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의 멘션s
탁현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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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션들은 지난 삼 년간의 나다. 내게 지난 삼 년은 그 어던 시간보다 바빴다. 한 달에 두 세 개 이상의 공연들을 만들었고, 글을 썼고, 방송에도 출연했고, 무엇보다 하루하루를 트위터를 통해 알리고 또 놀았던 시기다.인생에 몇 번의 전환점이 있다고들 하던데,지난 삼년이 내게는 두 번재 도 한번의 전환점이 아니었던가 싶다. 내가 나의 전환점을 어떻게든 기록하고 싶은 것은 내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6-)

지는 줄 알지만 싸우는 것은 '용기'이고, 이길 줄 알지만 싸우지 않는 것은 '고량'이며, 이길 줄 알고서 싸우는 것은 '지혜'라고 부른다. (-55-)

세상에서 가장 웃긴 것이 '100분 토론'이라던 김제동의 말이 생각난다. "도대체 멀쩡한 사람들이 매주 네 명씨이나 나와 100분 도안 토론하는데, 한 번도 결론을 낸 적도, 서로를 이해한 적도 없다." 결국 토론이란 논쟁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려는 것이라기 보다는 자기 잘난 척을 통해 스스로 만족하려는 것에서 조금도 더 나아갈 수 없는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이.... (-71-)

결국 이것이 어디 이명박의 문제랴, 그게 무엇이든 사회의 구조와 모순에 대해, 그 공고한 질서의 부도덕함과 불평등함에 대해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으로 그것들이 고쳐질 리는 없다.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는 이유는, 그렇게 하길 바라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고, 그 누군가가 바로 권력이며, 권력을 가진 자들이다. (-117-)

언제부턴가 그 남자는 '무명 여배우' 를 사랑하게 되었다. 주연배우들이 보면 하찮을지 모르지만 엄연한'배우'인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다. 대사도 없는 생을 사는 엑스트라 인생, 힘들게 헤쳐 나온 그 삶을 사랑하고, 조연과 주연을 꿈꾸는 그대의 미래를 사랑한다. 생각해보라.이 '무명 여배우'의 삶이 곧 그 남자의 삶이다. 어느새 중년으로 접어드는 쓸쓸한 남자의 삶이다. 그러나 씁쓸하지만 또한 아름답기도 하지. 삶속에서 만들었던 그 많은 기억들이 추억이 되고 그것들을 꺼내어 보며 사는 게 또한 삶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166-)

그 때 다시 윤도현 밴드는 단일 공연의 한 해 콘셉트로 갔었으니까. 월드컵이 대단하긴 대단한거야, 근데 그때 가장 많이 싸웠던 게 그거에요. 윤도현은 '월드컵 가수' 라는 얘기가 싫었어요. 저는 사람들이 당신을 알게 된 것이 결국 그것인데 그걸 그렇게 싫어하면 되냐. 그걸로 많이 싸웠죠. (-214-)

글쎄요. 자질구레한 일이야 매번 닥치는 거니까 그걸 얘기하고 싶지는 않고, 역시 그 문제죠. 공연으로 과연 세상이 바뀔까? 내가 이걸 잘 하고 있는 걸까. 나꼼수 공연으로 여의도공원에 10만이 모였는데,FTA 조항 하나 못 바꾼다면 그 10만의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고 갈등하게 되죠. 나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이런 생각, 차라리 국회의원 한 명의 바꿀 수 있는 것이 더 많은 거 아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왜냐하면 의식이란 끊임없이 흐르니까. 하나의 공연에 사람들의 마음이 모였다고 하더라도 그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어디로 갔는디 모르게 산산이 흩어져보이는 것도 사실이잖아욧. 그럴 때는 앉아서 절망하고,'정말 난 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들죠. (-268-)

탁현민의 맨션은, 트위터 맨션이다.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140자 이내에 트위터에 함축하려는 맨션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나의 고민과 걱정, 근심이 누군가에게 변화의 씨앗을 틔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모여서, 세상을 바꿔 나간다. 이 책은 저자의 생각과 정치적 견해와 사유가 담겨진 것이며, 우리가 바꿔야 하는 의지 이전에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나침반, 등대가 되고 있었다. 정치에 관심 가지고,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부패와 분열의 씨앗이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고찰하고, 성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회의감이 들게 된다. 공연기획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이 엔터테인먼트인지 ,정치 평론가인지 모르는 그 애매한 위치와 상황에 대한 탁현민의 시선이 그려지고 있었다. 2012년 격렬했던 광우병 사태,그들의 정치적 행위가 되어버린 공연이 큰 울림이 되고, 그 안에서 사람이 모이면서 ,평화로운 광장이 형성되었다. 물론 사람과 사람이 모이게 됨으로서, 각자 자신만의 목소리를 키워 나가게 되는데, 탁현민은 그 안에 숨겨진 부작용을 예견하고 있었다. 사람이 모이되,그것이 순수한 동기와 열정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그 구심점이 사라지고, 세상을 바꿔 나가지 못한다면, 다시 그들은 모이려 하지 않을 것이고, 광장의 목적과 철학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무너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정치 고관여자들이 일으키는 사회적 파도와 연대가 여론이 되고, 논쟁이나 비판이 되지만, 상대방에 대한 이해하려는 노력, 함께 연대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세상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 이 책에서 권력의 속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으며, 박근혜 탄핵 이전 우리 사회의 탄핵 촛불 운동이 시작될 수 있었던 시민들의 생각의 구심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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