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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 - 기숙사에 사는 비혼 교수의 자기 탐색 에세이
윤지영 지음 / 끌레마 / 2020년 1월
평점 :
40대, 비혼(미혼), 대학교수의 에세이.
이렇게 보면 크게 이슈가 되지 않지만,
여자라는 하나의 키워드가 추가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왜인지는 말 안 해도 다들 잘 아시거나 짐작정도는 하실 듯하다.
첫 느낌은 부러웠다.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저자의 환경에…
용기가 필요하는 것에 안타까움이 생겼다.
용기는 평범하지 않거나 나와 다른 것을 틀렸다고 보는 시선에 대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데 잘 나가는 것 같은 부분에는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부러움과 질투의 표현이 공격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비혼은 문제 있는 사람 취급을 받기 딱 좋은 상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아니 그냥 용기를 잃지말라고~
저자는 현재의 삶을 적극적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떠밀리듯, 흐르는 대로 살다 보니 이렇게 사는 것 뿐이라고 한다.(p4) 어쩜 우리들 곁에서 미혼(비혼)인 분들의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삶이 아니라 어찌하다 보니… 지금은 미혼이지만 좋은 기회에 결혼을 하여 기혼자가 될 수 있는 분들. 저자는 다를 수 있지만…
많지 않은 나의 친구 중에도 두 명이 현재 미혼이다. 그 들은 쉰살이 되어간다.
저자와 공통점으로 자기의 삶을 소중히 생각하고, 천천히 산다는 것, 많을 걸 이루려고 힘들여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이 보인다. 또, 각자 취미를 즐긴다. 코스프레 사진작가로 그 분야에서 좀 유명하다는 친구와 판타지 소설에 빠져 틈나면 읽고 쓰는 친구. 뭘 위해서 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즐기는 친구들이다.
Page 7에 실연이라는 단어와 1주기라는 단어가 나온다. 꿈 꾸던 분이 돌아가셔서 연애에 실패했다는 얘기죠?
남편과 자식이 없어 조금 쓸쓸하고 조금 허전하다.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고, 내 안의 목소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좀 더 자유로워지고, 용감해지는 과정들 -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기록한 책이라고 저자는 소개하고 있다.
어른 같지 않은 어른
어른은 어떠해야 하나? 헛어른. 저자도 그런 느낌으로 그렇게 살고 있는 듯하다. 나는 가장이고 아이들이 아빠이기 때문에 누가 봐도 어른이지만 철들지 않은 모습으로 산다.
익명의 군중속에 날아온 계란. 누구나 자신에게 관대한 평가를 한다. 교수로 학생의 평가에 불편함을 느끼고 배우고 바꾸려는 저자. 리더로 followers의 평가를 경험하고 기다리는 나도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고 그 부분을 인정하고 서로 불편함을 없애야 한다는 배움을 얻었다.
시인으로 저자의 이상한 표현이 시적 허용으로 이해 받는 특혜.
두개의 서랍 – 이해되는 것, 이해되지 않지만 인정하는 것을 구분하여 넣는다. 가능한가?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 꼰대 취급 안 받으려면… 비슷한 말을 자주 듣는다. 다수의 공감. 근데 나는 말이 많아진다.
가르치는 사람의 마음 – 가르치는 동안 가르침을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가르쳐야 할 대상들과 나에게 가르침을 요구하는 대상들에 대한 나의 가르침을 포기하지 않는다. 요즘 대한민국 교육은 학생을 포기하는 직업인으로 교사들을 만나게 된다. 교육백년지대계(敎育百年之大計)는 어찌하오리까?
로열패밀리프로젝트 – 가업을 이어줄 자식. 대단한 집안이 아니더라도 보여지는 부모님들의 욕심.
거절 불가능병 – 주로 손해를 보지만 저자는 지주가 되고, 나는 병원비를 보험으로 해결한 경험이 있다. 그 비율의 문제. 거절도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 말은 나에게만 허락되는 말이고 누구에게도 해선 안되는 말이고, 하더라도 쓸모 없는 말이다.
기숙사 생활자
해가 바뀌어 나이가 들어도 바뀌는 건 없다. 어제 같은 오늘의 연속이다.
저자는 살던 집을 정리하고 10개월간 해외 여행을 다녀온 후 학교 기숙사 게스트 룸에 산다.
아쉬울 게 없는 사람은 두려울 게 없다. 나는 가진 게 많아 두려운 게 많다. 아쉬운 것도 많다. 와이프와 아들 셋. 이게 날 아쉽게 하고 두렵게 하는 이유다.
시간을 견딘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던 일이 갑자기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고도 시간을 조금 더 견디면 조금씩 잊을 수 있게 된다.(p103)
정리의 기준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독립은 돌아갈 곳이 없을 때 완성된다. 부모님으로 부터의 독립
저자는 미니멀리스트가 아니라 게스트다. 필요하면 빌려 쓰고, 없으면 비슷한 걸로 대체하고, 대체할 것도 없으면 없는 대로 적응하며 살면 된다.(p125) 무소유.
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낭만주의 자. 대책 없는 사람.(p132)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유연하게 연결되고 느슨하게 통하는 이웃을 원할 뿐이다.(p137)
연애를 결혼으로 바로 연결 지었다는 점(p147). 나와 공통점인데, 나는 기혼이다.
연구실은 나에게 또 하나의 집이다.(p150)
자기 탐색하기 좋은 나이
비극의 주인공과 비련의 주인공.
오로지 나를 위해 시간과 돈을 쓸 수 있다.(p160)
가장 중요한 건 일단 해보는 거다.(p166) 다음 생뿐 아니라 다음이라는 시간 조차도 없을 수 있다. 지금 그냥 해라. Just Do it Now. 잘 알지만 쉽지 않다. 가진 것이 많아서~
Show must go on. 마흔이 넘어도 탐색을 계속 된다.(p173)
사는데까지 잘 살아보자. 건강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 오래 사는 건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
마음이 동할 때 몸이 허락할 때 마음껏 놀아야 한다. 진짜 통금은 내 몸과 마음이 정해준다.(p182)
아줌마들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성에 관한 이야기들 조차 거침없이 한다. 이게 아줌마의 힘이다. 내숭을 안 떠는 건가? 당혹스러웠던 경험이 있긴하다. 아줌마 셋이 얘기하는데 내가 있는 자리에서도 거침없이~ 얼굴 붉힌 건 나였던 기억~
사치는 가격이 아닌 기분의 문제이다.(p197)
사람이 중요하다.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p204)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오셔요 : 사조직. 오라고 하면 오는 친구들
“꼭 그래야 해요? 저도 제 마음이 있다고요”(p223) 명심하자, 우리 삼형제도 각자의 마음이 있다. 잔소리하지 말자.
지도에 없는 길 걷기
<좀머씨 이야기> 좀머씨는 허무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그토록 걸었는지 모른다.
걷기는 내가 땀 흘리는 몸을 자진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해주었고(p231)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앞에 놓인 경사로를 온몸으로 힘겹게 밀며 오르는 사람은 누구나 위대하다.(p237)
아이처럼 걷는 법. 호기심과 관심. 우리가 성장하면서 잊어버린 아이의 마음. 세상엔 당연한 것도 원래 그런 것도 없는데…
오래 보는 눈(目) 하나의 대상을 오래 보면서 내가 보지 못한 순간을 눈에 담고, 그러고도 내가 모르는 순간이 있음을 기억하는 사람이 되었다.(p249)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다.(p256) 행복은 주관적이고 찰나적이다. 비교급이나 최상급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미러링 효과. 호감이 있으면 그 사람의 동작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게 된다. 의식적으로 따라한다.
시작은 오래 보기~ 관찰하기… 모방, 창조, 소통의 시작~
처음 가는 길은 늘 새롭고 때때로 어리 둥절하다.(p270)
불혹의 나이에 유혹을 받는다.
나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뜻대로 되는 일보다 많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내 뜻대로 하고 싶어 노력하면서 산다.
이제 곧 지천명, 쉰 살이 된다.
子曰 吾十有五而志於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자립하였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되지 않았고 쉰 살에는 천명이 무엇인지를 알았으며, 예순 살이 되어서는 귀가 뚫려 한번 들으면 곧 그 이치를 알았고 일흔 살에는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나는 나대로 열심히 살뿐이다. Peter Pan 처럼…
공자도 아니고 저자와 같은 비혼의 여교수도 아니다.
용기를 가지고 어린 시절의 맘을 잊지 말고… 나는 이렇게 용감한 쉰 살이 되어 간다.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 서평이벤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