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2.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11월
평점 :
품절


* 가끔 누군가에게 자신의 뒷모습을 찍어달라고 부탁해보세요.

검은호랑이(壬寅年)해라고 불리던 2022년 이제 며칠 안 남았다. 다시 찾은 일상의 행복을 들려주는 샘터 12월호는 크리스마스 특집이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첫 장을 넘겼는데 뒷모습이라는 발행인 겸 편집인인 김성구님의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는 거울을 통해서 자신의 앞모습만 쳐다보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는 멀어져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유심히 바라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자신은 볼 수 없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의 뒷모습을 볼 수 있구나. 김성구님은 '누구나 앞모습보다는 그의 뒷모습에서 많은 것들을 읽게 됩니다.'라고 이야기한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우리의 뒷모습에서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싶다. 연초에 결심한 것들을 제대로 달성했는지 생각해보니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내 뒷모습을 찍으면 어떻게 나올까 자못 궁금해진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2022년 안녕!

*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

아내와 함께 36년을 함께 한 남진원님은 아내가 암으로 투병하던 병원에서 전화로 들려온 "여보, 밖을 좀 내다봐."라는 소리에 평생 볼까 말까 한 아름다운 눈송이를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함께 바라본 순간을 잊지 못할 행복으로 간직하고 있다. 그로부터 1년 후 그 분의 아내는 세상을 떠났지만 아내로 부터 가장 아름답고 유효기간이 무진장한 '그리움'이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음을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이 세상을 떠나간 사랑하는 사람이 그리움이란 아름답고 귀한 선물을 주고 간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 행복일기

이준연님의 '커피 향처럼 남은 이별의 여운'에 등장하는 이별은 영화의 한 장면같다. '우리가 품은 사랑의 깊이가 전 세계 커플을 통틀어 가장 깊을 것이라 믿었는데, 이토록 나를 잘 아는 사람이 내가 가장 원하지 않는 말을 전했다는 사실이 오랫동안 나를 아프게 했다.'니 사랑과 이별을 이보다 더 절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한솔이님의 경험한 서울 강변역 2호선 내선순환승강장 작은 매점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상이 아무리 삭막해 보여도 살만한 이유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수를 사려고 가판대가 있는 작은 매점에 갔는데 현금이 없고 전철은 도착해서 할아버지에게 계좌번호를 불러달라고 했더니, "못 외워요, 돈은 다음에 줘요." 하시면서 물병을 손에 쥐어주셨다고 하는 대목에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처럼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 한솔이님의 표현처럼 '나만의 작은 낙원, 전철승강장 매점' 하나씩은 갖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 작은 낙원이 없다면 내가 그런 작은 낙원이 되어 준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 벨 에포크(Belle Epoque)

프랑스 파리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를 설명하는 말로 '아름다운 시절'을 뜻한다고 한다. 이 아름다운 시절의 사람들은 행복한 동시에 공허했고, 많이 가졌으나 결핍을 느꼈으며, 반짝이는 것만큼의 짙은 어둠도 공존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돌이켜보면 2022년은 어떤 뒷모습으로 기억 될까?

문득 노래 제목이 생각난다.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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