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혼자를 기르는 법 1~2 세트 (완결) - 전2권
김정연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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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따라 굉장히 의미 규정이 달라지는 게 개인과 집단의 관계일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그 부정적 관계에 대한 재정립이 실질적으로 모색되고 있는 요즘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참 좋은 책. 혼자로 자립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이 여럿이 함께와도 잘 살 수 있다. 존엄한 인간에 대한 존중이 개인과 집단의 시작이기 때문이다(자기밖에 모르는 게 아니면, 자기 귀한 줄 아는 사람이 남도 귀하게 여긴다). 문제는 혼자를 기르는 정당하고 보장받아야 할 건강할 권리를 치열하게 찾고 지켜야 한다는 것에 있다. 그속에서 분투하는 요즘 2030 세대 무산 계급 노동자들의 삶의 모습이 잘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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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애정 - 여성 작가 16인의 엄마됨에 관한 이야기
도리스 레싱 외 지음, 모이라 데이비 엮음, 김하현 옮김 / 시대의창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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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여성 작가들의 엄마됨에 관한 이야기들. 특히 출산과 육아가 이들의 삶과 감정에 끼치는 양가감정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케 된다. 분노가 더 큰 글도, 반대로 애정이 더 큰 글도 있다. 개인적으로 제인 라자르, 앨리스 워커, 어슐러 르 귄 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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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공녀 강주룡 -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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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인간의 삶과 투쟁을 그렸다. 책 속의 빛나는 감동적인 구절들은 그러한 모습을 표현하거나 묘사한 부분들. 일본 군국주의, 노동 비존중, 여성 억압이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문제가 많은 지금과 겹쳐 생각할 수밖에 없다. 어찌보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과 유사한 기획(하지만 역사관과 고증에서 업그레이드 된)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올해의 소설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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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화 이후의 도시 - 사회주의 도시에서 미래를 찾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30
임동우 지음 / 스리체어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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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재생의 관점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 도시를 계획함에 있어 사회주의 도시 철학, 특히 평양에서 배워야 할 점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생산/노동과 주거의 결합, 자본 이윤이 아닌 거주자 생활을 우선하는 도시 자립성이 그 핵심이다. 부동산 문제와 경기 침체로 인한 국가/도시의 위기에 처한 우리가 특히 생각해볼 것들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도시 철학은 매력적이고, 기술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도 좋다. 반면, 기술 진보 그 자체에 너무 낙관적이어서 책에서 말하는 미래의 노동이 비현실적이라는 인상도 받았다. 남북 학술 교류 차원에서 보자면 이 책처럼 북한의 긍정적인 부분은 거리낌없이 자유롭게 남한에서 배우고자 노력하고 그 반대도 이루어져 남북이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겠다(다만, 북한의 최근 모습을 자본주의화로 단언하는 내용은 다소 섣부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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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은 영구화하는가 (양장) - 군사동맹에서의 군사력, 이해관계 그리고 정체성
서재정 지음, 이종삼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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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을 제외하면 300쪽 분량의 책이지만, 지금까지 접해본 그 어떤 책보다도 <한미동맹>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보여주기에 주력하지만, 경청하고 생각케 된다(이렇게는 북플에 잘 쓰지 않는데, 괜찮은 책이라 아래에는 간단한 책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역사상 군사동맹이 수십 년 간 지속된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2차 대전 패전국 독일, 일본을 제외하면 수십 년 동안 외국 동맹 군대가 대규모로 주둔하는 경우는 없으며, 군 작전권을 행사하고 방위비분담금이라는 보조금까지 받으며 국가 내부(한국)에서 반발이 거의 없는 ‘한미동맹‘은 세계 역사상 특수한 현상이다.
군사적 이유로 시작된 한미동맹은, 이미 한미연합군의 군사적 능력이 북한보다 훨씬 우세함에도 불구하고(지난해 북한의 이른바 ‘국가핵무력 완성‘은 이러한 불균형 속에서 북한이 미국 본토 공격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상호 공멸‘의 가능성을 새롭게 확장시켰다고 볼 수 있다) 그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외려 확장되었다(군사력 부분을 저자는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했다. 부록에 실려 있다. 큰 장점이다). 저자는 이를 동맹의 자산 특수성(물질적, 인적 구성 자체가 자산이 되어 독자적인 생명력을 갖는 것)과 정체성 정치(공동의 ‘적‘ 또는 ‘문제‘를 기본으로 하여 국가적 차원의 기구 운영 및 법, 제도를 통해 형성하는 스스로에 대한 인식)에 의거한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 분석했다. 특히 핵심이 되는 것은 정체성인데, 이는 물질적인 사실에 근거하기보다 이를 표상화(해석)하는 기관과 제도에 의해 결정된다(책은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유엔사의 형성, 한미연합사의 구성, 인적 네트워크, 무기 체계, 방위산업체 현황, 담론 형성 체계 및 내용, 기관 및 법제도-즉 국가보안법부터 북한에 대한 미국 주도의 제재 체계까지- 예로 들어 치밀하게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미동맹을 유지시킨 핵심 정체성은 적국이자 타자이자 비정상으로 상정된 북한 정체성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미동맹의 미래는 새로운 시대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될 것인가? 대변혁인가, 영구화인가? 결국 핵심은 한국이 ‘남북한을 결합하는 민족적 정체성과 미국과 연결되는 동맹 정체성 결속의 줄다리기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줄다리기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2002년 미군 장갑차 중학생 사망 사건과 촛불시위 과정에서부터 분명히 표출되기 시작했다.

2010년에 나온 책이지만, 2018년 시국이 정확히 이러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남북, 북미 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예전의 제도는 이에 반발하고, 대중은 새로운 정체성에 호응하기 시작했다. ‘공동의 적‘과 관계 개선이 시작되면서 ‘정체성‘은 변화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근본적인 질문이 시작되어야 한다(저자의 표현을 빌려보자면 ‘담론의 충돌‘과 ‘동맹 비용과 혜택‘에 대한 논쟁이 겹쳐야 하는 게 지금 시국일 것이다). 남과 북이 가까워진다면, 한미동맹은 유지되어야 하는가? 그럴 필요가 있는가? 없다면 또는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파기인가, 변경인가?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예전 미국의 주류 정치인들처럼 동맹 비용을 유지할 생각이 있는가? 일본, 중국 때문에라도 한미동맹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남북 관계 개선과 미국의 전략을 고려한 주장인가, 그렇지 않은가? 방위비분담금과 사드로 파생되는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한 직간접 비용은 한국에 득인가, 실인가?

시대는 바야흐로 촛불시민들에게 국가 안보와 한미동맹이라는, 지금까지 제대로 논쟁된 적이 없는 영역까지 민주주의의 의제로 사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술서라 약간 어렵긴 하지만,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저자의 또 다른 새로운 연구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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