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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질서 - 우주 안의 나, 내 안의 우주
줄리앙 샤므르와 지음, 이은혜 옮김 / 책장속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지은이는 프랑스인, 이렇게만 생각하면 좀 멀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국인이며 『웰씽킹』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켈리 최와의 인연을 생각하면 갑자기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프랑스에서 외국인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다가 켈리최를 가르치게 되고,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그녀의 직원이 되어 프랑스 전역에 40여 개 스시 체인점을 내게 되었다는 것은 이 책을 내게 된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지만,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저자의 우주적 경험으로 보면, 그래서 이렇게 내가 읽게 되는가 하는 신기한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초입은 매우 자주, 대부분 거의 끝까지 ‘외계인’, ‘UFO’, ‘영적 교신’ 등의 단어가 매우 빈번하게 등장한다. 꿈많고, 야무진, 흠결 없어 오히려 불안해 보이고 어느 세계에라도 연결되어 그 지경이 정해져 있지 않은 청소년 시절의 다양한 생각이 어우러지면서 그의 형과 친구, 오렐리와 소피와도 UFO 목격을 공유하고, 소피와는 채널링이라는 영적 교신을 놀이처럼 즐기며 고교 시절을 보낸다. 외계인의 방문은 날마다 잦아지고, 눈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선명하게 그들의 존재를 느끼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머릿속에서 ‘보이는 세계’와 ‘느끼는 현상‘ 사이의 다툼을 벌이는 현장을 적나라하게 적고 있다. 밤에 불을 켜고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도 누군가 있는 듯한 느낌을 넘어서 그들의 존재감과 숨결을 느끼게 되고, 현실과의 괴리감이 점차 커지고 마침내는 자신의 인생을 찾기 위해, 마지막에 저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균형‘을 잡기 위해 이별 선언도 하게된다. 그들과 나누던 ’집합의식‘ 현상이 훗날 그가 초자연의 세계에서 체험하는 ’자기소멸‘ ’우주의식‘의 첫걸음임을 고백한다.
대학교 2학년이 되면서 서서히 그들의 존재를 모른 척하고 현실 생활에 집중해간다. 외계인과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파동, 이미지, 감각, 의미로 정보를 느끼는 형태의 소통을 하였고, 그들의 속삭임으로 우리 인간이 자연환경에 얼마나 몹쓸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몸소 체험한다. 그들과의 소통을 통해 빛, 물질, 의식,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파동임을 알게 된다.
그에게 있어 외계인은 우주적 존재였고, 그 존재는 그의 모든 경험을 동양적 관점에서 수용이 가능하리라 여겨진 10여 년 넘게 교류한 일본인 친구를 통해 도쿄 대담회를 갖도록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왔고, 모두에게 공유하게 이끌었으며, 이 책의 출간까지 도모하게 된다.
외계인이라니? 믿기지 않는 그의 경험은 불안정한 고교시절에 시작되었으며, 그와 공유한 고교 친구 외에도 영적 체험을 나눈 다른 이들, 특히 자세히 언급한 안나라는 여인도 매우 불안한 상태임을 인정하면 그의 모든 체험이 정신적 균열에서 흔들리듯 흘러나온 불편한 증상일 듯도 싶다. 그러나 그의 우주적 체험으로 드러나는 변화된 심경과 남을 도우려는 의식의 변화와 균형을 찾으려는 모습은 매우 바람직하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경계 없는 관점, 결국 우리 자신도 외계인이라는, 인간체험을 하는 우주, 내가 곧 우주라는 견해에 크나큰 감동을 받았다. 그의 말대로 “영혼의 힘을 현실에서 쓰려면 ’안정‘ 보다는 ’변화‘의 관점이 중요하다”는 가능성의 범의를 넓히는 그런 마음가짐이 더 중요할 것 같다.
“마음으로 본 우주는 빛나고 있었다. 생명으로 빛나고 있었다. 우주 여기저기에서 생명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고, 수억 개의 영혼이 모여있는 우주의 한 면을 몇 번이고 관찰했다. 내가 본 우주에는 파도가 춤을 추고 있었다. 머리만이 아니라 가슴으로, 마음으로 인생을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마음은 우주로 가는 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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