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시인(작가)의 시로 채워진 책이다. 시는 어렵다. 문해력의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시인이 선택한 시어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느끼고 공감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굳이 분석하지 말고 조금 생각해보고 느끼면 된다.
남자의 사랑과 여자의 사랑은 다르다. 본질은 같지만 사랑을 대하는 자세와 생각, 행동은 다르다는 건 일반적으로 인정된다.
살아가는 게 아니라 죽어가는 게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인 듯하지만… 죽음을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있을까? 우린 죽음을 늘 생각하지 않는다. 수동적으로 태어났으나 능동적으로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잊고 잃는 것, 잊는 것과 잃는 것의 차이. 사랑을 잃고 사람을 잊는가? 사랑을 잊고 사람을 잃는가?
일구월심(日久月深)?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오직 한 가지만을 바란다는 뜻? 세월이 흐를수록 더함을 이르는 말?
시인의 감정을 담아내는 서정시는 더욱 어렵다. 시를 해석하는 게 아니라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이 시들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책 소개에 ‘남자 독자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고 여자 독자들이라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여자 독자는 남자의 감정에 공감할 수 없을까? 정보라면 ‘남자들은 사랑의 감정, 외로움, 쓸쓸함을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정보, 세명의 시인은 모든 남자를 대표할 수 없으므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말고, 이런 것들 있구나 정도로.
사랑은 아름답다. 남자와 여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으로 그 자체는 분명히 아름답다. 하지만, 누구에는 그렇지만 다는 이에겐 그렇지 않은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랑을 하고 있지 않다. 이제 사랑을 시작한 사람이 느끼는 사랑, 한참 서로의 사랑에 물들어간 사람이 느끼는 사랑, 다른 사람이 마음 속에 들어오기 시작한 시기의 사람의 사랑, 어제 이별한 사람이 느끼는 사랑, 이별의 상처가 다른 사랑으로 덮여진 사람이 느끼는 사랑 너무나도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있다. 그 모든 사랑을 경험한 독자의 경우에는 시인이 노래하는 어떤 내용의 사랑도 공감하고 동감할 수 있지만 우리가 경험한 사랑은 그것들의 일부분이다. 그럼? 사람은 직접 경험한 것들만 알고 나머지는 모르는 존재인가? 아니다. 시인들의 시, 소설 등 다양한 문학, 책들을 통해 간접적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험들로 나의 앎과 느낌의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 ‘책으로 사랑을 배웠다.’ 틀린 말인가?
요즘에 종이 책을 잘 읽지 않는 거 같다. 시는 더욱 잘 읽히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시라는 장르의 문제는 아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 어른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 똑 같은 이유들은 아니지만 ‘재미없다.’가 공통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재미 있으면 읽는다. 읽고 싶은 책, 시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이 리뷰는 몽실북클럽 서평이벤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