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연금술사 -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미야자키 신지 지음, 박수현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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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학, 언어학연구과, 공학연구과, 문학부, 신학부, 법학부 및 상학부 과정을 수료하여 7개의 학위를 보유하고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6개 국어를 마스터했으며, 133개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60권의 번역서를 출간한 일본 작가 미야자키 신지의 <시간 연금술사>는 '시간이 없어서 못 한다'는 말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 시간 강탈자

하루 24시간은 변함이 없다. 시간을 늘릴 수 없다면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일상에서 무심코 하는 일에 시간 강탈자가 숨어 있다. 나의 시간을 빼앗는 시간 강탈자를 찾아서 과감히 없애라.

시간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무심코 하는 일이 바로 '시간 도둑'이다.

* 시간의 연금술

꿈을 실현하기위해 필요한 일을 할 시간을 일상에서 찾아내는, 매우 다양한 방법을 접할 수 있다. 시간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태의 변화만 존재한다고 어느 철학자의 말인지는 분명히 밝히고 있지 않지만, 그에 따르면 객관적으로 같아 보이는 시간도 목적 의식적으로 하루하루 변화무쌍하게 노력하며 사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매우 천천히 흘러가는 듯하고, 변화가 적고 멍하니 하는 일이 없이 나날을 보내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바로 그 점이 시간의 연금술사가 되는 기로인 것 같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즐거움’과 ‘자신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일’을 합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석이조로 시간을 벌어 쓰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욕망의 부추김에 넘어가는 것이다. 과제를 해야 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TV 리모컨에 손이 가는 것 같은 경우이다.

* 마음이 흐트러지는 일에서 멀어지라

‘욕망은 시간의 폭주를 부추긴다’는 것을 바로 알아채야만 한다. 때문에 욕망이 우선적으로 생기지 않도록 하고, 생길 때는 조금 참아보면 하고싶은 일을 할 시간이 결국에는 늘어난다는 것이다. 결국 마음을 흩뜨리는 일을 멀리하라는 것이다. 더욱 저자가 강하게 주장하기로는 “숨어 살라”고 한 에피쿠로스의 말을 인용한다.

“물리적으로 ‘숨어살라’는 것이 아니다. 너무 많은 일에 연루되면 마음이 흐트러지므로 이를 피하라는 뜻이다.”

저자는 한번 더 강조한다. “마음이 흐트러질 수 있는 일에서 멀어지면 그만큼 차분하게 살 수 있고, 좋아하는 일에 몇 배는 더 몰두할 수 있다.”

* 상대를 배려하면 내 시간이 줄어든다

'남을 위해 내 노력과 시간을 쓰지 마라.' 여기에 ‘이렇게 까지나!’하는 부분이 있으니, ‘상대를 배려하면 내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모임에 대해서는 적당히 의리 없이 굴자고 한다. 핵심은 적당히 거절한다는 점이다. 너무 무리해서 의리를 지키지 않아도 되고, 마음이 가는 만큼만 사람과 어울리라고 조언한다.

억지로 하는 개념으로, 그야말로 모래 위에 누각을 짓는 노력은 절대 엄금이다. 실현 가능성이 50% 이상인 일에 매달리라고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쏟은 정성에 절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나타나면 어찌할 것인가.

* 자신이 생각한 일을 계속하라

이렇게 아껴 모은 시간은 위인과 대화를 나누며 좋은 책을 읽을 것을 권하고 있다. 내 시간을 선택하고, 나에게 맞지 않는 인간관계는 선택하지 않는 자율적인 삶에 대해서 저자는 말한다. “주변의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이 믿는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는 것을 자율적인 삶이라고 한다. 그럼 자율적으로 사는 힘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이 생각한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그런 일을 찾지 못했다면, 책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 구하라, 그러면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시간의 연금술사는 말한다. “구하라, 그러면 시간이 날 것이다.” 꿈의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이른 아침에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는 것이다.

--- 시간 소비자에서 시간 생산자로 변할 수 있다면, 작가처럼 놀라운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이 흐트러지는 일에서 멀어질 수 있다면,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말은 사라질 것이다. 결국 마음이다.

#시간연금술사 #미야자키신지 #박수현옮김 #밀리언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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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 - 우연한 사건이 운명을 바꾼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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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고초려 끝에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제갈량은 관우와 더불어 삼국지에서 가장 신격화된 인물 중 한 명이 아닐까? 천문지리에 통달한 듯한 제갈량의 전술은 제갈량이라는 인물을 신격화하기에 충분해보인다. 심리학자 천위안이 저술한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는 제갈량의 심리 분석을 통해 신격화된 제갈량이 아닌 인간의 모습을 한 제갈량의 모습을 드러낸다. 보통사람과 같은 심리를 가진 제갈량이 신격화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읽어보니 더욱 흥미진진했다.

* 와룡과 봉추

제갈량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 수경선생 사마휘는 유비에게 와룡과 봉추 중에 한 명만 얻어도 능히 천하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두 사람을 극찬한 바 있다. 유비는 삼고초려를 통해 와룡 제갈량을 군사로 맞이했지만 봉추는 이와 다른 길을 걸었다. 오나라에서 연환계를 써서 적벽대전에서 결정적인 공헌을 했지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오나라와 촉나라를 떠돌았다. 자신의 능력에 비해 가장 저평가 되었던 인물 봉추. 어렵게 어렵게 촉나라의 신하가 되어 유비와 함께 서천 정벌에 나섰지만 낙봉파에서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미남에다 자신을 신비화시켰던 와룡 제갈량에 비해 봉추는 못생긴 외모에 와룡에 대한 상대적 열등감으로 잊혀진 인물이 되고 말았다. 능력도 중요하지만 외모와 처세술도 그에 못지 않게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은근히 봉추를 견제했던 제갈량은 봉추가 죽고 나자 크고 작은 일을 모두 혼자서 처리해야 했고 그러한 피로가 누적되어 한실의 중흥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와룡과 봉추가 힘을 합쳤더라면 삼국의 운명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 제갈량과 사마의

유비가 세상을 떠나자 조조의 뒤를 이어 위나라의 왕이 된 조비는 사마의의 계책을 받아들여 50만 대군을 이끌고 다섯 갈래로 유선이 왕위를 이어받은 촉나라를 공격한다. 제갈량은 문밖에 나서지도 않고 50만 대군을 물리쳐서 사마의를 궁지로 몰아 넣었고 그 기세를 몰아 남만 정벌에 나섰다. 남만 정벌에서 맹획을 일곱 번이나 풀어주고 나서야 겨우 복종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3만 등갑군을 산채로 불타 죽게하는 끔직한 장면을 목도하면서 제갈량은 눈물을 흘린다.

'내가 비록 나라에는 공이 있겠으나 천수를 누리지는 못하겠구나!"

제갈량의 최대 적수인 위나라의 사마의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 고향으로 쫓겨났고, 제갈량은 유비의 뜻을 받든다는 명분으로 위나라 정벌에 나서 승승장구한다. 그 덕분에 궁지에 몰린 위는 사마의를 복권시키고 두 인물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다가 여섯번 째 북벌에서 사마의와 두 아들을 상방곡으로 끌여들여 불화살과 지뢰로 죽음 직전까지 몰아넣었으나, 예기치 못한 큰 비로 사마의는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 사실을 안 제갈량은 길게 탄식한다.

"일을 꾸미는 건 사람이되 이루는 건 하늘이로구나!"

* 하늘에 맞서 목숨을 빌다

건강이 악화된 제갈량은 천문을 통해 자신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을 것을 알고, 자신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하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지만 마지막 이레 저녁에 장막의 주등이 꺼지고 만다. 제갈량은 마지막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을 알고 보검을 던지며 길게 탄식한다.

"죽고 사는 것은 다 명에 달려있고 부귀도 하늘에 달렸구나!'

하늘은 불세출의 지략가 제갈량을 세상에 내보내 유비의 촉나라가 삼국중 한 축을 차지하게 만들었지만, 제갈량의 죽음은 촉나라의 운명을 재촉하게 된다. 조조에 못지 않게 처세술과 상대방의 심리파악에 능했던 제갈량이었지만 하늘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명심보감 천명편에 하늘의 뜻에 순종하는 사람은 살고 하늘의 뜻에 거역하는 사람은 망한다(孟子曰 順天者存 逆天者亡)고 했다. 천하의 제갈량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하늘의 뜻을 우리는 제대로 받아들일수 있을까. 바벨탑을 쌓은 이후 하늘에 맞서려는 인간의 시도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심리학이제갈량에게말하다2 #천위안 #정주은옮김 #리드리드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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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롱 잔치 - 지구최강 사랑둥이 강아지 재롱이의 성장일기
재롱이 누나 지음 / 샘터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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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최강 사랑둥이 재롱이의 성장일기라는 재롱이 누나의 <재롱잔치>는 읽는 내내 미소짓게 만드는 책이다. 재롱이 인스타그램은 책에서는 59명의 팔로워가 있는데 현재는 25.1만 명이다. 유튜브 재롱잔치는 39.3만 명으로 인스타그램을 능가한다. 재롱이의 짠나와 큰나의 지극한 사랑에 공감하는 팬들이다.

* 강아지를 키우다

큰나의 남자친구 집에서 키우던 또치의 둘째 재롱이가 집에 온 다음 날 아침, 고등학생인 짠나와 대학생인 언니 큰나는 학교에 갔다. 그리고 마치 짠 듯이 몇 시간 뒤 다시 집에서 만났다. 짠나는 갑자기 배가 아팠고, 큰나도 재롱이가 걱정되어 일찍 집에 돌아왔다. 백재롱이 집에 온 날 가족들의 평범한 일상이 바뀌었다.

* 남자친구가 2년 동안 큰나의 집에 오지 못한 이유

재롱이가 집에 온 지 사흘만에 재롱이를 보러 온 큰나의 남자친구가 집에 다녀간 뒤, 평소 짖지 않던 재롱이가 현관을 향해 큰 소리로 짖고 나서 소파 밑으로 기어들어가 한참을 나오지 않았다. 재롱이가 새로운 집을 완전히 자기 집이라고 생각할 때까지 2년 동안 큰나의 남자친구는 큰나의 집에 오지 못했다. 백재롱에 대한 유별난 사랑이다.

* 재롱이가 엄마의 세상에 들어오다

아파트 단지에서 우연히 마주친 대형견을 보고 온몸에 오한이 들어 새벽에 응급실에 갔을 정도로 강아지를 무서워했던 어머니였지만, 지금의 엄마는 재롱이를 꼭 끌어안을 때 큰 행복을 느끼는, 재롱이 엄마가 되었다.

'엄마의 세상에 재롱이가 들어와서, 재롱이의 세상에 엄마가 들어가서, 참 다행이다.'

* 아빠와 재롱이의 시간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돌아오는 아빠는 집에 있는 시간이 적지만, 퇴근하는 아빠를 항상 맞이한다는 엄마의 말에 말없이 있던 아빠가 입을 열었다.

"단 하루도 빠진 적이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 드, 시! 예외가 없다."

'출근하는 아빠를 따라 엘리베이터 앞까지 가 꼬리를 흔들며 배웅하고, 모두가 잠든 시간 어두운 집으로 들어오는 아빠를 폴짝폴짝 뛰며 홀로 반겨주었다.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 차곡차곡 쌓아간 아빠와 재롱이의 시간이었다.'

* 스타 재롱이 탄생

제육볶음, 김칫소 등 먹을 것에는 무조건 진심인 재롱이가 시골에 갔을 때 아궁이에 남아 있는 고구마와 감자를 찾아 먹다가 숯검댕이가 되었고, 그 모습이 '감자 있나요'라는 문구와 함께 인터넷에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공사장 강아지'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졌을 때, 다비치의 강민경씨가 본인 강아지(이름은 휴지) 인스타 계정에 '이 아이를 찾습니다. 너무 귀여워서요.'라는 글과 재롱이 사진을 올렸다. 그날 밤 재롱이 계정의 팔로워는 1만 명을 넘었고, 2주 후에는 5만 명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25만 명이다. 그야말로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어 있었다.

* 너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할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키우는 국민 반려견으로 유명한 '몰티즈'(Maltese)의 평균 수명은 12-15년 정도이고,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버려지기도 한다. 짠나의 재롱이에 대한 애틋함을 이렇게 표현한다.

'지난 10년간 재롱이가 성장했듯이 앞으로 또 한 해, 한 해가 흐르면서 재롱이는 더 성숙해질 것이다. 물론 지나온 날들보다 슬프고 속상한 날들도 많아질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모든 날과 재롱이의 지난날, 오늘날, 오는 날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알기 때문에, 나는 이 작은 강아지가 또 어떤 취향을 가지게 될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이영웅, 이아름! 너희들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할게, 사랑해!

#재롱잔치 #재롱이 #공사장강아지 #책추전 #샘터 #샘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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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소방관 심바 씨 이야기
최규영 지음 / 김영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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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소방서 119 구조대원으로 인명과 동물명을 구하고 있는 글쓰는 소방관 최규영님의 감동적이고 진솔한 글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 정치 지도자였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출근하면 어떤 사람으로 살게 될까. 길가에 쓰러진 나무를 자르는 목수가 될 수도 있고, 어깨에 들것을 메고 산을 타는 산악인이 될 수도 있다. 그 모습을 결정짓는 것은 내가 아니다. 국민들의 요구가 곧 나의 모습이 된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타인의 요구를 억누르면서 살아가는 세태에, 타인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모습이 변해가는 소방 공무원의 삶이 새삼 더욱 귀하고 감사하게 여겨졌다.

* 구조대원과 구급대원의 삶

화재 현장과 사고 현장에서 매 순간 타인의 죽음을 직면하면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구조대원에 비해 구급대원은 안전한 지역에서 기다렸다가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만 하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업무 아니냐는 질문에,

'역시 가장 피곤해 보이는 건 구급대원이다. 구급대원들의 업무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간밤에만 몇 건씩 호출을 받고 구급차에 몸을 싣는다. 이 사람들은 평소에 자신의 생명 에너지를 깍아서 사는 사람들이기에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답한다. 오늘도 밤낮 없이 전국에서 몇 차례나 119 구급차가 긴급출동했을까.

* 소방관 집에도 불이 난다

화재는 늘 예상할 수 없는 곳에서 일어난다고 하지만, 설마 소방관인 심바 씨의 집에서도 그런 일이 있어났으라고는 본인도 상상을 못하고 자신의 집으로 긴급출동을 했다.

"어? 이거 우리 집 근처인데요!!"

"반장님, 설마 현장 도착했는데 반장님 집이 불타고 있는 거 아닙니까? 하하."

급박한 순간이지만 막내의 농담에 긴장을 조금 내려놓고 구조차에 올라탔다. 건물 앞에 도착해서 보니, 우리 집이었다. "저깄네!! 저깄어! 저 소방관 집이에요!! 아이고 어째해쓰까잉." 그렇다 소방관 집에 불이 났다.

* 소방관의 자비

목줄이 풀려 떠돌아 다니는 개를 잡아서 시청 축산과에 인계를 하는 것도 소방관의 업무에 속한다. 시청 축산과에서는 유기견 보호센터에 연결하여 공지를 띄우고 개 주인이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일정 기간이 지나도록 개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킨다. 어느날 분명히 개 주인이 버린 것이 분명한 순한 개를 소방서로 데리고 오면서 다들, 개가 너무 예쁘고 착한데 키울 수 없는 여력이 없어서 아쉽다고들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내가 보기에도 몸도 매끈하고 눈도 초롱초롱한 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기에 아깝다는 생각 말이다. 개를 묶어놓고 다음날 시청에 인계를 하면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한 이 개는 죽을 운명이었다. 개를 나무에 묶으려 하자 개도 몸을 파르르 떨면서 두려움을 드러냈다. 가져온 빨랫줄로 나무에 개를 묶어놓고 우린 다시 출동대기 상태에서, 한참을 족구에 집중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외쳤다. "어? 개 풀렸다!" 솔직히 말을 하자면... 나는 봤다. 근데 그냥 못 본 체해줬다.

인명을 살리는 소방관은 동물명도 살리는가 보다.

* 소방관의 보람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축사에는 개 한 마리가 방치되어 있는데, 주인이 가끔씩 와서 밥만 주고 가는데 새끼 때 목줄을 해놓고 한 번도 목줄을 늘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개를 포획망으로 잡고 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목줄이 살을 파고든 정도가 아니라 목줄을 감싼 채로 피부가 아물어서 목줄은 이미 개의 신체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그런 상황에 몸을 움직일 때마다 목줄과 피부의 마찰로 상처가 생기고 아물고를 반복하였다. 새까맣게 피떡이 된 목줄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괴로웠다. 피부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목줄을 칼로 째가며 뜯어내는데, 개를 이 모양이 되도록 방치한 개 주인이 한편으로 원망스럽기도 했다.'

'굳이 소방관이 아니라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법에 저촉될 수도 있고 본인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일을 누가 선뜻 나서서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에 오지랖 휘날리며 개 목줄을 끊어줄 정신이나 있을까 말이다.'

가장 절박한 순간에 사람과 동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도 하지 않는 일들을 묵묵히 감당하면서 우리 사회를 사람 사는 곳으로 살게 만들어주는 소방관들의 존재가 거대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맡은 임무를 목숨을 다해서 완수하고 있는 심바 씨를 비롯한 이 땅의 모든 소방관분들께서, 전북 지역의 3대 호인으로 불리면서 정년 퇴임한 119 안전센터장님처럼 무사히 임기를 마치시기를 기원한다.

장차 소방관이 되겠다는 아이의 꿈을 무조건 말리지는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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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2 - 청소년을 위한 논어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2
판덩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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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4천만 명이 넘는 회원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판덩독서회'의 창시자 판덩의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2>는 배움에 관한 이야기이다.

* 소녀의 고민

중국의 대표 현대문학가 양장 선생이 생전에 한 소녀에게 받은 편지에는, 인생에 대한 소녀의 걱정과 한탄, 세상에 대한 원망과 가정에 대한 불평불만들이 빼곡하게 적여있었다. 이에 대한 양장 선생은 단 한 구절의 답장을 보냈다. "당신의 문제는 고민만 너무 많고 책은 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그걸로 충분한가?

티벳 불교의 큰 스승 시아롱포칸부가 자신의 저서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저는 불법을 공부했느냐 아니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그걸로 충분한 거 아닐까요"

언뜻 듣기에는 꽤 일리 있는 것 같아 보였는데 저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건 매우 훌륭한 일이지요. 그러나 먼저 좋은 사람이 무엇인가에 관해 배우고 그 기준을 정립해야 합니다. 보통 우리가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는 착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 가장 유익한 것은 배움이다

오상종일불식, 종야불침이사, 무익, 불여학야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以思, 無益, 不如學也

공자는 '내가 일찍이 종일토록 먹지 않고, 밤새도록 자지 않으면서 사색해 본 적이 있는데 유익한 것이 없었으니 배우는 것만 못하더라.'고 하면서 평생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 사라사테의 공부

스페인 출신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 파블로 데 사라사테는 10살 때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 앞에서 지고이네르바이젠을 연주하고 스트라디바리우스라는 명품을 선물받은 천재로 유명하다. 그는 이 곡으로 바이올린의 모든 기교를 자유자재로 발휘해서 타고난 천재로 불리었지만, 그는 "37년간 하루 14시간씩 바이올린 연습을 했는데, 사람들은 나를 가리켜 천재라고 부른다."고 고백했다. 타고난 천재의 피나는 노력은 반칙이다.

* 내 인생의 유일한 결정권자

배울 마음은 있지만 시간이 없어서, 배우고 싶지만 타고난 자질이 부족해서라고 우리는 수많은 변명과 이유를 들어 배우기를 게을리 한다. 공자는 말하길, "비유하자만 산을 쌓을 때 마지막 흙 한 삼태기가 부족해 중지했다면 내가 중지한 것이다."고 말한다. 포기를 하든, 한 발자국 나아가든 모든 것 자신의 선택이라는 말이다. 인생이 얼마나 불만족스럽든 얼마나 고통스럽든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든 이 모든 건 자신이 선택한 결과이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不亦說乎兒) 공자는 배움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돈, 권력, 명예, 아름다움, 건강, 사랑, 깨달음 등등. 좋은 사람에 대해 배우지 않으면 착각에 빠지기 쉬운 것처럼,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도 바르게 배워야 착각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어른이되기전에꼭한번은논어를읽어라2 #판덩 #하은지옮김 #미디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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