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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기에 없었다
안드레아 바츠 지음, 이나경 옮김 / 모모 / 2022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성의 본능적인 욕망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독창적으로 풀어내는 미국의 심리 서스펜스 작가 안드레아 바츠의 <우리는 여기에 없었다>는 에밀리와 크리스틴이라는 단짝 친구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
* 어째서 우주는 우리를 진퇴양난으로 몰아넣은 걸까?
대학을 졸업한 후 서로 멀리 떨어져 지내는 두 친구는 매년 이국적인 장소를 찾아 함께 여행을 했는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런 일이 있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 남자가 나를 폭행했고 우리는 정당방위로 그를 죽였다. 그건 사고였고 과잉 정당방위였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그의 시신을 유기한 건 후회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믿게 됐다. 해외에서 체포된 미국인들을 자세히 조사해보니 그들 대부분의 삶은 망가졌다.'
* 산산조각
진퇴양난에 몰린 에밀리는 크리스틴의 도움으로 폭행을 시도하던 세바스티안을 처치하는 공모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후 또다시 스페인 여행에서 비슷한 반복된다. 이번에는 크리스틴을 폭행하려던 파올로가 살해당한다. 둘은 이번에도 공모해서 시체를 처리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귀국한다.
'심호흡을 했다. 친구의 말을 믿기로 했다. 어쩌면 우리는 여기에 없었다.'
* 기필코 영문을 알고 싶습니다.
에밀리는 남자친구 애런과 진지한 만남을 시작하면서 자신을 보호해주는 크리스틴으로 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크리스틴의 비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스페인에서 두 사람이 공모해 땅속에 묻었던 파올로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이미 내 머릿속을 파고든, 기사에서 가장 강력한 한 줄을 잊을 수 없었다. 기필코 영문을 알고 싶습니다. 크리스틴이라면 필사적인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어떤 경우에도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터였다.'
* 우정과 애증 사이
에밀리가 남자친구 애런과 가까워질수록 크리시틴은 불현듯 두 사람 앞에 나타나곤 한다. 급기야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당했다면서 에밀리의 집 근처에 나타나기까지 한다. 에밀리와 크리스틴은 우정일까 애증일까? 이제 에밀리는 크리스틴의 모든 행동이 의심스럽다. 해외여행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우발적인 살인사건을 포함해서.
--- 다 읽고 나니 결말은 충격적이고 안타깝다. 우리는 여기에 없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인과관계를 생각해보니 가해자는 또 다른 피해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퇴양난의 위기에 몰린 순간 차라리 여기에 없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우리가 여기에 없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기 시작한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이 우리를 덮칠지도 모른다.
이곳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을 겪은 사람들이, 어느 순간에는 그 반대의 경우를 만들기도 한다. 피해가가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낼 수 있을까? 에밀리의 남자친구 애런은 그 실마리를 알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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