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
모에가라 지음, 김해용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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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도 여러 종류이자. 상처는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 저절로 치유되지만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끝내 그대로 남아 있다가 부지불식간에 통증을 불러일으키는 상처도 있다. 페이스북이 무신경하게 들이민 가오리의 페이지를 보는 순간 내 마음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던 상처가 다시 심상치 않은 통증을 불러일으켰다. 가오리는 내게 추억의 방 속에 가둬둘 수만은 없는 존재였다. (p78) 


가오리에게 보낸 친구 신청이 승인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라 있었다.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쥔 손에 땀이 배어났다. 카페 주인이 턴테이블에 바늘을 내려놓는 모습이 보였다. 이내 지포의 금속음이 들렸고, 카운터 구석에 앉아 있던 슈트 차림의 호리호리한 남자가 담배에 불을 붙여 물었다. (p222)


아날로그적 정서가 묻어나는 한편의 소설이었다. 이 소설은 남자만이 느낄 수 있는 이야기와 그 느낌이 소설 곳곳에 배여나고 있으며, 20대 청춘이 40대 중년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인연과 사랑이 교차되는 , 그 안에 한 여자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남자의 외롭고 슬픈 자화상이 그려지고 있다. 


가오리. 예쁘진 않지만 한 남자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여자이다. 소설 속 주인공 '나'는 부자들이 다니는 사립고등학교를 나왔지만,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고 전문직업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광고를 배워서 에클레이 공장에 들어가게 되는데, 가오리와의 만남이 주인공의 삶은 바뀌게 된다. 20세기 끝자락에서 사랑을 한다는 건, 두 사람에겐 사랑이 전부였다. 싸구려 러브 호텔에서 서로의 그리움을 탐닉하면서 욕망을 채워나가는 그런 사이, 서로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는 가운데, 남자는 가오리의 모든 걸 알고 싶었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었다. 소설 곳곳에 남자의 허세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의 처음이었고, 끝이었다. 가오리는 연인으로서 자신에게 상처이자 때로는 중독으로 빠져들게 하는 그런 존재였다.


1999년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실현되느냐 안 되느냐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되던 그 가운데, 남자는 가오리와의 사랑이 더 중요하였으며, 세상의 종말이 점점 더 가까워 오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여전히 현실은 바뀌지 않는 가운데, 세상은 여전히 돈이 먼저였고, 돈은 꿈을 실현하는 도구였다. 그건 주인공도 마찬가지였고, 그의 20년 절친 세키구치도, 스트립쇼에서 일하는 나오미 누나도, 수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한 순간 그 꿈을 포기하였고,잠시 자신이 가지고 있언 것을 내려 놓게 된다. 때로는 비참한 운명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주인공 주변에 있었지만, 그들의 자화상은 쓸쓸하지만 않았다. 사랑이라는 실체가 여전히 숨쉬고 있었고, 가진 것 없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보듬어 줄 수 있었기에 그들은 주어진 삶에 대해서 견딜 수 있었던 거다. 하지만 그건 그 순간 뿐이었고, 가오리와 헤어지는 순감 많은 것들이 흩어지게 된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아날로그 정서에서 디지털 정서로 넘어오면서 준비되지 않은 그 순간에 서로의 운명은 다시 교차되고 있다. 남자는 여전히 가오리를 그리워 하고 있으며, 가오리는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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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경영법 - 인공지능 시대, 생각이 생산성이다
김철수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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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물을 보고, 생각을 한다. 인간이 생각을 한다는 건 스스로 돋보이게 하는 존재로 거듭나게 해 주었다. 아기로 태어나 바로 걸어다니는 동물에 비해 인간은 아기에서 스스로 걸어다닐 때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 기간동안 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뇌가 성장하고 몸이 발달하게 된다. 세상을 보는 눈이 확장하고, 나만의 세계관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생각하고, 더 나아가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과학 기술이 잉태하였고, 우리는 과학기술의 테두리 안에서 새로운 걸 찾아낸다.문재 해결력, 소통력, 협업력, 리더십, 팔로워십, 혁신력, 창의력, 조직력에 대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인간이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인간이 생각하였기 때문에 인간은 스스로 위기를 초래하는 또다른 원인을 스스로 초래하고 있다. 인간이 만든 과학기술은 점차 인공지능을 만들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해 나갔다. 그동안 알고리즘에 의한 인공지능을 생각했던 인간의 역량은 이재 딥마인드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개발을 가속화 하게 된다. 인간의 뇌를 모방하기 위한 인간의 부단한 노력은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 리'를 탄생하였고, 알파고 리는 알파고 제로, 알파고 마스터로 거듭나 중국 바둑기사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게 된다. 인공지능이 가진 성능이 업그레이드 됨으로서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뇌의 우수성이 인공지능에 미치지 못하게 되었고, 경쟁력에 밀리게 된다. 인간의 한정된 언어로 다양한 문화적인 활동을 하고, 창의력에 기반을 둔 새로운 발명품이 탄생되었던 과거의 방식들이 이젠 통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현실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이제 스스로 방식을 바뀌어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얼 바뀌어야 하는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속성 즉 '생각'이라는 하나의 개념에 대해 분석하고 해체한다. 


인간의 생각은 개념을 만들었고, 그 개념은 개념어에 의해 구체화된다. 개념은 하나이지만 개념어는 다수가 될 수 있다. 언언에 따라 개념어가 바뀌게 되고,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초등학교나 국민학교는 같은 개념이지만, 개념어는 다르다. 똑같은 대상을 보다라도 사람마다 개념은 같다. 하지만 그 개념어는 달라지고, 그 사람이 어떤 언어법을 쓰느냐에 따라 틀려질 수 있다. 직업적 특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서도 틀려질 수 있다. 물론 개념어는 나이에 따라 쓰는 것이 틀려진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그렇지 않다. 인간이 쓰는 모든 단어와 문장들을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고, 때로는 축소할 수 있다. 자유자재로 인간이 사용했던 언어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그것은 하나의 혁신이며, 언어의 파괴이다.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는 한정되어 있고, 단어도 한정된다. 살아온 삶의 궤적에 따라 내가 쓰는 언어의읜 특징도 달라지고 있다. 수학자가 쓰는 언어와 철학자가 쓰는 언어가 다르고, 철학자가 쓰는 언어는 사회학자가 쓰는 언어와 구별된다. 한권의 사전에서 우리가 쓸 수 있는 단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그렇다. 인간의 사고가 과거를 향하고 있다면, 상상은 미래를 향하고 있다.그 두가지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만 인간이 취할 부분과 버릴 부분을 구별할 수 있다.


인간이 취할 부분은 바로 미래를 내다보는 상상력이다. 상상력은 창의성과 연결된다. 그렇다면 인간의 사고는 인간이 가질 수 있으며, 인공지능의 힘을 빌릴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를 모방하고 있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고를 모방하는데 그치고 있다. 기억을 상기시키고 연상시키는 과정은 인간이 할 수 있고, 인공지능도 할 수 있다. 상상력은 그렇지 못하다. 또한 오류 수정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이 하는 오류 수정은 인간이 미리 짜 놓은 시스템 하에서만 가능하며, 반복적으로 학습하면서 정교해질 수 있다. 그 이상의 범주를 넘어서게 되면, 인공지능은 자신의 한계를 드러낼 수 있고, 인간의 힘을 빌려야 하는 단계에 도달 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가치와 역량은 무엇이며, 그걸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 분석하고 구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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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 삶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들에 대하여
류진희 지음 / 헤이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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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을 읽어나가면, 위로와 따스함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책이 내 앞에 다가올 때가 있다. 그 책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되고, 질문하거나 비평하거나 따지거나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책, 그냥 그저 읽기만해도 , 위로를 얻고 힐링을 얻게 된다. 때로는 나의 황량한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되고, 때로는 나만 그렇게 사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고, 누군가에게 내가 다가가도 위험하지 않다는 걸, 지름길로 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책,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성공에 목 매달지 않아도 되고, 치열한 경쟁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 현실과 이상의 절묘한 균형 속에서 이 책은 내 마음 속의 쓸쓸함을 꺼내고 외로운 마음을 채워주고 있다.


저자 류진희는 엄마이다. 20년 넘게 라디오 작가로서 살아가고 있으며, 막내 작가에서 이젠 언니 작가로 불리고 있다. 프리랜서로서 주어진 삶은 불안정 하지만, 부침이 많은 라디오 작가로서 20년간 버텨 왔다는 그 사실에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어떤 한 분야에서 지치고 넘어지고 깨지질 수 있는 순간에 인내와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저자의 다양한 삶의 패턴에 녹아 있는 책 속 이야기들을 들여다 보면 삶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우리 아버지는 동서울에서 강릉을 오가는 고속버스 기사셨는데요. 승용차로는 강릉을 못 찾아가셨어요."

"저는 포천에 살고 있는데요. 포천에서 서울 부모님 댁에 가려면 매번 길을 헤매느라 3시간 넘게 걸립니다. 답답하셨는지 손주 보고 싶을 때마다 부모님이 포천으로 오세요." (p14)


길치에 대한 다양한 라디오 사연이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웃픈 이야기가 있으며, 왜지? 반문하게 된다. 버스 기사인데 왜 길치인 걸까,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호기심을 느끼게 되고, 때로는 그 안에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 삶이 복잡하고,바쁜 삶을 살아갈 수록 우리 삶 속 내밀한 곳에 인간미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남들보다 먼저 가길 원하고 완벽하길 원하는 그런 삶이 지속될 수록 우리는 쓸쓸함이 감돌고 삶에 대한 공허함이 물밀듯 내 앞에 썰물과 밀물이 오가게 된다. 누군가의 인간적인 모습은 나에게 때로는 답답함의 실체가 되지만, 그들의 그런 모습이 있기에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게 아닐까 싶다. 배려하고, 양보하고, 나눔하는 건 우리 안에 감춰진 인간미가 불현듯 내 앞에 놓여지기 때문이다.


외로움과 쓸쓸함의 차이. 외로움이란 문득 울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고, 쓸쓸함이런 울어도 변하는 것 아무것도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더라. 

기억과 추억의 차이. 기억은 머릿 속에서 살지만, 추억은 가슴 속에 사는 거라더라. 기억은 지우려 할수록 또렷해진다더라. 기억은 컴퓨터에 방치돼 있는 디지털 사진들이지만, 추억은 앨범 속에서 점차 색이 바라지는 필름이라더라. 

그냥 가을날과 마흔다섯의 가을날은 외로움과 쓸쓸함처럼. 기억과 추억처럼 다르게 오더라. 그냥 그런 차이가 있더라. (p100)


누군가 말하지 않아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다. 외로움과 쓸쓸함. 나이가 주는 묵직함은 이 두가지의 의미를 바꿔 놓는다. 내 앞에 놓여진 가을이 10대 아이들이 느끼는 가을과 다른 의미로 내 앞에 놓여지게 된다. 기억이 디지털이라면 , 추억은 아날로그가 아닐까.. 기억은 온전히 내 앞에 색이 바라지 않은채 놓여지지만, 추억은 그렇지 않다.세월을 빗겨난 기억이라는 실체는 그렇게 추억이라는 색바란 한장의 사진처럼 내 앞에서 정처없이 떠돌며, 부유하게 된다. 그리곤 가을이 되면, 과거의 한페이지마냥 나의 어린 시절의 가을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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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피해자
천지무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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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름만 보고 그만 한국인이 쓴 미스터리 소설인 줄 알았다. 이 소설은 타이완 작가 천지무한이 쓴 사회파 소설이며, 우리의 현실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특히 미디어의 생리를 잘 드러내고 있으며, 미디어 안에 감춰진 언론의 실체를 들여다 보고 있다. 누군가 죽어야 하는 복잡한 사회에 살아가면서 미디어와 언론의 밥벌이는 사건 사고이며, 그들에게 유명한 연예인은 먹잇감에 불과하다. 진실을 외치면서 거짓을 진실인양 호도하고, 특종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특종이 아닐 때 기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다. 그자들에게 진실이란 거짓과 진실이 혼재된 형태이며, 그들은 가짜와 진짜 사이에서 우리에게 가짜를 진짜 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누군가 먹잇감이 될 때 미디어가 보여주는 폭력성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으며, 그들은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서, 한 사람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프라이버시는 지켜지지 않는다. 또한 가해자는 최대한 악한 존재여야 하며, 피해자는 최대한 선한 존재로 부각되어야 한다. 그들은 피해자의 선한 모습을 찾아내 끌어올리고 있으며, 기자들은 피해자에게 공부를 잘하거나 착한 사람으로 바꿔 버린다. 이 소설은 그런 획일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우리 사회의 과장된 모습을 고스란히 비추고 있으며, 미디어가 말하는 진실은 그것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걸 구체화한다.


뛰어난 설치예술가인 팡멍위는 게명의 여성을 죽이고, 자신이 지은 죄로 인해 체포되고 말았다. 하지만 팡멍위는 건전지를 삼키고 자살하고 말았다. 세명의 여성의 시신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팡멍위가 남겨 놓은 흔적들, 네번째 피해자를 찾는다면 나머지 시신 세구를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경찰은 시신을 찾기 위해서, 팡멍위에게서 도망친 유일한 여성 저우위제에 관심 가지게 되었고, 저우위제가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와 망멍위가 그녀를 살려준 목적에 대해서 분석하게 된다. 여기서 미디어와 언론은 팡멍위가 저지른 살인사건을 분석하였고,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 시신이 있을 곳을 점점 더 좁혀 나가게 된다. 2013년 2월에 실종된 량위팅, 7개월 뒤 두번째 실종된 쩡치, 마지막 천베이샹까지, 세명의 여성의 시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미디어가 바라보는 대상은 바로 저우위제였다. 저우위제는 언론에게 진실을 알려 줄 수 있는 유일한 퍼즐 조각이었고, 그 하나의 퍼즐 조각은 수많은 퍼즐 조각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미디어도, 언론도 마지막 퍼즐 하나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스스로 생각했던 추측과 추리가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범인인 줄 알았던 누군가가 범인이 아니었고, 진짜 범인은 다른 곳에 숨어 있었다.그 과정에서 미디어와 누리꾼의 다양한 군상들은 바로 우리 사회의 모습과 타이완 사회의 모습이 흠사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최근 미투 운동으로 모 연예인이 자살했던 것도 이 소설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디어는 한쪽 편의 이야기만 듣고는 , 그 말에 대한 신빙성을 확인하지 않은 채 곧장 사람들 사이에 흘려 보내고 말았다. 그것이 진실일 땐 과장하고 재탕하도, 반복하면서 대중들의 눈과 귀를 흐려 놓는다. 반면 그것이 거짓이 될 땐 미디어와 언론은 침묵하게 된다. 하나의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고, 새로운 사건이 중심이 된다. 우리 사회에 정치적 이슈가 나타날 때 미디어는 그 정치적 이슈를 감추기 위해서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 았는 연예인을 먹잇감 삼아서 하이에나처럼 떠돌아 다닌다. 대중들은 거짓을 보지 못하고,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고, 가짜 뉴스의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있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였다. 팡멍위가 세며의 여성을 죽였던 이유에 대해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추측에 의해서 단정 내리게 되는데, 그것이 틀려지면서 발생하는 혼란스러운 상황들, 비밀 속에 진실이 숨어 있었고, 그 비밀을 캐내는 과정에서 네번째 피해자가 발생하게 된다. 우리 들 사이에서도 소설 속에 있는 네번째 피해자가 숨어 있으며, 천지무한의 소설은 우리 사회를 냉엄하면서도 때로는 냉혹하게 비추고 있다.


<뉴스 속의 진실> 의 콜인에서 고발한 내용에는 진실과 거짓이 섞여 있어. 가장 대박인 건 저우위제의 출생에 대한 내용은 진실이라는 거야! 이르면 모레쯤 결과가 발표될 거래. 고발한 내뇬 중 두 가지는 증거를 확인했는데 거짓으로 밝혀졌어. 제보자가 저우위제에게 불리한 증거를 더 많이 손에 쥐고 있기 때문에 고의로 진실과 거짓을 섞어서 진실을 폭로한 거라는 말도 있어.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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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しき凶器 (光文社文庫) (文庫)
히가시노 게이고 / 光文社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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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게이고의 소설을 접할 때면, 그의 작품을 읽는 독자가 상당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한번 출간된 그의 작품이 20년이 지나 재간되고, 복간되는 걸 보면, 그의 문학작품을 추종하는 한국인 독자가 상당히 많음을 알게 된다. 수십편의 소설 작품을 출간한 그의 소설 속에서 그려내고 있는 그의 문학 세계에는 그 시대상을 엿볼 수 있으며, 때로는 그가 소설가가 되기 전에 가졌던 직업적인 특성이 소설에 묻어나고 있음을 깨닫곤 한다. 


<아름다운 흉기>는 1992년 출간된 소설이며, 출간된지 20년이 지났다. 1988년 일어났던 벤존슨의 약물 도핑 사건으로 인해 그의 금메달이 박탈되었고, 그 당시 칼루이스와 벤존슨의 대결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 벤존슨의 약물 소동이 얼마나 유명하였는지 짐작케 한다. 지금의 우사인볼트의 명성에 머금가는 벤존슨의 금메달 소식은 그렇게 약물 파동으로 메달은 박탈되었으며, 스포츠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 소설은 바로  스포츠 계에 만연한 약물 파동에 대해 그려내고 있으며, 190센티미터의 키를 가지고 있는 독거미와 같은 외모를 지닌 타란툴라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먹이를 노리는 타란툴라의 횡보를 보면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그녀를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 막을 것인가 망설이게 된다.


그녀는 성큼성큼 다가가 길고양이 다루듯 목덜미를 움켜지었다. 남자는 나지막하게 비명을 질렀다. 그대로 걸으라고 재촉하자 남자는 비틀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뒷문 앞에서 그녀는 손을 땟다. 그리고 문을 열라고 턱으로 지시했다. (p103)


스키선수 오가사와라 아키라가 자살했다. 그의 죽음으로 일본 스포츠 협회 JOC는 진상 규명에 나서게 된다. JOC의 횡보는 또다른 죽음을 잉태하였으며, 올림픽 스포츠 닥터 센도 고레노리가 죽은 채 발견되고 말았다. 센도의 죽음은 우발적 사건이었고,그에게 찾아온 네 명의 침입자 히우라 유스케, 사쿠라 쇼코,니와 준야, 안조 다쿠마의 소행이었다. 그들은 센도를 죽이고,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서 불을 지르게 된다. 그건 엄연한 방화였다. 그 누구도 자신들이 한 일을 본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하였지만 , 센도가 키운 아이 타란툴라가 있었다.


타란툴라의 복수, 갈색 얼굴의 능숙한 발걸음,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그의 움직임, 스포츠에 있어서  다양한 재능을 가졌으며, 센도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기획하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타란툴라를 캐나다 출신의 육상 7종 경기 선수로 설정하고 있으며, 그녀는 센도가 만든 만능 스포츠 선수로 태어난 살아있는 인간이 만든 과학기술을 적극 도입한 인조인간이다. 도핑 테스트에 걸리는 약물을 먹지 않아도 그들과 같은 근육량을 가질 수 있었고, 남들보다 뛰어난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서, 무언가 빠지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능력이 스포츠에 이용되지 않았고, 누군가를 죽이기 위한, 연쇄살인을 자행하는데 이용하게 된다. 때로는 경찰관의 총을 빼앗고, 창을 활용해 사람의 목숨을 쟁취하게 되는 타란툴라의 모습은 매력적이면서 섬뜩하였다.


방조자와 방관자. 그들은 처음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감추기 위해서 센도를 죽였고, 그것은 쇼코의 단독범행이었다. 나머지 세사람은 쇼코와 같은 공범이었지만 , 죄질은 그다지 무겁지 않았다. 은폐하고 싶었던 죄들을 은폐하지 못하고, 유일한 목격자 타란툴라가 자신들의 목숨을 노리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내가 살기 위해서 누군가가 죽어야 하는데, 피도 눈물도 없는 방관자이며, 방조자로서 거듭나고 있는 네명의 초식남을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을 읽게 되면 때로는 비현실 적이고, 때로는 일어나선 안되는 장면들이다. 죽음을 목도하면서 , 그 안에서 살 궁리를 찾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때로는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 네명의 남자와 한명의 여자의 대결, 타란툴라는 계획된 인조인간이지만, 그녀와 대결을 펼치는 남자들은 무기력하고 허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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