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경제학의 방법을 인정하는 범위에서 그 미래상을 180도 뒤집어버린 피케티를 다양한 시각을 가진 한국 경제학자들의 인터뷰로 분석한 책. 간단명료하게 피케티 이론을 설명한 이준구의 글, 이상헌(노동), 이강국(신자유주의), 강병구(조세) 인터뷰가 특히 좋다. 불평등한 한국의 현실을 놓치지 않으려는 기획자의 뚝심이 느껴진다.
개천에서 (우물안) 용 나던 시절마저 끝난 공간 서울(한국) 관찰기. 저자 지인의 평처럼 애매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지만 아래에 속한 사람들에게 빨대를 꽂고 `흡혈`하는 스산한 체제의 속살을 일상을 통해 선명히 보여준다. 서울의 시초축적을 알 수 있고 능력주의 신화 붕괴로부터 자본주의 내적모순을 유추할 수 있는 4장이 가장 흥미로웠다.
도발적인 제목에 비해 시선은 무척 보수적이다. 오히려 기존 세계질서에 대한 도전적 시각들을 고정관념이라고 종종 말한다. 그래도 제목은 잘 지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뉴스를 의심해야 세계가 보인다. 세상을 의심할 때, 진실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
함께한 시공간을 매개로 `그`들의 슬프고 기쁜 삶을 `잇는` 인터뷰들. 함께 살자고 절규하는 사회적 약자, 평범한 이가 곧 투사였고 비범한 영웅이었다. 그만큼 `노동`하며 사는 평범한 사람의 삶에는 깊고 맑은 이야기들이 이미 있다. 오늘도 꿋꿋이 굴뚝에 올라있는 그들을 응원한다. 개인적으로 2014년 가장 기억에 남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