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 - 자기혐오를 벗어나는 7개의 스위치 자기만의 방
오카 에리 지음, 다키나미 유카리 그림, 황국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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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카 에리의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

전부터 읽으려고 했던 책인데 읽는 원인이었던 감기처럼 찾아오는 우울감에 쉽게 손을 대지 못했다. 결국 책을 사놓고 몇주간을 방치해 뒀다가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어제 저녁에 닥치는대로 읽었다.

읽고 보니 별것 아니라는 생각과 내가 왜 이런 책을 읽는데 망설였는지 알 것 같았다.
사람마다 우울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나는 이 책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나 할까.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우울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저 저자와 같이 불안정한 가정환경, 그리고 살면서 느끼는 수많은 자기회의/자기부정에 시달렸던 때의 내가 생각나서, 7가지 스위치를 바탕으로 작지만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도록 토닥여 위로해주고 숨겨왔던 진정한 ‘나‘를 돌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정감이 갔었다.

비록 심오하지는 않지만 저자의 극복 스토리와 더불어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따뜻한 이야기 또한 위로가 되었다.

특히 ‘보통을 괴롭습니다‘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다. 저자가 부모의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 나온 일화의 한 구절인데, 어떤 가난하고 양어머니에게 구박을 받던 사람이 후에 숯 장사를 통해 돈을 많이 벌자 과거 자신을 학대했던 양어머니에게 집을 새로 지어 주는 등의 선의를 행했다는 일화이다.
저자는 이 일화를 읽고 ‘뭐야, 나 같았으면 양어머니에게 저런 짓 안하고 원망했을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책에서는 이런 말이 뒤에 이어졌다.

˝그 정도로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아도, 부모를 원망하며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부모님의 그런 면이 정말 이해가 안 돼. 진짜 화난다니까?‘ 아마 보통은 이렇게 투덜거리며 살겠지요.

보통은 괴롭습니다.˝

이렇듯 보통은 이러이러 할 것이라는 합리화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을 우리는 과감히 깨야 한다는 것이 이 책에서도 설명하는 것이다.

여하튼 지금까지 읽었던 자기계발서/에세이 중에서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는 저자가 말한 7가치 스위치를 지켜보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근데 운이 좋다고 염불 외듯이 맨날 말하고 다녔더니 어느 순간 스스로 진짜 운이 좋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 ‘나는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어, 대견해‘ 하고 내 인생에 제대로 동그라미를 쳐주게 됐다고나 할까. ‘이런 나니까, 이런 사진을 찍었으니까 나로 태어난 건 잘된 일이야‘하고 생각하게 되더라고.

1. 청소를 한다.
2. 옷차림을 바꾼다.
3. 말버릇을 바꾼다.
4. 과거를 좋은 기억으로 바꾼다.
5. 웃는 연습을 한다.
6. 근력 운동을 한다.
7. 누군가를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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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0-03-15 1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중에서 청소와 근력운동은 정말 효과가 있습니다~~👍

오네긴 2020-03-15 13:12   좋아요 1 | URL
조언 감사합니다! 잘 생각해보니 요즘 코로나 때문도 있고 몸을 움직이는 일이 없었던 것 같네요 ㅎㅎ 이참에 끊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coolcat329님도 코로나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만화세계문학 : 악령 만화세계문학 (독서논술 만화 필독선) 40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버라이어티 아트워크스 그림, 이기선 옮김, 한유경 해설 / 신원문화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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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을 정독하고 있다.

1000쪽 이상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을 자랑하는 작품이기에 한번에 쭉 읽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했듯이 인간은 어떤 곳에 있든,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적응하기 마련이라고 나 또한 읽는 동안 적응되어 이제는 거의 해탈 수준에 이르렀다.

여하튼 이 '만화 세계문학 악령'은 방대한 원작을 200페이지 내외로 짧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종의 요약본인데, 일본 현지에서는(그린이가 영어로 되어 있어 미국 쪽인줄 알았는데 일본 출판사란다)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짧은 시간으로 세계명작을 접할 수 있다는점이 바쁜 현대인들에겐 딱 맞아서 그런 것 같다.

나는 원작을 읽다가 호기심에 읽게 되었기 때문에 본의아니게 원작과 비교하면서 읽었다.
그래서 결론 아닌 결론을 내자면 꽤 원작과 가깝게 그린 만화였다. 물론 여기저기 잘린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내용은 똑같아서 읽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다만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이 심오한 만큼 그 심오함을 다 담아내지는 못한 것 같았다.
원작을 읽기에 시간이 없거나 바쁘신 분들에게 추천드리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읽기에 충분하니 어린이 만화라고 딱히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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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 - 중 열린책들 세계문학 58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박혜경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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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에 이어 ‘악령‘ 중권을 읽었다.
빽빽한 간격 편집으로 유명한 열린책들에서도 상,중,하로 나눠 출판할 정도로 이 책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중에서도 고난이도에 속하는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권을 다 읽은 내 자신이 뿌듯하다. 아직 하권이 남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읽은 게 어디인가.

여하튼 중권에서는 정치 소설에 걸맞게 주인공 스따브로긴과 ‘악령‘의 주동자라고 할 수 있는 뾰뜨르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권 후반부에 등장한 뾰뜨르가 중권에서는 스따브로긴 못지 않게 자주 등장한다.
저번에는 스따브로긴에 대해 썼다면 이번에는 뾰뜨르에 대해 간략하게 써보고자 한다. (이 사람 역시 내게 큰 인상을 남겼으므로)
뾰뜨르는 과격한 혁명적 허무주의자이다. 그는 이 작품의 배경인 작은 소도시에 사는 사람들 - 농민, 노동자, 술꾼, 심지어 귀족들까지 흔히 ‘혁명적 사상‘으로 휘어잡아 그곳을 뒤흔드는데, 이 과정이 치밀함과 동시에 풍자적으로 보였다.

아시다시피 도스토예프스키는 애초에 뾰뜨르와 같은 사람들을 비판하고자 이 책을 썼으므로 마을이 악령에 휩싸이는 가운데에도 그의 조소와 풍자가 읽는 내내 들리는 것 같았다.

또한 뾰뜨르의 모티브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인 ‘네차예프‘라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렇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네차예프 역시 뽀뜨르와 마찬가지로 과격한 혁명적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오로지 ‘혁명‘이라는 이름 하에 살인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죄와 벌‘에서와 마찬가지로 도스토예프스키는 사람보다 이념을 중요시한 자들이 어떻게 되는지 여기서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러시아는 도스토예프스키가 바란 데로 흘러가지 않았지만 어느정도의 미래는 예견했다고 본다. 작중 누군가가 말했던 것처럼 ‘이 세계란 아무리 치료를 해봐도 완치될 수는 없는 것이니까 아예 과격하게 1억 개의 머리를 싹뚝 잘라 내고 이로써 자신의 짐을 더는‘과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으니까 말이다.

아무튼, 이제 하권을 빨리 읽어야 겠다.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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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비와 세레나데 4 삼양출판사 SC컬렉션
카와치 하루카 지음, 심이슬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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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된 ‘눈물비와 세레나데‘. 현대인 여고생 히나와 과거의 사람인 타카아키가 묘사하는 아련한 타임슬립 로멘스는 ‘이누야샤‘이후로 처음인 것 같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히 작가님의 섬세한 그림체는 일품이더라구요. 저도 다른 친구한테 전도해야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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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5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박혜경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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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악령 상권을 다 읽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일명 도 선생)의 5대 장편소설 중 하나인 ‘악령‘은 당대 러시아를 뒤흔들었던 무신론, 회의주의, 혁명, 투쟁 등등 각종 사상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작품이다. (도스토예프스키 자신도 이런 의도로 책을 썼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전의 도스토예프스키 작품보다 훨씬 심도있고 몇 배는 침울하고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읽는 데 조금 힘든 점도 있었지만 인간의 본성과 심리를 뛰어난 필체로 묘사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특성상 읽기 그만두는 것이 쉽지 않다. 그만큼 그가 그려내는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매력적이다. 특히 내게 큰 인상을 남긴 주인공 스따브로긴. 도스토예프스키가 만들어낸 어떤 주인공보다 매력적이었다.

비록 작품의 초반인 상권이라서 스따브로긴에 대해 나오기보다는 시인이자 도스토예프스키 본인과 비슷한 스쩨판을 통해 러시아인을 매혹시키는 악령들(무신론, 회의주의 등등)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아무렇지 않게 악을 행하고 거기에 그 어떠한 가치도 부여하지 않은 스따브로긴의 모습은 강렬했다. (마치 조커가 가지고 있는 끌림이랄까, 선보다는 악에 더 끌리는 것 같아 기분이 찜찜했지만 말이다 ㅎ)

또 한가지, 도스토예프스키의 이러한, 어찌보면 보수주의 같은 정치적 견해에 비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나도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보수주의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를 단순히 무슨무슨 주의로 구별하고 싶지 않다.

죄와 벌,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도 나온 이념 문제에서 작가인 도스토예프스키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이념이 사람보다는 앞설 수 없다‘
이런 주장을 위해 동적인 이념을 깎아내려야 하는 모습은 분명 안타까운 부분이지만 내 개인적으론 위와 같은 것은 어떠한 주의를 떠나서 진리라고 생각된다. 솔직히 보수주의든 진보주의든 어쨌든 이념과 비슷해 보이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 ‘인류애‘이지 이런 이념자들에게 의해 뒤흔들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아직까지 무슨 주의니, 어떤 당파니 하며 서로 싸우는 등 19,20세기의 잔재를 아직 벗어내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은 우리에게 또 다른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여하튼 긴 여정의 시작점인 만큼 다음권도 신중히 읽어내려갈 작정이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게 스따브로긴이 잘 도와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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