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에서 북한과 중국의 경계를 연구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한국사람, 북한사람, 북한화교, 조선족의 삶의 양상을 연구한 책. 공존의 가능성을 현실로 보여준다는 점은 좋지만, 보따리장수와 술값내주기까지 예가 되는 교류의 현실은 다소 과장하여 의미를 부여한 듯. 뉴스의 대북소식통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시사하는 내용이 포함된 7장이 흥미롭다.
재일 코리안 여성들과의 인터뷰 모음. 가난과 고생을 당당하게 자랑하는 할머니들의 삶에 대한 자신감이 감동적이다. 일제 강점기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일본에서 살게된 이들이 겪은 민족적 계급적 성적 차별은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의도한 구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송신도 할머니 편까지는 주로 민단과 연관된 분들이고, 그 이후로는 총련과 연관된 분들이다.
신영복 선생님의 주옥같은 글과 그림을 모아 다시 펴냈다. 선생님께서 병상에서 추리고 보완해주신 원고들인만큼, 세상사람들에게 꼭 남기고자 하셨던 이야기들이 오롯이 있는 느낌이다. 언제나 역사와 시대를 품은 사람이 더불어 함께 일구는 희망을 이야기하셨던 영원한 청년 신영복 선생님을 가슴깊이 추모케 된다. 편집자와 출판사의 저자에 대한 예의와 성의가 여러모로 느껴지는 책인 점도 감동을 더한다.
진보조차 효율과 결과 중심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건 아닐까? 저자가 말하는 패배가 보일지라도 초연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아름다운 우직함이 진보의 근본이 되는 `인간다움`일 것이다. 진정한 지식인은 세상에 직면하여 운명적으로 양심을 지키는 이라는 점에서 시의 세계와 통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4, 5, 8장이 특히 좋았다.
1955년본, 1948년본, 시인이 후배에게 남긴 육필원고 복사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육필 원고 복사본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나같은 한자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독자들을 위한 구성물들이 있으면 더 좋을듯. 한일 위안부 합의나 국정교과서 문제로 일제강점기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요즘, 일제에 의해 옥사한 청년 시인의 삶을 시와 함께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