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한 한국사: 외세와의 대결 편 - 한반도의 전쟁과 영웅, 무기와 전략 그리고 숨겨진 이야기들
도현신 지음 / 시대의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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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테마의 상식 교양 도서를 꾸준히 내온 저자의 신작. 한국사 속 전쟁을 속성으로 그러나 얕지는 않게 알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공부하듯 보면 괜찮다. 전쟁만큼 인간 집단의 생사존망에 큰 영향을 끼친 일이 많지 않고, 그만큼 인간의 의지가 강력 투영되는 행동인 만큼, 역사 이해에 있어서 전쟁은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다. 알아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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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약탈 국가 - 아파트는 어떻게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이 되었는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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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보수와 진보(《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표현으로는 구보수와 신보수, 여기서 보수는 적폐의 동의어)를 가리지 않는 최상위 개념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를 다수에 대한 약탈과 착취의 차원에서 다뤘다. 워낙 다양한 분야를 다뤄온 저자의 특성은 특유의 성실성에 대한 감탄과 내용의 깊이에 대한 의심(?)을 동시에 불러일으켜왔다. 좋았던 책도 있었고 별로인 책도 있었다는 말. 이 책은 아주 좋은 쪽이다.
부동산(주로 집값)의 정치경제적 성격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들의 ‘말‘에 길지 않은 코멘트 형식의 글들이 70여 개 모여 책으로 묶였다. 약간 산만할 수도 있고, 약간 깊이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부동산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속 시원하게 내용을 훑어볼 수 있다. 깊지도 않지만 얕지도 않은데 주장은 명확한 상황에서 형식을 잘 선택해 구성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자신 있게 국민 대다수를 패배자로 만드는 상류층의 ‘부동산‘을 ‘착취‘라고 규정하고 내용을 전개한 게 매력이 있다. 무주택자가 절반이 안 되니 뭐니 하는 이야기들로 부동산은 ‘보편적인 국민의 욕망‘에 기대어 유지되는 시장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얘길하기 민망할 만큼 무주택자, 비수도권 거주자에 수도권의 여러 1주택자들도 모조리 좌절시키는 양극화 확산의 기제라는 게 명확해진 상황이다. (이 책이 지목한 문제 증폭 또는 폭발 원인 제공자는, 당연하게도 문재인 정권이다. 적극 공감한다.) 부동산이라는 경제 블랙홀을 제대로 건드리지 않으면 민생 현안 해결 범위는 한계가 클 수밖에 없다.
중요성에 비해 정치사회 분야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던 주제를 정면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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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
강양구 외 지음 / 천년의상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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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 대한 매서운 비판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촛불‘ 이후 정부이기 때문에, 수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했고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집권 4년차, 수차례 선거에서 승리를 거듭했음에도 실질적인 성과는 없을 뿐더러 이전 정권과의 정책적 차별성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사실상 여야의 싸움이 지배계급의 주도권 다툼일 뿐인 상황에서, 정권의 지지자들 속에서는 팬덤을 통한 방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점들에 대한 대담 모음이다.
김경율, 권경애 대담자가 주도하는 4, 5장의 조국 펀드 및 재판에 관한 내용이 가장 볼만했다(코링크 하나가 이 정도면, 라임 옵티머스 VIK 신라젠에는 누가 어떻게 끼어 있을까?). 팬덤 현상에 대한 비판도 매우 공감.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그리는 총체적 난국(부동산이든 남북관계든 노동이든)에 대해서는 분야별로 전혀 구체적으로 파고들지 않아서, ‘쟤들 나빠‘라는 말만 반복되는 느낌이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보다는 586을, (철학과 뿌리가 동일한) 참여정부보다는 되도록 현 정부를 비판하는데, 이로 인해 표현 강도에 비해 방향은 온순해졌다. 서민, 진중권 대담자의 발언이 가장 많은데, 이들의 비전도 별 거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반면 강양구 대담자의 의견은 여럿 공감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누구의‘ 민주주의를 끝장내고 있는가가 핵심일 텐데, 그에 비교하여 이 대담들은 ‘누구‘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 것일까. 그 부분에서 의미와 한계가 나오는 듯.
어쨌든 이러한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고, 앞으로는 더 구체적인 비판들이 진보적인 방향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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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20-08-31 1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플로우님께는 거의 처음 댓글을 남기는 듯 합니다 ^^ 우리나라의 정치적 민주주의에 관해서 할말이 많지만 지금 벌어지고 일련의 과정들, 즉 자기들을 보수라 지칭하는 종교계와 온건한 진보적 민주 정부에 할말을 하겠다고 나서는 수많은 직종의 사람들 물론 이들의 진정성을 일일이 부정하고 싶진 않습니다만 보수 정권이라는 전정권에서 당시 정부에 반하는 촛불 시위라도 이들이 했을까요. 한국 정치는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이념식 편가르기에 매몰되어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선진국이라는 국가들 내에서도 기득권과 일반 시민들간의 긴장 관계가 있는데 한국은 오히려 계급적으로 봤을때 기득권을 지지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이데올로기를 다른 식으로 받아들여 이러한 상황이 구축된 것이 아닌가 하는데요. 저는 보수 정치인들이나 극우에 있는자들이 민주주의를 별로 안 달가워한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근래 대중 정치에 대한 일관된 부정적 의견을 노태우 정부 시절부터 유지하고 있거든요. 전세계적으로도 과두제를 하고 싶어하는 기득권 엘리트계층의 시스템적 추구를 위한 정치와 경제에 대해 자신들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 엄중한 시기에 우리나라는 이념에 의한 편가르기에 온통 매몰되고 있으니 분단 국가라는 특수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현상황에 대한 개탄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 글에 참여한 집필진들이 과연 진정성이 어디에 있는지는 자신들만이 알겠습니다만 온건 민주 정부에 대해서는 더 강도높은 비판이 필요하다는 식의 논법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할 수 밖에 없네요.

ENergy flow 2020-08-31 23: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네, 안녕하세요~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이 책은 별 세 개 정도의 평가입니다. 시시하기도 하구요. 다섯 저자에 대해서도 각각 꽤 다르게 생각하구요.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면, 저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현재의 여야 대립은 (민주 대 수구가 아니라) 신보수 대 구보수‘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현 정부를 ‘온건 민주‘라고 하기엔, 이미 시대가 많이 변했고 그들도 아주 많이 변했다는 생각입니다.
 
35년 7 - 1941-1945 밤이 길더니… 먼동이 튼다, 완결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7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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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를 동시에 민족 독립 투쟁의 시기로 보고 충실하게 친일과 반일의 역사를 기록한 시리즈의 마지막 권. 전시동원체제 속 친일세력의 확장(정말 많다)과 활동(책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이 극도에 달하고(만주군 장교 그룹 등 그들의 상당 수는 대한민국 의 친미독재 지배계급이 된다), 대중의 저항은 산발적일지언정 급진적인 양상을 보이며 폭발의 가능성을 보인다. 독립운동가들은 한계는 있을지언정 나름의 위치에서 해방을 예견하고 준비한다. 이러한 구체적 양상들을 보면, 우리 민족은 자주 독립 국가를 운영할 의지와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고 일제 패망에 나름의 역할을 했다(근본적으로는 민족 자주권 자체가 이러한 전제가 필요 없는 양도 불가능한 기본권이다). 우리 스스로의 과거와 실체를 알지 못하는 여전한 현실은 일제 강점기의 현재적 영향력을 입증한다. 이는 무엇보다도 분단과 냉전에 의한 역사 왜곡이 사회의 기본 값으로 통용되는 것에 기인한다. 이 시리즈는 사실을 성실히 기록함으로써 그 기본 값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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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6 - 1936-1940 결전의 날을 준비하라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6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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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1940년의 독립운동사를 역시나 광범위하게 기록했다. 특히 이 시기 가장 치열했던 독립운동은 동북항일연군과 관동군의 ‘전쟁‘일 텐데, 저자 나름의 시각으로 진솔하게 기록했다. 그 시기 만주에서의 무장투쟁은 일제가 수만의 병력을 동원해 반드시 토벌하려고 한 상당히 위력적인 것이었다. 분단으로 인해 아직까지 제대로 된 평가와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광복 후 75년이 지난 지금, 이제 독립운동사는 통일-민족적 차원에서 분단을 극복하여 기억되고 정립되어야 한다. 6권뿐 아니라, 역사서 《35년》 시리즈는 전체적으로 그러한 방향성에 잘 부합하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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