공허’, 자코메티. Chaos. <죽음의 문> 자코모 만추의 작업 과정을 이야기해준다. 가르멜 수녀, 유대인으로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이한 에디트 슈타인은 지성이 영성을 흘러간 인간미 넘치는 삶을 살았다.

 

미술과 종교. 두 분야는 저자의 관심인 숭고의 측면에서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져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이 두분야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책장을 넘기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나름대로 숭고의 의미를 정의해볼 기회였고 미술 작품에 담긴 종교적인 의미를 접하는 계기였다. 어렵지만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저자는 미술 특히 조각가이므로 숭고라는 단어의 의미도 철학적인 정의가 아닌 미술 분양의 정의에 해당하는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찾아보았다. 한국말로 자세하게 풀어주고는 있지만 어렵다. 철학적 정의 역시 어렵다. 숭고? 서구의 미학에서는 미에 버금가는 중요한 미적범주의 하나로 친다. 그 특징은 논하는 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상적으로는 물리적 공간적인 ‘크기’이고…’ 크기가 중요한 부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은 숭고의 의미를 알기 위해선 숭고라는 단어를 사용한 문장에 집중하여 읽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감사의 글에서 저자가 직접 이야기하는 부분은 역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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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올 때마다 - 김유명 강석현 최용준 시집
김유명.강석현.최용준 지음 / 마음시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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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시인(작가)의 시로 채워진 책이다. 시는 어렵다. 문해력의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시인이 선택한 시어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느끼고 공감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굳이 분석하지 말고 조금 생각해보고 느끼면 된다.

 

남자의 사랑과 여자의 사랑은 다르다. 본질은 같지만 사랑을 대하는 자세와 생각, 행동은 다르다는 건 일반적으로 인정된다.  

살아가는 게 아니라 죽어가는 게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인 듯하지만… 죽음을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있을까? 우린 죽음을 늘 생각하지 않는다. 수동적으로 태어났으나 능동적으로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잊고 잃는 것, 잊는 것과 잃는 것의 차이. 사랑을 잃고 사람을 잊는가? 사랑을 잊고 사람을 잃는가?

일구월심(日久月深)?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오직 한 가지만을 바란다는 뜻? 세월이 흐를수록 더함을 이르는 말?

 

시인의 감정을 담아내는 서정시는 더욱 어렵다. 시를 해석하는 게 아니라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이 시들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책 소개에 ‘남자 독자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고 여자 독자들이라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여자 독자는 남자의 감정에 공감할 수 없을까? 정보라면 ‘남자들은 사랑의 감정, 외로움, 쓸쓸함을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정보, 세명의 시인은 모든 남자를 대표할 수 없으므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말고, 이런 것들 있구나 정도로.

 

사랑은 아름답다. 남자와 여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으로 그 자체는 분명히 아름답다. 하지만, 누구에는 그렇지만 다는 이에겐 그렇지 않은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랑을 하고 있지 않다. 이제 사랑을 시작한 사람이 느끼는 사랑, 한참 서로의 사랑에 물들어간 사람이 느끼는 사랑, 다른 사람이 마음 속에 들어오기 시작한 시기의 사람의 사랑, 어제 이별한 사람이 느끼는 사랑, 이별의 상처가 다른 사랑으로 덮여진 사람이 느끼는 사랑 너무나도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있다. 그 모든 사랑을 경험한 독자의 경우에는 시인이 노래하는 어떤 내용의 사랑도 공감하고 동감할 수 있지만 우리가 경험한 사랑은 그것들의 일부분이다. 그럼? 사람은 직접 경험한 것들만 알고 나머지는 모르는 존재인가? 아니다. 시인들의 시, 소설 등 다양한 문학, 책들을 통해 간접적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험들로 나의 앎과 느낌의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 ‘책으로 사랑을 배웠다.’ 틀린 말인가?

 

요즘에 종이 책을 잘 읽지 않는 거 같다. 시는 더욱 잘 읽히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시라는 장르의 문제는 아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 어른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 똑 같은 이유들은 아니지만 ‘재미없다.’가 공통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재미 있으면 읽는다. 읽고 싶은 책, 시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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