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부분은 저자의 성장, 미술을 배우게 된 과정 등을 이야기해준다. 도구가 없어 구경꾼이던 저자는 상상속의 계곡을 그릴 수 있었고 제일 잘 그린 그림으로 선생님의 칭찬을 받았지만 칭찬의 대상은(?) 도구를 빌려준 친구였다.
입시 경쟁 속에서 미술을 배우고 익히는 여고생들 사이에서 매우 복잡하게 흐르고 있는 경쟁심리와 부조리 vs 좋은 스승이라기보다는 재능이 보이는 신선한 젊은 교사로 작품활동 사이의 조화는 깨졌다.
반대 감정이 없는 색? 평화의 색 녹색이다. 단순한 색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자연의 정수.
흙으로 빚어진 여인상, 생생하게 ‘살아 있는 숭고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존재.
한 순간이 포착되어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춘 포즈는 그 내면에 기나긴 격변을 이겨낸 인간 본연의 숭고한 유전자 코드가 담긴 듯 존엄하고도 고결한 숨결이 고요히 가라앉아 흐르고 있었다. <운(雲)>이라는 작품
숭고의 진화된 의미는 모든 것을 삼켜버릴 것 같은 ‘공허’, 자코메티. Chaos. <죽음의 문> 자코모 만추의 작업 과정을 이야기해준다. 가르멜 수녀, 유대인으로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이한 에디트 슈타인은 지성이 영성을 흘러간 인간미 넘치는 삶을 살았다.
미술과 종교. 두 분야는 저자의 관심인 숭고의 측면에서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져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이 두분야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책장을 넘기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나름대로 숭고의 의미를 정의해볼 기회였고 미술 작품에 담긴 종교적인 의미를 접하는 계기였다. 어렵지만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저자는 미술 특히 조각가이므로 숭고라는 단어의 의미도 철학적인 정의가 아닌 미술 분양의 정의에 해당하는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찾아보았다. 한국말로 자세하게 풀어주고는 있지만 어렵다. 철학적 정의 역시 어렵다. 숭고? ‘서구의 미학에서는 미에 버금가는 중요한 미적범주의 하나로 친다. 그 특징은 논하는 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상적으로는 물리적 공간적인 ‘크기’이고…’ 크기가 중요한 부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은 숭고의 의미를 알기 위해선 숭고라는 단어를 사용한 문장에 집중하여 읽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감사의 글에서 저자가 직접 이야기하는 부분은 역시 어렵다.
이 리뷰는 백만이의 서평단 서평이벤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