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플스 호텔
무라카미 류 지음, 정윤아 옮김 / 큰나무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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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무언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나는 상황은 잘 이해하지만 책 속의 인물들의 감정은 늘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이 왜 그렇게 느끼는지, 어째서 그리 생각하는지 내가 단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의 폭풍은 앞으로도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루키에 열광하고 그의 소설에 심취했던 것도 그의 인물들은 내가 이해할 수 있고,
빠질 수 있는 몇 안되는 것들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내 속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커다란 우물과 단단한 거북의 껍질....

류의 이야기 속의 '소인들이 살고 있다는 귓속'이나
뭐든 빨아들여 없애버리는 '블랙홀'을 존재하게 만든 전쟁같은 것들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도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가 않았다.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소설을 쓰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정의내리고 있는 걸까, 하고...
 

전의 코엘료의 '오,자히르'에 나오던 것처럼
소설은 작가의 의지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에 의해 쓰여지게 되는 걸까?
자신의 생각, 의지, 그리고 온갖 감정들...
이러한 것들을 모두 느끼고 사는 사람이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지 않을까...
내가 모든 것을 느끼고 사는 사람이라면 예민한 신경을 견디지 못하고 미쳐버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류를 보면 느껴진다.
천재이거나, 제정신이 아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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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보는 내내 '래플스호텔'이라는 영화가 보고 싶었다.
영화를 소설화 했기 때문인지

이것을 영화로 만든 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이런 장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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