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가의 독서법 - 분열과 고립의 시대의 책읽기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김영선 옮김 / 돌베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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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미국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는 7천 권의 장서를 모았는데 자신의 군 시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책을 읽은 덕분에 어떤 상황에서도 무방비 상태에 놓인 적이 없었다. 어떤 문제를 예전에 어떻게 다뤘는지 몰라 갈팡질팡한 적이 없었다. 책이 모든 답을 주진 않지만 종종 우리 앞에 놓은 어두운 길을 밝혀준다."(-23-)

두 정권은 모두 진실의 파괴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냉소주의와 피로감과 두려움으로 인해 무조건 권력을 잡고 보려는 지도자들의 거짓말과 거짓 약속에 쉽게 속아 넘어잘 수 있다는 인식에 근거해 있었다. 아렌트는 이렇게 썼다."전체주의 통치의 이상적 주체는 확신에 찬 나치나 공산주의가 아니라 사실과 허구의 구별(즉 경험의 실재성) 그리고 진실과 거짓의 구별(즉 사고의 기준) 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45-)

아이젠버그는 극작가의 감각으로 대화를 제시하고 정확한 레이더로 흥미로운 사실을 드러내는 세부를 포착해 보여주면서 장편 소설과도 같은 분량으로 인물들의 일상, 극들이 오가는 세계,그리고 그들이 반항하거나 또는 그들 자신을 규정지어 줄 수 있을 가족을 깊이 이해하도록 한다. 현재와 과거를 능수능란하게 오가며, 기억과 오래전 사건이 어떻게 현재를 결정하는 데 그림자를 드리우는지, 그리고 시간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생황이 어떻게 우리를 제약하기도 하고 자유롭게 해주기도 하는지 보여준다. (-122-)

그의 2014년 소설 『주변장치』 는 마찬가지로 놀라운 예지력으로, 불길해 보이면서 현실적인 두 가지 미래를 보여준다. 이는 깁슨의 많은 재능 가운데 하나다. 묘하게 미래를 예견하데 하는 창이면서 우리 시대를 비추는 잊히지 않는 거울과 같은 세계를 상세하게 상상하는 능력 말이다. 돈 드릴로와 마찬가지로 인류학자의 본능을 가진 깁슨은 극도로 이상한 현대 생황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또한 기술 변화가 어덯게 사회 및 문화 변화를 주도하는지 예리하게 이해하고 있다. (-176-)

히틀러를 포함해 많은 경우에,비배 엘리트들이 이기심, 두려움 또는 자신들이 선동적인 아웃사이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독재자가 되어가는 인물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그가 주류 정치로 들어오게 한다고 레비츠키와 지블렛은 지적한다. (-217-)

1997년 이란을 떠나 미국으로 가기 전, 이란의 여러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던 나피시는 테헤란의 자택에서 예전에 가르치던 몇몇 학생들을 위해 독서 모임을 열었다. 나피시와 많은 학생들은 가리개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가리개를 적절히 착용하지 않는다고 강경한 이념 노선을 지지하기 거부한다고, 퇴폐에 물든 서구의 텍스트를 공부한다고 대학 교정에서조차 당국의 공격을 받았다. 이 독서 모임의 일원들은 정치와 종교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으며 처음에는 자기 견해를 공유하길 수줍어했다. (-263-)

2011년 11월 26일 아틀라스 5호 로켓에 의해 우주로 발사된 후, 큐리오시티는 8개월 동안 우주를 약 5억 7천만 킬로미터 질주해 시속 약 21,240킬로미터라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화서의대기 안으로 졸진했다. 이 탐사 로봇이 선택한 착륙지역에 안전하게 내리려면 진입, 하강, 착륙의 전 과정이 완벽해야 했다. 이 과정에는 로켓 동력의 감속, 거대한 낙하산, 나일론 밧줄을 이용해 큐리오시티가 천천히 화성 표면에 내려 곧바로 바퀴를 내리고 안착하게 하는 스카이 크레인이 포함되었다. (-301-)

당시 내게는 『반지의 제왕』의 두 가지 점이 눈에 띄었다. 첫째는 가운데 땅에 대한 상상이 완벽하다는 점이었다. 톨킨은 자체의 역사, 지리,언어, 문화를 온전히 갖춘 세계를 불러냈다. 내게 이 세계는 명백히 실재하는 곳이었다. 사실 ,나는 『반지의 제왕』을 각색해 만든 영화를 보지 않으려 했다. 톨킨의 언어가 내 머릿 속에 새겨놓은 생생하고 세세한 가운데 땅의 지도를 영화 이미지가 밀어내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357-)

1998년 비평 분야 퓰리처상을 수상한 문학 비평가이자 서평가인 미치코 가쿠타니는 1983년부터 2017년까지 《뉴욕타임즈》 에 합류하여,서평을 기고하게 된다. 그는 무라카미하루키, 수전 손택, 노멘 메이러 등 유명 작가들에게도 혹평을 쓴 작가로 아려져 있었으며, '1인 가미카제' 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책 『서평가의 독서법』을 읽게 된 이유 도 그녀가 어떤 혹평과 글을 추구하는지 알고 싶어서다.

독서의 두번째 이유는 이 책을 읽으면, 99편의 책을 읽는 기분이 들 수 있다는 것이며,그녀가 뉴욕타임즈에 어떻게 서평을 쓰는지 서평 스타일과 구조를 함께 이해한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싪었다. 각 출판사마다 출판사 서평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도, 다양한 책을 한 권의 책과 연결짓는 것은 그녀가 서평을 전문적으로 써 온 결과였다.

박학다식함과 호기심과 상상력을 『서평가의 독서법』에서 얻었다. 특히 저자는 정치와 이민자에 관한 서평을 주로 남겼으며, 미국으로 이민 온 일본인이라는 것도 함 몫을 하고 있었다. 책에 나오는 한나 아렌트는 언제나 나의 독서 취향과 겹쳐지기 때문에 눈길이 간다. 천체주의의 기원을 쓴 독일철학자 한나아렌트의 책에 쓴 평에는 나치 독일과 스탈린 체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한 경고를 인류가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서의 목적, 서평의 목적은 전 미국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 가 7000권의 책 서재를 가지고 있는 이유로 갈음해 볼 수 있다. 살아가다 보면,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히트러의 전체주의,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다. 인간이 사회가,국가가 부방비 상태에 놓여질 때, 끔찍한 일이 발생할 때가 있다. 독서는 바로 그 끔찍한 일, 부방비 상태에 놓여질 때, 완충 작용을 하며, 스스로 극복하고 일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항상 최악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책이 위로가 되기도 하고, 정보 전달 목적도 있지만, 내 앞에 산적한 문제애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준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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