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의 언어 - 《런던 리뷰 오브 북스》 편집장 메리케이 윌머스의 읽고 쓰는 삶
메리케이 윌머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돌베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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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어투와 독특한 표현에 항애되돤 관례적인 비용에도 자취를 남겼다. 이런 것들은 가령 터키 주재 영국대사가 애초 어떻게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를 알고자 하는 적대적 독자를 겁내지 않고, 그가 가진 결점들을 상세히 기술할 수 있게 했던 공통 감정 및 가치와 함께 대개 사라지고 말았다. (-27-)

"『율리시스』 라는 책으로 큰 논랑을 불러일으킨 아일랜드인" 조이스가 사망하자 엘리엇은 『타임스』 에 편지를 보내, 적당치 낧은 이가 그의 부고를 담당했다며 항의했다. 하지만 누구인지는 몰라도 부고 작성자가 공정을 기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한 개인으로서 조이스는 온화하고 친절했으며, 헌신적이고도 유머러스한 아내의 보살핌을 받아 파리의 아파트에서 고된 삶을 살아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이스에게는 자연이 가진 영원하고 평온한 아름다움과 인간 본성이 가진 고매한 특성의 진가를 알아보는 눈이 없었다." (-49-)

앨리스는 1892년 3월 사망했다. 그는 지난해를 돌아보며 일기장에 오빠들이 쓰거나 출판한 책에 대해 기록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한 집안에서 이룬 것치고 나쁘진 않다. 특히 내가 자살까지 한다면 말이다." 제임스 집안 사람들은 죽음을 생각하거나 죽음을 가까이하는 일을 한껏 즐겼다. 누이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윌리엄이 앨리스에게 보낸 편지엔 이렇게 적혀 있다."네가 육체를 벗어난다면, 분명 해방된 힘과 생명력이 폭발했다가 끝내는 빛을 잃고 사그라질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들의 아버지가 준 교훈이었다. (-120-)

오늘날에도 그리 달라진 건 없다. 가령 프로이트의 명성이 그렇다. 맬컴의 주장에 따르면, 오늘날 정신분석가들은 전적으로 설득력 있지는 않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프로이트에 관한 이야기 앞에서 태연하다. 프로이트가 동료들을 괴롭혔다거나, 착취했다거나, 증거를 조작했다거나, 처제와 성관계를 자졌다는 이야기들 말이다.맬컴은 "대부분의 프로이트학파 정신분석가들은 프로이트를 인정할지 무시할지를 알아서 판단한다" 고 쓵다. (-216-)

차라리 브뤼셍이 폭격이라도 당했더라면 내 눈엔 더 흥미로워 보였을 것이다. 1947년인가 1948년 유럽에 오게 된 나는 전쟁의 흔적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독일군에게 점령을 당했던 브뤼셀에는 볼거리라고는 하나도 없었고 그저 정치자금을 대는 부역자가 있다는 소문만 있었다. 이 부역자들 중에는 같은 반 친구의 아버지도 있었다.낙타털 코트를 입고 다녔던 사람이었는데, 오래지 않아 자식들은 전부 어머니의 성을 쓰게 되었다. (-314-)

이저벨라는 음독하지도, 기차에 뛰어들지도 않았다. 그는 사망할 때 가장 아끼는 아들에게 전 재산을 남겼고, 그 아들은 1930년 사망하며 유산의 절반을 1차 세계 대전 중 부상을 입은 독일 징집병들에게, 만약 이를 입증하기 어려울 시에는 보어 전쟁에서 영국군에 의해 부상을 입은 군인들에게 남겼다,. 내가 보기엔 이를 일종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362-)

『런던 리뷰 오브 북스 』 편집장 메리케이 월머스의 읽고 쓰는 삶, 산문집 『서평의 언어 』 에는 20명의 작가와 20권의 책이 있다. 진 리스의 『웃어주세요: 끝나지 않은 자서전』,토머스 스테일리의 『진리스 :비평적 연구』 ,리안 드 푸지의 『나의 푸른 공책』,루스 로즌의 『매이미의 편지들』, 휴고 비커스의 『말버러 공작 부인 글래디스』, 진스트라우스의 『윌리엄 제임스』 , 루스 버니드 예절의 『애리스 제임스의 죽음과 편지들』, 조너성 개손하디의 『사랑, 섹스 , 결혼 그리고 이혼』, 퍼트리샤 허스트의 『비밀스런 모든 것』, 데이비드 플랜트의 『어려운 여자들 : 세사람에 관한 회고록』, 빅토리아 글렌디닝의 『비타 :비타 색빌 웨스트의 삶』, 에드나 샐러먼 의 『감춰진 여자들 : 1980년대의 정부들』, 재닛 맬컴의 『프로이트 아카이브에서』, 마크 에이머리의 『앤 플레밍의 편지들』, 바버라 스켈턴의 『잠들기 전 흘리는 눈물』, 제니 뉴먼의 『유혹에 관한 앤솔로지』, 피오나 피트케슬리의 『지하세계로의 여행』,시빌 베드퍼드의 『직소 : 무감 교육』, 조앤 디디론의 『푸른 밤』, 케이트 서머스케일의 『로빈슨 부인의 불명예 :어느 빅토리아 귀족 여성의 사적인 일기』, 린다 리벨의 『거꾸로 매달리다 : 메리언 무어의 삶과 작품』 이 소개되고 있었으며, 그녀의 독특한 서평 스타일이 기록되고 있었다.

이 책에서 먼저 느꼈던 것은 낯설었고, 난해했다. 알 듯 말듯 내가 접해왔던 서평과 다른 그녀의 독특한 서평이 쓰여진다. 단순히 책 내용을 기술하는 것이 아닌 한 권의 책이 탄생되기까지 작가가 걸어온 길을 추적하게 되었고, 저서의 목적과 의도를 서평에 담아내고 있었다. 마치 한 권의 서평을 쓰기 위해서 , 먼역가가 한권의 책을 번역하기 위해, 온힘을 다하듯, 서펼가로서, 편집장으로서, 서펴을 쓰기 위해 한 작가의 전 일생을 알고 말겠다는 의지가 반영된다. 그래서, 디테일하면서,난해하고, 심도깊은 인상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자가의 배경지식이 나에게 없다는 것이 한계다. 이 책을 읽으면, 저자가 한 권의 서평을 쓰기 위해서,디테일한 서평 작업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일상과 작가의 시대적 배경, 그리고 책에 대해서 병행하고 있으며, 여느 서평과 차벼화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책이 아닌 일상을 말하고 있었으며,느낌과 배경,지식과 지혜가 혼재되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정작 책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알송당송하다는 것, 그것이 서평의 매력이며, 직업인으로서 서평가의 본연의 가치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기 시작하였다.그래서, 책에서 소개되는 서평은 쉬운 듯 하면서, 어렵다. 정답이 없는 문장속에 의미를 담아내면서, 절제된 자신만의 느낌과 책에 대한 감상평,여기에 저가가 책을 쓴 그 시점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가고 있었으며, 책이 쓰여진 시점에서, 동시대에 살았던 또다른 인물을 등장시켜서, 책의 의미를 풍부하게 해 준다. 우리가 강조하고 있는 인문학과 과학, 수학, 정치에 대해서,우리는 체계화된 이론과 함축된 경험과 일상으로 등장한다. 단편적인 이야기, 딱닥함이 서평을 통해 풀어 헤쳐 나가고 있었다. 서평이란 , 미역을 물에 풀어 놓으면, 크게 커지는 것처럼, 한 작가에 대해서, 심층적이로 파고 들어가면서, 비평과 차별화해야 한다. 작가가 책을 쓴 의도,그 책에 나오는 또다른 인물과 배경에 대해 적어가되,책에 대한 소개는 최소화하거나, 우회적으로 나열하는 정동에 그쳐야 한다는 것, 여기에는 다양한 형용사를 덧붙여서, 책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나가야 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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