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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인생공부 -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김태현 지음, 니콜로 마키아벨리 원작 / PASCAL / 2025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을 절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군주론 인생공부"의 부제는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이다. 현재 우리가 처한 기묘한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E.H.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는데, 16세기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 교황령, 나폴리 왕국, 밀라노 공국 등 여러 도시국가들로 나뉘어져 혼란스러웠던 이탈리아의 상황이 오늘 우리에게도 조금은 다른 형태로 재현되고 있다.
16세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당시 공화정의 군주가 21세기 민주주의 제도에서는 대통령으로 명칭이 바뀌었다는 정도일까.
모든 문제의 근원은 군주로부터라는 이유를 알아보자.
* 통치자의 지능을 평가하는 첫 번째 방법은 그의 주변 사람들을 보는 것이다
(군주론 22장 중에서)
요즘 방송을 보고 있으면 대통령을 보좌했던 참모들의 수준을 알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파악하게 된다. 유유상종이라고 자신의 생존이 최우선 순위라는 점은 상하 공통이다. 그야말로 각자도생의 사회인데, 죄없는 국민들만 밤잠을 못자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사라지는 것이 아닐텐데 잠시 살려고 영원히 죽는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순신 장군의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정신이 무색할 지경이다. 자격이 없는 통치자 덕에 국민들까지 사지로 몰리는 느낌이다.
운명의 절반은 주변 사람들이 좌우한다.
* 사람을 존경하게 만드는 것은 칭호가 아니라, 사람이 칭호를 존경하게 만드는 것이다(군주론 18장 중에서)
"유토피아"를 저술한 토마스 모어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을 재상(대법관)에 임명한 헨리 8세의 이혼과 결혼에 대립각을 세웠다가 처형당했지만 사람들은 그의 용기와 도덕적 강직함을 기억하고 존경해왔다. 지금 우리가 매일 듣고 싶지 않으면서도 듣게 되는 통치자의 행보와는 정반대다.
지위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 자신의 불행을 초래한 자는 자신을 탓해야 한다.
(군주론 3장 중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는 명언이다. 누구탓, 누구탓 할 것이 없다. 자격이 없는 자가 높은 자리에 올라간 것도,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것도 다 자기 탓이다. 그런 자를 높은 자리에 올린 우리도 마찬가지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자기 자신이다. 이미 엎지러진 물이라고 지나간 과거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남탓만 하는 자들에게 무슨 미래가 있을까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
외부 요인보다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라
* 군주의 성공은 능력(비르투)과 운명(포르투나)의 조화에 달려있다
마키아벨리가 강조한 군주의 성공요인 두 가지다. 능력도 없고 운명도 외면한다면 실패는 명약관화인데, 그 마저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실패가 아니라 파멸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실패를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통치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 개인 사이에서는 법이 신의를 지키지만, 권력자들 사이에서는 힘만이 신의를 지킨다.(군주론 9장 중에서)
모든 문제의 근원은 군주로부터라고 했는데, 그러면 모든 문제의 해결은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본다. 군주론에 따르면 개인은 법이 권력자는 힘이 신의를 지킨다고 했다. 법을 지키라고 선출한 권력자가 법을 무시하고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는 난국을 해결할 열쇠는 결국 다수의 힘이 아닐까. 왕정도 공화제도 민주주의도 주인은 왕이나 군주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다.
심각한 문제는 나라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 왕이나 군주나 대통령이라고 착각하는 국민이다. 이를 어찌해야 할지 이상이 아닌 현실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바라본다는 군주론도 답하지 않는다. 군주론 인생공부에 이은 국민 주권론 인생공부도 필요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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