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자연주의자의 일기 - 지구에 무해한 존재가 되고 싶은 한 소년의 기록
다라 매커널티 지음, 김인경 옮김 / 뜨인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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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운동장, 집 주변의 길, 어디에서나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심장이 요란법석을 떨며 가슴을 두드려 대는 일이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생명체들을 모면서 자연의 리듬감을 느끼고 매 순간에 몰입하며 각기 다른 파동이 나에게 스며들도록 한다. (-52-)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플라터너스 나무들이 만드는 그늘 아래서 우리는 숲이 참 시원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이리저리 흩어진 빛이 우리 주변으로 밝게 퍼졌다. 로칸은 계속 걸었고 나도 팔과 다리가 나름의 박자에 맞춰 움직이는 것을 느끼며 성큼성큼 걸었다. 그러자 발을 내디딜 때마다 리듬감이 생기면서 곧 뮤지컬이 시작될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123-)


해가 천천히 기울면서 불타오르는 듯 강렬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생명이 대지의 자장가를 들으며 조금씩 시들어 가는 때에 우리 발 아래쪽 땅속에서 고개를 내미는 것이 있다. 어둠 속에서 스스로를 엮어 열매를 맺는 균사체 가닥이다. 균류는 숲의 열매다. 우리는 이런 보이지 않는 존재가 지구의 생명체들에게 없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매일같이 그 위를 걸어 다닌다. (-172-)


어둠이 자라면서 빛의 소중함이 커져 간다. 밤은 낮을 훔칠 정도로 자신의 절박함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밤은 정원의 노랫소리를 빼앗아 갔다. 동시에 여름의 풍요로움에 가려 있던 장소들을 드러내 보여 주기도 한다. 나는 새로운 장소를 살펴 뒀다가 빛이 사라지면 그곳에 숨기도 한다. 들판에서는 아직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우리는 다운패트릭의 쿼일 가으로 가서 노래를 감상하기로 했다. (-224-)


요즘 들어서 50대 중년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 가 있다.그 프로그램은 도시의 각박함을 피해,자연과 벗하고 싶은 중년 남성의 심리가 담겨져 있었다. 복잡함과 번잡함 속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읽어 버리지 않으려는 속성은 그 프로그램이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이다. 한편 다라 매커널리의 <15살 자연주의자의 일기>는 독특한 주제와 독특한 삶을 가지고 있었다. 가족 대부분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었던 다라 매커널리의 가족조차 자폐 스펙트럼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 나타나고 있었으며, 세상이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선입견, 편견)과 자신이 자기를 들여다 보는 것에 대한 차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 심리가 도드라지고 있었다. 자연은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있으며, 선입견이 없고, 생존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었다. 인간처럼 나태하지 않으며, 항상 부지런하고, 새로운 가치를 얻으려고 매순간 치열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있다.살아가는 도안 최선을 다하여, 생명을 인태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속에서 샘솟는 생명과 행복, 햇살이 주는 궁극적인 목적을 이해한다면,우리가 점차 자연에 가까운 삶을 추구하고 있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즉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저자는 어린 나이에 자연주의자가 되고 싶었는지, 자연주의자가 되면서,바뀐 일상, 인생의 근본적인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서다,.남들이 놓치고 있는 자연 속의 지혜들이 책 속에 있었으며, 세상에서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들을 우리 스스로 놓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의 삶과 저자의 삶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 하나하나 이해하면서, 인간 스스로 자연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면서, 지구 생테계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며, 내 삶을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다.즉 도시인으로서 살아가면,자연은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이 없으면, 지구가 없으면, 인간은 위태로운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으며, 산책을 좋아하는 저자의 삶이 나에게 어떤 변화의 씨앗이 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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