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 : 문스톤 원정대 딜라
천지아통 지음, 비올라 왕 그림, 박지민 옮김 / 알라딘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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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듣고 있는 어린 하얀 여우가 바로 우리 이야기의 주인공 '딜라'이다. 엄마의 긴 꼬리에 단단히 감싸 안겨 엄마 품속에 누워 있는 딜라는 더할 수 없이 포근했다. (-8-)

딜라는 온종일 벨과 피터 가족을 생각했고, 인간에 대한 부러움과 그리움으로 가득해졌다. 딜라는 자신과 엄마 아빠가 인간으로 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어이없는 생각도 했다. (-14-)

하파엘은 잠깐 아주 따뜻한 눈비으로 딜라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햇빛이 너무 따가워. 나는 이제 충분히 쉬었으니, 그만 보물을 찾으러 가야겠어."

라파엘이 돋보기를 벗어 다시 등딱지 안에 넣고는 바다 쪽으로 힘겹게 몸을 움직였다. (-55-)

근처 키 작은 관목가지들이 흔들리더니 중년의 족제비 한 마리가 안켈을 노려보며 나왔다. 달빛에 모습을 드러낸 그 족제비는 몸집만 커졌을 뿐 안켈과 똑같이 생겼다. (-103-)

"인간이 지구를 차지한 뒤,동물은 살던 곳에서 쫓겨나고 자연은 오렴되고 파괴되었어.심지어 피비린내 나는 죽임을 당한 종도 많았어. 어떤 동물들은 인간들에게 잡혀 사육되면서 점점 동물들의 본성을 잃어버렸어. 그렇게 점점 동물 문명은 사라져 갔어.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지구는 절대 지금처럼 되지 않았을 거야." (-158-)

리틀빈은 잠시 격한 감저을 추스르고 다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늑대들은 볼케킨을 미친 듯이 파괴하고 휩쓸며 다녔지만 먹을 것은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사실 안아 있던 먹을 것은 전부 국왕이 갖고 가 버렸거든. 그래서 굶주린 늑대들은 토끼들을 잡아먹기 시작했어. 볼케킨 전역에 죽음의 기운이 감돌았고, 공포와 절망감이 널리 퍼졌어. 그때의 토끼는 굴을 팔 줄 몰라서 숨을 수도 없었어. 그러니 자신들보다 훨씬 더 빠른 늑대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했어. 다들 가족과 친구들이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지. 늑대들의 우두머리는 마지막 명령을 내렸어. 모든 토끼를 죽여서 이 세상에 토끼란 동물을 사라지게 만들라고!" (-225-)

한 권의 책을 읽었다. 중국 작가 천지아통이 쓴 『딜라 문스톤 원정대』 이다.이 소설은 6편 시리즈로 되어 있으며, 하얀 북극여우 달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판타지 소설이다.특히 이번 소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해하게 해주는, 독특한 소설이며, 인간 중심의 세상에서, 동물이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해할 수 있는 그러한 소설이다. 특히 야생동물 달리의 세상을 이해하는 각성 (覺醒) 을 눈여겨 볼 수 있다.

주인공 달리는 일찍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독립하게 된다.우연히 인간이 살아가는 곳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행복한 모습을 보고, 인간이 되기로 다짐하게 된다. 특히 달리는 엄마가 자신에게 유품으로 남긴 문스톤이 있었다. 그 문스톤의 특별한 힘이 자신의 목적을 채워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족제비 친구 안켈과, 착한 토끼 리틀빈, 그리고 튼튼한 다리를 가진 말 카셀과 함께 용기와 도전으로 남다른 모험을 떠나고 있었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보았던 건 하얀 북극 여우 달리가 인간이되려고 하는지다. 자신의 부족한 것을 인간이 되면 채워 나갈 거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달리의 친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의 친밀감과 친숙한 뒤에 숨어 있는 잔인함과 냉정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목적에 따라서 문명을 만들었고, 야생동물들을 가축화하면서, 하나하나 동물들의 씨를 말려 버린다는 걸, 족제비 안켈, 말 친구 카셀은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늑대는 토끼 사냥을 즐겼으며,리틀빈이 달리와 함께 야행을 떠나는 이유다. 단 달리는 북극여우로서, 여우의 수호신의 말에 따라서, 친구들과 남다른 우정을 쌓아가고 있었다. 자기 스스로 결핍,생존을 위해선, 엄마와 아빠를 대신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그 과정에서,문스톤의 정체를 알게 되었고, 헤어진 형 알사스를 만날 수 있었다. 동물의 생명과 우정, 그리고 하얀 여우의 형재간의 우애를 엿볼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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