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몽전파사 소설Q
신해욱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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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이름은 흑진주다. 흑진주는 독한 마마를 앓고 있다.물집투성이의 얼굴이 낡은 스펀지처럼 상해간다.모공이 차차 확장되고 확장이 끝난 모공과 모공은 합쳐져서 더 커다란 모공이 된다."꿈이 얽은 자국이야." 흑진주가 웃는다. 부글거리는 거품소리가 난다. (-13-)


욕실 창밖에는 눈이 내린다. 바람은 없고 눈송이는 가벼워서 땅에 닿을 새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어느새 옆에는 진주씨가 다가와 있다.진주씨는 욕조에 걸터앉는다. 진주씨의 엉덩이에 내 잠이 닿는다. 귀 뒤로 넘긴 머리카락,관자놀이의 풀른 혈관, 옆모습에 생경한 웃음이 흘러내리고 창밖에는 눈이 온다. 나는 실눈을 뜬다. 속임수구나.저것은 눈송이가 아니다.눈송이를 빙자한 애벌레들이다. (-109-)


알아본다.눈을 감고 숨은 신이 나의 그림자를 뒤빕어쓰고 일어선다.비로소 나는 깨닫는다.꿈속이구나. 청색증은 꿈속의 풍토병이구나. 청색증 때문에 숨은 신을 만난 거구나.아래를 내려다본다. 고랭지의 꿈은 푸르고 전망은 환상적이고 한발 앞은 절벽,땡별 신이 나의 등을 떠민다. (-201-)


꿈이었다.허른한 전파사 간판을  달고 있는 해몽전파사는 진주씨가 사장으로 있었다.1층은 전파사이며, 실제로는 2층에 메인 아지트였다.그곳에서 꿈을 모으고, 꿈을 교환하느 프로젝트,진주씨는 흑진주 꿈을 꾼 나의 꿈을 사게 되었다.나쓰메 소세키의 <몽십야> 마르셀 프루스트,실비아, 프로이트, 융,이들은 꿈고 관련한 문학인이며, 의사였으며,심리학자였다.진주씨가 있는 그 특별한 공간에서 꿈은 모여들었고,그 꿈을 모으게 된 이야기,꿈이 또다른 꿈의 씨앗이 되는 것을 보게 된다. 꿈을 교환하고,모으면서,그들은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무의식화된 꿈,그 꿈이 의식적으로 발현되는 것, 시각장애인은 눈이 멀어지기 전에 보았던 것이 꿈이 되었다. 청각장애인도 꿈을 꾸게 된다. 꿈은 나를 치유하는 도구이며, 포유류는 다 꿈을 꾸면서, 어른이 되어다고 ,성인으로 자라나게 된다. 꿈이 나의 자기 치유라면, 진주씨가 있는 전파사와 꿈이 서로 엮이는 것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낡은 전자 기기를 고치는 낡은 전파사, 사람을 치유하는 꿈, 그 꿈은 자각몽,예지몽,액체몽으로 구별되었다. 그것은 작가가 소설 속에 은연중에 내포한 작가만의 의도였다. 책에는 40여개의 꿈을 말하고 있으며,그 꿈을 서로 교환하게 된다. 진주씨에게서, 설아씨로,설아씨에게서 삼월이에게로,누군가 들었던 꿈은 그 사람의 기억이 되고, 그 기억은 나의 무의식 세계를 자극시키게 된다. 꿈 속의 생경한 경험들, 야릇한 기분들, 세사람은 해몽 전파사에서 낭독모임을 통해 꿈을 교환하게 되었으며, 나 자신의 꿈을 객관화하게 된다. 프로이트나 융이 해왔던 그 꿈일기 쓰기가 바로 이 소설 곳곳에 남아있었으며, 내 꿈을 어떻게 일기화하는지 그림을 그리듯 구체화하게 된다. 자고 일어나면,금새 까먹게 되는 나의 일상화된 꿈들,그 꿈을 어떻게 생생하게 체화하게 되는지, 그 꿈은 나만의 자기 세계이며, 나의 소우주라는 것을 보여주는 신해욱 작가의 <해몽전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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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마다 잘되는 남자 - 생존의 본능에서 의미있는 삶으로
박군웅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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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는 생각.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후 죽고 싶었다.어린 목숨 하나가 할 수만 있다면 아버지 대신 죽고 싶었다.바꿀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산다는 게 두렵다는 것도 이때 처음 느꼈다. 죽고 싶었지만 죽을 용기가 없었다. (-20-)


이제 노트북 수리를 해서 큰돈을 버는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먹고 살기 위해 노트북 수리를 선택했고,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수리했다.오직 전문직만이 살길처럼 느꼈고 특정 기술직도 나름대로 전문가로서 괜찮은 직업이었다. (-77-)


노트묵 액정을 수리하거나 교체할 때는 반듯이 분해를 한다. 액정을 감싸는 바젤 부분은 너무 약해서 쉽게 깨진다. 액정 역시 쉽게 깨진다. 액정을 고정하기 위해 액정과 케이스 사이에 양면 테이프로 붙인다. 조심해서 분해하고 내공이 필요하다.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 케이스도 있다.이런 케이스는 분해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수리를 위해 분해 전 반드시 고객에게 설명을 해주고 흠집이 나도 배상을 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받고 시작해야 한다. (-125-)


결국 현금 6만원을 드리고 이 사건은 마무리되었다.이후로 한가지 습관이 생겼다. 모든 노트북을 접수할 때 자세히 관찰하고 카메라로 사진을 남기는 것이다. 접수 때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수리할 때도 남긴다. 수리 내역은 더 중요한 것이다. (-173-)


살아가는 삶 속에 성공과 실패, 환호와 좌절, 기쁨과 슬픔, 인내와 충도이 엉클어진 융합이다. 그 속엔 삶의 중심에 '나'가 핵심이고, '나'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삶이란 무엇인가? 한번쯤이라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210-)


저자 박군웅씨는 노트북 수리 전문가이다. 이제 마흔이 넘었으며, 60만원대였던 팬티엄 5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 가지게 되었고,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노트북 수리에 매진하게 된다.이 책을 읽으면, 노트북 수리는 일종의 컴퓨터 과학이며, 예술이기도 하다. 그건 노트북 수리가 데스크톱 수리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커피를 쏟거나, 침수문제에 직면할 때 생기는 문제들을 안고 가게 된다. 때로는 절판된 메인보드를 해외 직구를 통해 구해야 하며,그 과정에서 며칠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하지만 저자는 이런 상황들을 즐기고 있었다.일종의 컴퓨터 전성시대에 저자는 노트북 수리르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노트북 수리로 선공을 하게 되었고,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 그리고 #쫄딱 망하게 되었다.우리의 인생, 좋은 일이 있다면, 나쁜 일도 있음을 저자 스스로 자신의 인생의 희노애락을 언급하고 있다.


죽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죽을 수 있는 용기가 없어서 살아가는 법을 찾아가기로 결심하게 된다. 궁하였다.살아가고 싶었다. 생존이 답이었다. 글을 써본 적 없었지만,실제 글쓰기 코칭을 통해 책을 쓰는 법을 만들어 나가게 되었다.노트북 메인보드 회로기판을 다루는 법을 <노트북 인생>을 통해 보여줬으며, 자신의 삶에 대해서 아내와 이혼 이후 죄책감, 회한에서 벗어나 글쓰기를 통해 치유하게 된다. 매일 매일 글을 쓰고, 노트북을 수리하는 그 과정들,에피소드들을 담담하게 써내려 가고 있었다. 노트북 수리가 데스크탑 수리와 다른 점, 노트북 수리를 하면서,만났던 다양한 사람들,그들이 자신의 단골 손님이 되었고, 때로는 뿌듯함이 되어 전문가로서 자부심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은 아니었다. 일을 하면서, 겪게 되는 손님과의 마찰, 그 과정에서 스스로 냉정하게 대처하지 못한 부분들도 기술되었다. 하지만 이런 삶 하나 하나다 모두 저자의 인생이며,그것을 견딜 때,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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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적도로 기운다 -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상작가 작품집
신정근 x Daeng Tarru 지음 / 책과나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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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뜨거운 열대지역으로 건기와 우기로 나뉘고 있었다. 그 곳은 한국과 다른 정서가 묻어나 있으며, 저자가 도착한 곳, 마물러 있는 곳은 수도 자카르타가 아닌 인도네시아의 중계무역으로 널리 알려진 마카사르라는 큰 섬이었다.이 곳에서의 삶, 마카사르의 이방인이 되었던 저자의 여행지는 일년이 넘는 시간을 묵언 수행하듯 낯선 이방인으로 살아가게 외었으며,우리의 소소한 가치들이 결코 거져 얻어지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11월 부터 다음해 3월까지 마카사르는 비가 오는 우기였다.그곳은 뜨거운 서머 크리스마스가 있다. 저자는 개신교이며, 신실한 무슬림 사회 안에서 또다른 이방인이 되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여전히 35도가 넘는 더위속에서 그들에게 주어진 날씨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그것은 정말 낯선 경험이다. 애써 채우려 하지 않았으며, 느리게 느리게 시간에 구애되지  않는 삶, 순수함과 순박함이 묻어나는 삶 그 자체였다. 어쩌면 저자는 그곳에서 여행을 떠난게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닐까 할 정도로 그곳 현지에 동화되었으며, 마카사르 섬의 특징들을 꼽씹어 보면서 주어진 삶의 소중함을 스스로 느껴볼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미래를 위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언제나 현재의 기대치를 채우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지천에 널려 있는 바나나와 파인애플,코코넛,깨끗한 바닷가는 그들 스스로 풍요로운 마음가짐으로 채워지게 된다. 양손에 가득 무언가 쥐고 있으면서도, 무언가 더 쥐기 위해서 애를 쓰는 우리의 모습과 너무 다른 그들의 삶이 우리의 시선으로 볼 때면, 부럽기만 하다.


활화산, 뜨거운 열대지역,낙후된 그들의 사회적 인프라.그러한 것이 저자가 그곳에 머무는데 있어서 아무런 결핍으로 존재할 수 없었으며, 온화하고, 순수한 그들의 모습이 저자의 삶돠 가치관으로 채워지게 되었고,그 평온한 삶에서 스스로 머물러 있는 법을 터득해 나갔었기 때문이다. 누군에게나 주어진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세상사에 있어서 겉도는 삶을 살아갈 때,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 쯤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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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 시절 소설Q
금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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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촌을 개척한 원로 촌장이자 가장 먼저 외화벌이를 나간 6소대 최갑부 집안 대봉이네 벽돌집이 우리 앞집이었다.대봉이네와 어깨를 나란히 겨루고 선 벽돌집이 애화네였고 육계 수백마리를 기르던 조대장은 애화네 앞집, 7소대로 가는 길목의 동네 유일한 구멍가게는 봉금네 것이었다. (-24-)


처가 식구들의 응원 소리 속에 금성은 임신전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신부를 약간 힘들게 업고 나갔다.현관문에 이르러 신랑의 구두 한짝이 없어진 사실이 드러났는데 그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아이는 그전 아이들보다 배로 돈을 얻었다. (-39-)


무군은 삼륜차.나는 자전거에 올라앉아 능금같이 무르익은 석양을 향해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남산촌으로 내려갔다.같은 반 친구들을 하나씩 떠올리고 그 시절의 그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중요한 사건들을 추억했다. (-65-)


기분이 이상해진 건 그때부터였다. 둘 사이에 스킨십이 전혀 없엇던 것은 아니지만 단둘이 한 방에, 한 침대 위에 앉은 느낌은 생경했다.무군이 너무 가까이 앉은 것 같아서 나는 어딘가 위압감을 느꼈다.저리로 가, 떨어져 앉아 하고 내가 무군을 살짝 밀쳤다.무군은 약간 부자연스럽게, 애써 노력하는 듯이 웃어 보였다. (-103-)


늘씬한 몸매와 시원시원한 용모, 한족이라고 착각하게 할 만한 유창한 중국어,그리고 구사장의 억양을 빼닮은 한국어투....겨우 스물예닐곱살의 미스 신은 덕광전자의 직원 중 어느 누구보다 오래 회사에 있어온 사람이었다.아니 , 회사가 설립되지 전부터 구사장을 만났다고 하니 사실은 창업 맴버인 셈이었다. (-145-)


첫차에 올라앚아 출발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어느센가 달려온 무군을 보았다.차창 바깥에서 무군은 높은 버스 의자 위에 앉은 나를 올려다 보았다.오래전 어느 점심 때,까만 인민복을 입었던 더부룩한 머리의 소년이 말했다.
-네가 상아란 말이지?
소년의 눈이 상아를 향해 반짝반짝 쟁글쟁글 웃고 있었다.소년은 그녀 너머에 있는 아름답고 신비한 상아를 보고 있었다.(-171-)


1998년의 어느날, 상아는 가난하고 가망없는 고향을 떠나 큰 도시에서 미래를 개척한다는 흥분과 함께,그럼에도 어딘지 마음에 차지 않는 무군과 짝지어졌다는 우울을 동반한 채 기차를 타고 천진으로 향하게 된다. (-201-)


금희의 <천진 시절>은 조선족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개혁개방의 중국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무슬림이 머물러 있는 중국의 시골 남산촌을 배경으로 하여, 상아와 무군은 서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두 사람이 서로 함께 인연이 되었던 건 무군의 누나 때문이었다.농촌에서의 삶,고향이 아닌 도시로 간다는 것은 직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라와야 한다. 1990년대 후반 등소평 체제의 중국은 개혁개방의 물결을 중국사회에 구축해 나갔으며, 그들은 낙후되고,자급자족적인 고향에서 탈피해 도시로 터전을 옮기게 된다.무군과 상아가 동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건 그 시절의 모습과 일치하고 있었다. 도시에 터를 잡고 혼자서 일을 해 나가기에는 상아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많은 리스크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군의 누나는 바로 그런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천진의 덕광전자에서, 두 사람은 함께 한 집에서 잠을 청할 수 밖에 없었던 운명적인 인연이었다. 그들의 생경한 분위기 속에서 상아와 무군은 약혼을 하게 되고, 노총각 딱지를 뗀 상아의 남동생 금성의 결혼식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고향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문호개방 속에서 그들의 삶이 많이 달라졌음을 금성의 결혼식에서 상아는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삼륜차가 아닌 잦동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그들의 옷차림과 문화는 그들의 일상 속에 묻어나 있었다.


금성의 결혼식, 정숙과 상아의 만남, 그들은 서로 자신만의 과거 속에 갇혀 있었다. 그 과거의 모습을 작가는 '천진 시절'이라 부르고 있었다. 시골스럽고, 닭과 돼지가 있고,구멍가게가 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이 있었던 그 공간, 그 공간이 상해로 옮겨가게 된다. 지극히 낭만적이면서도, 상아와 정숙은 서로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농촌에서 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길 순 있어도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겨간다는 것은 팍팍한 삶을 다시 살아간다는 또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삶과 각자의 인생 이야기, 그 안에서 정숙의 삶이 있었고,상아의 인생이 공존하고 있었다. 인민복장의 중국인들의 옷차림이 점차 현대적인 디자인이 가미된 그 모습들, 중국 속에서 느껴지는 공동리 공순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비타협적이며,투쟁적인 공돌이, 공순이가 아니었다. 작가는 바로 그런 중국사회의 모습들, 농촌에서 도시로, 농업에서  경공업으로 바뀌면서,그들의 내밀한 삶,가치관, 문화도 함께 바뀐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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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한민족 이산문학 독후감 2021-07-29 16:1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하는 제5회 한민족 이산문학 독후감대회를 소개해드리고자, 이렇게 댓글을 남깁니다. :)

이번 독후감대회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국내외 애독자 모두가 참여 대상자이며,
미주유럽, 일본, 중국, 러시아, 북한 등 디아스포라 문학작품으로 구성된 총 25종의 대상도서 가운데 한 권을 읽고 독후감 작성 후, 독후감대회 공식 홈페이지에 제출해주시면 됩니다.
제출 기간은 2021.8.31.(화)까지입니다.

독후감 대상 작품 중 하나인 [천진 시절]에 대한 북리뷰를 써주신 것을 읽고,
저희 대회에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고자 이렇게 초대 댓글을 남깁니다. :)
37명의 수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총 1,750만원 상당의 상금이 기다리고 있으니,
해외한인문학작품에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 웹사이트(www.diasporabook.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5회 한민족 이산문학 독후감대회 사무국 드림-
 
명진이의 수학여행 - 권재원 교육소설 함께교육 5
권재원 지음 / 서유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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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얼굴에 선글라스까지 안 쓰고 있어 못 알아봤지만 그 몸집과 말투, 그리고 눈매 등 영락없는 나미 엄마였다. 그러니까 저 사추기 익룡이 내가 책에 사인까지 해서 준 나미,그리고 등수가 마음에 안 든다며 아이 핸드폰을 빼앗으려 몸싸움을 벌인 저 어미 익룡이 내 책을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었다는 그 애독자였단 뜻이다. (-28-)


"우리 학교가 여고라서 말입니다. 권 선생 같은 분 모시면 풍기문란이 우려되어 안된답니다."
"네? 풍기문란이라고요?"
살다살다 이런 개소리는 처음 들었다.그래 나도 내가 정숙하고 근엄한 청년이라고는 말 못하겠다.하지만 풍기문란이라니? 여학교라 풍기문란을 걱정할 수 밖에 없다고? 아니,내가 여학생 꼬시러 교직을 선택한 파렴치한이라도 된단 말인가? (-65-)


상권이의 속마음이야 어찌 되었건 내가 딱히 해 줄 수 있는 일은 없었다.같이 술마시며 위로해 주고,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난 세상을 향해 상상해 보는 것밖에는.. (-83-)



죽어가는 강아지를 위해 눔물 흘리던 소녀도 지원이고, 명진이를 고립시켜 사회적으로 침몰시킨 소녀도 지원이다.다만 그 사회적 침몰이 죽어가는 강아지만큼 고통스럽다는 것을 몰랐을 뿐이다. 하지만 명진이가 느닷없이 학교에 안 나오기 시작했을 때 뭔가 느꼈고 ,많이 아픈 명진이를 보았을 때 마치 자기들 때문에 아픈 것처럼 가책을 느꼈던 것이다. (-137-)



"대놓고 그렇게 말했다고요?"
신혜정 선생님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토착왜구라서 안 듣겠대요."
"맙소사."
침이 꼴딱 넘어가다가 명치 근처에서 막혀 버렸다.심장 뛰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154-)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녀석이 행동으로 대신했다.마침 옆에 지나가던, 아니 최대한 그 옆을 피해서 가려던 어느 여학생을 기어코 쫒아가서 앞머리에 끼워져 있던 헤어롤을 확 잡아챈 것이다. 일단 원익이 손에 닿자 그 학생은 방사능에 오염이라도 된 양 헤어롤을 빼서 땅바닥에 던져버렸고, 결국 그 헤어롤은 머리에 꽂힌 열일곱 번째 헤어롤이 되었다. (-203-)



소설 <명진
이의 수학여행>을 교육소설이라 말하고 있었다. 나는 이 소설을 '선생님 풍자소설'이라 부르고 싶어진다. 소설 속에는 학교 교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 여섯편의 단편 소설이 나오고 있다. 선생님과 학부모,그리고 학생 사이에 일어나면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담아내고 있었다. 20년 넘은 교직생활,그 안에서 펼쳐졌던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들은 때로는 선생님을 난처하게 만들고 당황스럽게 한다. 때로는 선생님에게 의도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여기서 선생님이 학창시절에는 거의 쓰여지지 않은 토착왜구라는 표현이 아이들에게 널리 쓰여지면서,그것을 선생님에 빚대는 장면들을 상상하고 말았다. 학교 교내에서 아이들은 항상 선생님의 약점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며,그것을 소소하게 건드릴 때가 있다.내가 학교 다닐 때,아이들의 악의적인 행동은, 선생님의 몽둥이가 바로 응징의 대상이지만,지금의 선생님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끙끙거릴 것이다.



소설 속에서 관계,연결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 속담에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가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지금은 카톡으로 선생님들과 소통하고,그안에서 다양한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선생님에게 풍기문란 선생님이라는 노골적인 표현들을 보면,여학교 내에서 자주 나오는 에피소드이다. 정숙함을 강조하고, 학교 교내에서 화장을 금하던 시절이 있었고,교장 교감은 특히 선생님에게 여학생을 대할 때,특히 조심하고, 엄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자칫 학생과 선새임 사이에 감정이 상해 여학생에게 체벌을 가했다가면, 그로 인해 선생님이 학부모 앞에 불려가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참 어려운 직업이다. 몸도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도 힘든 직업이다. 그건 학교에서 수업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생활지도도 같이 하기 때문이다. 법과 사회에 대햇허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때로는 엉뚱한 일을 벌이기도 한다.그럴 때는 선생님은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좀더 나은 방향으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려고 애를 쓰기도 한다. 뉴스에 나오는 선생님들이 사회적 물의도 일으킬 때도 있지만, 대다수의 평교사들은 자신의 삶과 인생에 충실하며, 때로는 아이들과 가벼운 충돌이나 갈등으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 하나 하나 에피소드들을 상상하면서, 이 소설을 읽는다면, 작가의 소설의 주제와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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