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MB 시절에도 물론) 시기 비록 재외에 있을지라도 한국 사회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여러 분야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참여'하고자 했던 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한 책. 서재정(1장), 이현정(9장) 교수의 글은 특히 읽어볼만 하다. 미수습자 분들에 대한 조속한 수습과 함께, 이 책이 말하는 것처럼 국가와 정부의 구조 방기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 이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출발점에는 세월호 참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광주민중항쟁을 당시 열흘동안 낭송된 시, 외쳐진 구호, 들렸던 음향, 불리운 노래, 배포된 유인물, 진행된 집회를 중심으로 알려주는 책. 현장의 사람들이 어떻게 투쟁했는지 수많은 당시 자료들을 통해 보여준다. 민중들이 거리에 남긴 목소리들을 직접 보며 느끼는 감동이 있다. 투사회보, 민주수호 범시민궐기대회, 항쟁공동체에 대한 내용은 특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 위대한 항쟁에 대한 진정성 있는 연구서라,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북미공방을 제국주의, 체제 갈등, 불량국가 등의 틀이 아닌 대륙과 해양의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아편전쟁 이후 동아시아 역사와 국제 정치를 조망하며 살핀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접근 방식을 통해 국가들의 행동과 그 의미를 파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논리 전개에 다소 비약은 있지만 묘하게 읽어볼 만하고, 한국의 친미 지배세력 청산이 중요하다는 결론에서의 제안에는 어쨌든 공감했다.
모든 단편들이 가슴을 강하게 치는 묵직한 무엇을 하나씩 품고 있다. 참사 그날 그리고 그 이후, 진실을 향해 인간다움을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이들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 아름다운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졌으면 한다.
남북을 가르는 분단을 넘어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보려 했고, 지긋이 나이가 든 지금에도 그 꿈과 이상을 여전히 놓지 않은 철학자 송두율의 자전적 에세이. 그간 자세히 알 수 없었던 그 주변의 사람들과 여러 사건들을 통해 치열했던 그의 삶을 그려볼 수 있다. 낙관을 여전히 견지하는 삶의 태도와 사회에 대한 여전히 카랑카랑하고 뜨거운 관점 및 분석이 인상적이다. 이런 사람 혹은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직되고 폭력적인 지금 이곳의 상황을, 우리는 청산해야 할 적폐라 말해야 하지 않을까? 그의 소망처럼 집단적 단수로서의 <경계인>이 꼭 우리 역사에 조만간 출현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