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의 행복수업
김지수 지음, 나태주 인터뷰이 / 열림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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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 사람들만의 특징이 있어요. 이곳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라도 판을 확 깨지 않아요. 무슨 말인가 하면, 서로 어긋나고 맞지 않아도 관계를 깨버리지 않지요. 경상도 사람들, 전라도 사람들은 아니죠. 뭔가 나랑 안 맞고 평형이 어긋난다 싶으면 ,완전히 깨버려요. 충청도 사람들은 어정쩡한 대로, 찌그러지고 금이 간 상태로 그냥 둬요.냅두는 거지,미워도 여전히 만나서 웃고 안 그런 척...그게 공주랍니다.나는 공주의 그런 점들이 좋았어요." (-27-)

"맞아요. 윤슬은 봄이나 가을,간절기에 예뻐요. 물결이 있을 대 그 사이로 달빛이나 햇빛이 들어가서 반짝이거든. 바람이 물 사이에 틈을 낼 대, 그 틈에 고인 햇빛과 달빛이 최고로 예뻐요. 그게 물별이야. 물에 뜬 병. 윤슬이지." (-104-)

이제 날 저물어 간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도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잘 살았다. (-167-)

공주를 떠나는 날 아침 태주는 정원을 깨끗하게 정돈했다.부삽과 신발과 물 대는 호스를 정성 들여 청소했다. 살뜰한 손기로 최근에 돋아난 수선화의 싹들도 뽑았다. 손에 익은 정원 일이 그날 아침엔 유난히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꽃에 물을 주고 바람막이를 세우고 모자를 쓰고 나서는 그만 울고만 싶어졌다.

"복수초야. 깽깽이풍아.다녀올게."

Y가 운전하는 휜색 아반때를 타고 태주는 상경했다. (-199-)

"그럴 수 있죠. 그런데 나는 내 원가족,어머니 아버지의 세계,부부의 세계를 완전히 이해했어요. 한여름에도 한 이불 덮고 주무시는 두 분의 세계를 인정하고, 선을 그었어요. 바깥에서 바라보며 절대 그 세계로 문지방을 건너가지 않았어요.

우리 집이 무당 집이었는데,나는 한 번도 친할머니의 신당에 가서 절하지 않았어요. 스스로를 외할머니의 자식이라고 생각한 거예요.거기에서 받은 저주와 축복을 나는 알고 있어요.

아내가 외할머니의 자리를 인계받았으니까,. 김성예는 할머니이기도 하고,누이이기도 하고,이젠 다 늙었으니 그냥 남자 동무이기도 해요.관계의 운명도 다 참 오묘합니다." (-272-)

졸렬한 남자 나태주 시인이다. 그는 스스로 유별난 사람, 박대받는 사람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스스로 깍아내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면서 살아간다는 데 있다. 스스로 졸렬한 사람이기에, 평생 유용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해왔다. 그는 직업적으로 지식 전달자 가 아닌 감정을 깨우는 사람이 되고자 오력하며 살아가고 었다.

인간의 삶이 불행한 이유를 나테주 시인의 인터뷰어 책 『나태주의 행복수업』에서 찾는다.인간으로서 언젠가 죽어야 한다. 태주 시인은 죽음에 대해, 하루 잘 놀다가 갑자기 집으로 오라고 부르는 것이라 말한다. 이 깨달음은 살아 생전 , 잘 놀줄 아는 사람이 죽음 앞에서, 미련을 버리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의미를 갑지고 있다. 서툴고 작은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 선생님에서, 장학사로 5년간 살아온 인생,그는 스스로 권위르 내려놓고,교감으로 다시 교직으로 향하고 있었다.

행복이란 내 주제파악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일컫는다. 내가 작은 것을 알고, 그 작은 것에 만족해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인생의 정원을 가꾸듯, 마당의 정원을 잘 가꾸며 살아가는 나태주 사인은 천상 공주 사람이다. 경상도 사람이나 전라도 사람과 달리,미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판을 깨지 않는다. 불행을 자초하는 일을 하지 않으며, 서로 부대끼며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그의 생각을 담은 인터뷰 책에는 그가 살아온 인생의 발자국을 느낄 수 있다.그의 시가 추구하는 방향과 인생 지향점,그것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아는 것이다. 사랑,질투, 원망,욕구에 대해서, 자신의 인생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살아가면서,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 그 것이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목적이며,곧은 길은 곧게 가며, 굽은 길은 굽어가는 것이 행복한 인생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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