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1940년의 독립운동사를 역시나 광범위하게 기록했다. 특히 이 시기 가장 치열했던 독립운동은 동북항일연군과 관동군의 ‘전쟁‘일 텐데, 저자 나름의 시각으로 진솔하게 기록했다. 그 시기 만주에서의 무장투쟁은 일제가 수만의 병력을 동원해 반드시 토벌하려고 한 상당히 위력적인 것이었다. 분단으로 인해 아직까지 제대로 된 평가와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광복 후 75년이 지난 지금, 이제 독립운동사는 통일-민족적 차원에서 분단을 극복하여 기억되고 정립되어야 한다. 6권뿐 아니라, 역사서 《35년》 시리즈는 전체적으로 그러한 방향성에 잘 부합하는 수작이다.
일종의 독립운동 백과사전 같은 성격의 책이다(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고 감동적인 특징이다). 저자는 독립운동사이자 매국반민족사에 대한 충실한 기록 사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제대로 기록되지 못한 역사를 모두 찾아 남기는 것으로 정의를 바로세우겠다는 뚝심과 기억되어야 할 선열들의 삶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느껴지는 작업이다.5권에서도 한인애국단, 신채호, 이재유, 독립군, 항일유격대 등 다양한 독립 투쟁의 양상을 잘 기록했다. 6-7권에서는 분단으로 왜곡되어 남쪽에서 사라진 1930-40년대 만주를 중심으로 한 해방까지의 사회주의 및 통일전선 독립운동사 복원이 본격적으로 나올 듯한데(5권에서 운을 띄웠다), 주목된다.
제목 그대로 기초 교양 차원에서 서양 페미니즘의 인물, 역사, 사건 등을 다룬다. 전체적인 흐름을 공부할 수 있다. 특이한 일러스트가 책을 손쉽게 읽도록 돕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공부하듯 읽는 책이다.
2018년의 감동은 어째서 2020년의 파국으로 변했는지 찬찬히 사실을 짚고 대안을 제시한다.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이야기하는 책. 이를 위해 특히 한국이 해야하는 것들을 짚었다는 장점(지금까지 잘못했던 것들과 함께)이 있고, 비핵지대화 과정에서 쟁점 또는 정리되어야 할 사안들도 제시했다. 사실상 미국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짚었으면서도, 결론은 북한의 양보에 많이 기대고 있는 것에 다소 어폐가 있고, 문재인 정부의 표리부동은 명확히 짚었지만 미국 사대적 행보에 대해서는 딱히 다루지 않은 건 아쉽다. 그럼에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지난 2~3년을 복기하고 지금 해야 할 일들을 건설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반갑게 잘 읽은 책이다.
전임 정부의 녹색성장과 창조경제를 혼합한 문재인 정부의 160조 사업 한국형 뉴딜이 공표된 지금, 디지털로 포장한 구시대적 성장 담론의 한계를 짚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의적절한 내용의 책이다. 일반인은 디지털을 통제할 수 없다는 허무주의적 생각을 극복하고 시민적 주권을 누리기 위한 새로운 시대의 디지털 문해력을 갖는 건 무엇보다도 인간과 자연, 사회와 노동, 공공성에 대한 통찰력과 전체적 시야를 확보하는 것임을 역설한다. 단순한 소비자 정체성으로는 현재와 미래의 우리의 세계를 개선시킬 수 없기에, 나의 삶과 노동과 정치의 정체성과 주체성이 중요하다는 것, 기술 역시 사회의 일부일 때 가장 적절한 지위를 갖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시국에 대한 아주 적절한 비판적 비평서다.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