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본요리
아이다 고지 지음, 이현경.김정은 옮김 / 지상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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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놀라워라.
정말 마음에 드는 요리 책이다.
일단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일본총각이라는 점이다.
필자도 남자이고 혼자라는 점에서 많은 공통점이 생긴다.
단지 다른 점이라고는 고짱은 어릴 때부터 요리를 공부를 해왔고 나는 밥만 할 줄 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망 할 필요는 없다.
워낙 쉽게 만들 수 있고 한눈에도 알아 볼 수 있게 설명을 해놨기 때문이다.
총각도 아가씨도 아이들도 그리고 주부들도 모두가 쉽게 만들 수 있다.
이 책만 옆에 끼고 있으면 나도 어느 주부 못지 않게 요리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남자라고 요리를 못한다고? 그래서 앞으로도 요리를 안하겠다고?
그런 어설픈 남성 우월주의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지금부터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남성 혹은 여성이 되어보자.


이 책의 가장 눈 여겨 볼만한 점은 요리법이 너무 단순하다는데 있다.
모든 요리의 순서가 5개 이상 넘어가지를 않는다.
이 말은 평생 요리를 안 해본 사람도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요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요리의 가지수가 211가지가 되기 때문에 선택의 폭도 무한하다.
필자는 대형 서점에서 요리책을 고를 때 가장 힘든 것이 이걸 내가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자신감이 대단해진다.
지금이라도 당장 부엌에 들어가서 요리를 해보고 싶다.
얼마 전에 종영한 식객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요리에 대한 필자의 가슴이 활활 타오르긴 했지만,
이책은 그 타오르는 가슴에 휘발유를 뿌린 격이다.
깔끔하게 마무리된 요리들의 사진에는 데커레이션 또한 예쁘기 그지없다.
집에 친구들을 초청하거나 조카들이 왔을 때 꼭 해주고 싶다.
사랑받는 삼촌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고짱의 요리책을 보는 순간~~'그래..이거야'하는 느낌이 왔다.


일본 요리의 소개라고는 하지만 특별히 일본 요리가 많지는 않다.
아니면 필자가 일본 요리에 대해서 문외한 일 것이다.
일본 요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초밥(스시)하고 회인데,
고짱의 요리는 초밥이나 회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일반 사람이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간단한 방법으로 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하는데 있다.
그리고 이 책은 한번에 읽고 서재에 넣어두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다.
주방이나 거실 가까운 곳에 두고 생각날 때 마다 읽어보고 그날이나 혹은 주말의 메뉴를 정해 보는 것이다.
필자가 가장 자주 해먹는 김치 볶음밥 정도의 노력만 있으면 이 책의 요리 중 2/3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짱의 요리책은 모두 6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고기가 주제
2.생선이 주제
3.야채가 주제
4.파스타가 주제
5.밥이 주제
6.디저트가 주제
그리고 중간 중간에 각종 소스 만드는 법과 키친 아이템들이 끼어 있다.
남자라서 그럴 수도 있고 또 일본요리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요리 재료 이름이 생소한 것이 있어서 이걸 어디서 구하나? 하는 의문도 생긴다.
아마도 대형 마트에 가면 다 있을 것 같다.
이번 주 주말에는 2가지정도 레시피를 정해서 집에서 사랑받는 아들이 한번 되어봐야겠다.
그리고 친구들과 휴가를 떠나면 맛있는 요리를 해야 된다는 (필자가 거의 주방장임.) 압박에서
한결 편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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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사 - 칼라하리 사막의 !쿵족 여성 이야기
마저리 쇼스탁 지음, 유나영 옮김 / 삼인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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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사는 이 책의 화자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그렇지만 그녀는 여자이며 !쿵족이라는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의 여인이다.
책에서도 언급되었듯 !쿵족은 부시맨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영화 부시맨에서 하늘에서 떨어진 콜라병을 들고 다니거나 뛰고 걷는 게 일상인 아프리카 원주민이다.
그런 아프리카 원주민을 상대로 마져리 쇼스탁은 인류학 취재를 위해 !쿵족의 여러 여성과 인터뷰를 했고
그 와중에 니사라는 여인과 가장 많은 인터뷰를 하게 되었으며
그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니사는 !쿵족 여성의 이야기다.
그녀들이 태어나면서 죽기까지의 생활과 생각을 담아낸 것이다.
여자로 태어나서 겪게 되는 삶의 이야기들.
그리고 서양인들과 다른 그녀의 삶과 생각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과도 많이 틀리다.
일단 그녀들은 자유롭다.
무엇에서 자유로우냐고 한다면 생각에서의 자유가 느껴진다.
책임감도 매우 강하지만, 하고 싶은 게 있고 하기 싫은 게 있다면 확실히 구분되어 행동한다.
지금이야 여성의 지위나 행동이 많이 달라졌지만,
이 책이 쓰여진 시대에서는 서양에서 조차도 여성의 위치가 남성보다도 낮았다.
여성은 단지 자식을 출산하고 양육하는 데만 전념해야 하는 위치가 팽배하던 시대였다.
하지만 쿵족 여성은 다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여성의 주도하여 채취하고 영위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여성의 목소리도 크고 행동에도 거침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완벽히 남성보다 위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거의 평등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쿵족이라서 원주민이라서 서양이나 동양인처럼 문화가 발달된 곳에 사는 사람들이랑 많이 틀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도 우리랑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대화하는 것도 먹는 것에 대한 고민도 그리고 사람대한 고민도 거의 비슷하다 할 수 있다.


일단 눈 여겨 볼 것은 성에 대한 자유로움이다.
어떤 면에서는 너무 개방적이어서 우리네 정서와는 많이 틀린다는 걸 알 수 있다.
단편적으로 몇 차례에 걸친 결혼이나 애인들과의 관계 그리고 거리낌 없는 잠자리들에 대한 이야기.
물론 도의적 책임이나 양심적인 면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서로 질투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성에 대한 자유로움은 대단히 놀랄 만 하다.
단지 종족 번식에 대한 이유만 아니라 그들도 성에 대하여 즐기고 또 그에 대한 지식도 갖추고 있다는 게 놀랍니다.
월경에서 임신까지 그리고 출산과 육아까지 그들도 우리랑 크게 다를 바 없다.
문화가 다르므로 인해서 그 자유로움이 틀리지만,
어느 게 더 좋은 것이다 라고는 함부로 판단 할 수 없다.
우리 문화는 우리 문화로서의 장,단점이 있고 !쿵족의 문화는 쿵족 문화로서의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성에 대한 관점 또한 마찬가지인 것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배우고 생각한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면 맞는 것이다.
그리고 쿵족은 그네들 삶에서 그게 일상적이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이 맞는 것이다.


쿵족하면 대단히 마른 체격이 떠오른다.
물론 처음 생각에는 못 먹어서 그렇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생활을 엿보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수렵채취와 사냥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쿵족,
그 수렵채취와 사냥을 위해서 매일 먼 거리를 걸어 다니는 !쿵족.
그들이 어떤 면에서 우리들 보다 휠씬 건강하다는 것이다.
충분한 칼로리의 섭취와 운동 그리고 스트레스가 없는 삶.
이런 면에서 !쿵족은 휠씬 건강하다.
하지만 원초적인 질병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폐렴,결핵,말라리아나 임질 같은 성병까지.
현대의학에서 별것 아닌 질병으로 치부되는 병으로 인해 그들은 죽는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도 !쿵족이 건강하다 우리가 건강하다 판단하기 힘들다.
충분히 좋은 의학과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 우리들은 또 다른 문제에 직면했다.
과학이 발달 할수록 고치기 힘든 병이 더욱 생겨나고,
특히 스트레스성 질병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특히 암 종류들은 !쿵족보다는 우리들이 휠씬 걸리기 좋은 환경이다.


!쿵족의 생로병사 또한 그러하다.
아무리 종교를 신실하게 믿고 따른다 할지라도 누군가가 죽는다는 건 매우 슬픈 일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사람을 추억하면서 지금은 그 사람을 볼 수 없다는 게 가장 슬픈 게 아닌가 한다.
!쿵족 또한 죽음의 부분에서는 그러하다.
충분히 슬퍼하고 아파한다.
물론 약간은 틀리지만 말이다.
늙고 병들고 죽는 거에 대해서는 우리랑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된다.
치료하는 방법이 틀리고 슬퍼하고 애도하는 법이 틀릴 뿐이다.
사람은 모두 생로병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1970년대에 쓰여진 이야기다.
시간적으로는 40여년이 흘렀다.
그 정도 시간이면 현재 시대의 문화발전 속도는 엄청 빠르게 진화한다.
!쿵족 또한 이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유럽 국가들의 아프리카 분할 전쟁 후 모든 아프리카 원주민이 그렇지만,
!쿵족 또한 변화를 겪게 된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 그들의 삶은 크게 바뀌게 되었다.
수렵채취의 생활이 아니라 정착하면서 사는 삶으로 바뀌게 되었다.
어쩔 수 없는 문명의 혜택이거나 파괴의 길을 같이 걸어가는 것이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라고 판단 할 수 없다.
어떤 것이 !쿵족을 더 행복하게 해준다고 판단 할 수도 없다.
과연 예전처럼 수렵채취를 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게 좋은 건지,
지금처럼 한곳에 안착하여 안정된 노동을 하면서 문명의 혜택을 받는 게 좋은 건지,
그건 지금 살고 있는 !쿵족의 선택이고 고민거리다.
문화 생활을 영위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먹는 걱정 아픈 걱정 없는 시대에 사는 우리들이 더 큰 질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건 바로 물질 만능으로 인한 정신의 퇴행이다.
지식습득이나 건강에 대한 과학의 발달은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지만,
그 이면의 상실은 매우 크다.
물론 !쿵족처럼 수렵채취의 삶을 살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쿵족처럼 욕심내지 않으면서 서로 나누고 사는 삶이 휠씬 행복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대가 더욱 발전 할수록 더욱 동반되어야 할 것은 정신적인 발전도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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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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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사야카라는 여자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그녀의 옛 애인인 "나"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녀는 6살 이전에 기억이 완전히 지워져 버려서 괴로워 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 익숙해지고
그에 따라 잊은 듯 지냈다.
하지만 자신의 딸을 학대하기 시작하면서 자기에게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고
그 문제가 바로 자기의 읽어버린 기억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의 기억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를 가지고 "나"를 찾아와 그 문제를 해결하러 떠난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곳에 아무도 살지 않는 별장에 도착하게 되고,
그녀는 기억을 하나씩 되찾아 가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소설을 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그의 이름을 들어 본 게 몇 달 되지도 않았다.
변신이라는 책의 포스팅을 봤을 뿐.
고작 내가 아는 일본 작가라고 해봐야 "에쿠니 가오리":오쿠다 히데오""무라카미 하루키"정도 였다.
그런데.....
항상 놀라는 거지만 이 사람의 이름을 모를 뿐 게이고의 작품을 접해 본적이 있었다.
물론 책은 아니 였다.
굉장한 영화광인 필자가 언젠가 영화로 게이고의 작품을 접해 본 것이다.
제목은 바로 "비밀" 20대 중반에 좋아했던 일본 여배우 히로스에 료코가 나오는 드라마다.
내용인 즉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게 된 헤이스케에게 하나 있는 딸.
그 딸에게 아내의 영혼이 들어온 것이다.
이 영화 정말 재미나게 보고 많이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을 읽어보니 정말 히가시노 게이고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의 소설은 말이 안될 것 같으면서도 말이 되게 진행이 되고
신비로우면서도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넘어간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특히나 신기한 부분이 있다.
첫 번째 먼저 만 하루만의 이야기다.
사야카를 만나서 그 다음날 기억을 찾는 여행을 떠나고 딱 하루 밤사이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리고 두 번째..
리뷰를 쓰면 하는 버릇이 나오는 중 딱 멈춰버렸다.
여자주인공인 사야카의 이름은 생각이 나는데 남자 주인공인 "나"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 "나"의 이름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뭐라고 하긴 어렵지만, 1인칭 관찰자의 입장(정확히 말하면 1인칭 주인공 같기도 하다)에서
사야카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책의 스피드도 빠르다.
군더더기 없이 빠른 이야기가 진행 된다.
세 번째 끝을 예측하기 어렵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그리고 책(은 물론 좀 적지만)을 봐온 필자는 웬만한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책의 끝을 맞추곤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의 끝은 도저히 못 맞추겠더란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책 읽는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다음장의 내용이 무척 궁금하므로..


아무튼 일본식 호러가 약간(사실은 거의 없지만 분위기는 업고 간다)들어 있으면서
정통적인 추리물의 냄새가 풍기는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같은 작가가 있어서 책을 보는 나도 그리고 독자들도 즐겁고
또한 앞으로 그의 소설을 기대하니 마음이 꽉 차 오른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오랜만에 재미난 소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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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보리스 비앙 지음, 이재형 옮김 / 뿔(웅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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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19금)


이 책은 리 앤더슨 이라는 피부가 하얀 흑인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펼쳐지는 소설이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본다면 리 앤더슨의 동생은 백인 여자를 사랑했고 그 이유로 백인 여자의 아버지와 오빠에게
무참히 살해된다.
그리하여 리 앤더슨은 무차별적인 백인에 대한 분노로 처절한 복수를 시작한다.
그러나 그 끝......

과연 보리스 비앙이 무슨 생각으로 이 소설을 썼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흑백인종간의 갈등을 묘사하고자 했을까?
아님 한 인간의 분노가 얼마나 큰 악을 부르는지 보여 주고 싶었을까?
아님 단순 하드보일드 소설을 보여 주고 싶었을까?
여러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리고 시대가 거의 60년 전이다.


지금이야 하드보일드니 느와르니 하는 말이 너무도 익숙하고,
또 미국드라마나 아님 헐리우드 영화에서 살인이나 섹스 그리고 사이코패스의 이야기가 넘쳐 흐리기 때문에
어찌 보면 식상할 수 있는 내용이다.
역사상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흑인이 될 만큼 시대가 변해 버렸다.
그렇다고 흑,백 인종 또는 다른 인종간의 갈등이 해소된 건 아니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휠씬 부드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인종간에 갈등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집어치우자.
아마도 다른 독자들도 인종간에 갈등에서 대해서 많이 생각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드보일드 & 느와르
말 그대로 비정하고 검다. 무감각하다. 황량하다.
느와르라고 하면 바로 홍콩느와르다.
80년대에 얼마나 인기가 좋았던가?
영웅본색.지존무쌍.최근에는 무간도까지...
이 장르를 단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자면 복수...그래 복수이다.
인간이 가진 가장 잠재적인 폭력이 복수.

주인공 리의 분노는 짐작 할 만하다.
내 가족 중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죽는다면 나 또한 그런 분노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의 분노는 계획적이지 못다.
아니 그 시대라서 그런 것일까?
좀더 계획적이고 좀더 세밀했으면 좋았을 것을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얼마나 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각종 미디어(뉴스.드라마.영화)에 너무 많이 노출된 시대에 산다.
그래서 그 미디어의 영향으로 죄에 대해서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보리스 비앙은 문학적인 가치보다는 흥미와 판매에 중점을 둔 것 같다고 생각해 본다.
그래서 강렬한 애로티즘적 요소를 계속해서 펼쳐가며,
종국에 가서는 어찌 보면 말이 좀 안되는 방법으로 아니 굉장히 원초적이면서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인다.
아마도 문학적 가치를 포기하고 판매 부수를 늘리려는 상술이 작용한 게 아닐까?
이 부분에 대해선 너무 많이 이야기 하지 않기로 하자.
보리스 비앙의 다른 책을 못 봤기 때문에 필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예측만 할 뿐이다.
자칫 잘 못했으면 내 손에 들리지도 못 할 뻔 한 소설.
하늘이 도왔는지 6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에 내 손에 들어왔다.
그만큼 이 책에는 후대에 걸쳐 전해질 인연이 있었나 보다.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관리를 잘 하는 게 좋을 듯 하다.
언 듯 3류 야한소설 같은 분위기도 자칫 풍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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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2 - 상 - 휘발유통과 성냥을 꿈꾼 소녀 밀레니엄 (아르테)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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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추리&스릴러 소설 리뷰의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떻게 스포일러가 없게 하느냐다.
사실 1부로 끝나는 책도 아니고 2부를 이제 읽어야 하는 사람이 더 많은 가운데 리뷰를 쓴다는 건
보통 곤란한 일이 아니다.
작가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스토리의 진행 방법과 기타등등 리뷰로서의 기능이 있는 아이템은
이제 모두 써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젠 다른 방법으로 밀레니엄 2에 대한 감동과 느낌을 이야기해야 한다.

밀레니엄 2부 (휘발유통과 성냥을 꿈꾼 소녀)는 한마디로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이야기다.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 미카엘이 이야기 구도의 핵심이고 살란데르가 제 2의 주인공이었다면
2부에서는 살란데르가 이야기 구도의 핵심이고 미카엘이 제2의 주인공이 된다.
1부에서 미카엘이 알 수 없는 일에 빠져들어 그 일을 파헤쳐가고 살란데르가 도움자 역할이라면
2부에서는 살란데르에게 큰일이 닥치고 미카엘이 도움자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증오한 여자"
2부에서 다른 이야기는 쓸 수 없고 이 말이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듯 하다.

혹시 영화 중에 본 시리즈를 보신적이 있는가?
본 아이덴티티(1편) , 본 슈프리머쉬(2편) , 본 얼터메이텀(3편)으로 구성된 영화이다.
이야기의 주제나 본질 그리고 스토리 진행이나 인물의 구성등 모든 게 이 영화와 밀레니엄은 다르지만,
왠지 보고난 후 주는 느낌이나 동질감은 이상하게 맞아 떨어진다.
본 시리즈는 스릴러&액션물로써 주인공인 본이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자신의 과거를 찾다가
벌어지는 일들을 이야기 한다.
액션장르의 한 획을 그은 영화이며 또한 3편까지 보고 나면 4편이 없다는 게 마음이 아플 정도이다.
밀레니엄도 본 시리즈와 마찬가지다.
이제 남은 건 3부인데 이미 작가는 고인이 되었고 4부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본 시리즈도 원작을 토대로 한 영화다.
국내 출판 (1992년 고려원 출판)시 "읽어버린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출간 되었고.
총 3부로 진행된다.
밀레니엄과 본 시리즈의 원작을 비교해 읽고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본 시리즈는 국내에서 절판 된지 오래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아마 밀레니엄도 영화화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책만큼 영화도 좋아하는 필자로써 그런 기대를 하는 것 또한 유쾌한 일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어떤 배우가 살란데르에 어울릴까? 또 미카엘에게는 어떤 배우가 어울릴까? 상상도 해보고,
또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바로 내가 좋아하는 배우를 나의 상상 속에서 캐스팅해서 볼 수 있다는 점 아니겠는가?

아무튼 라르손의 장점은
초반에는 이야기가 매우 천천히 진행 되다가 후반부로 치달을 수록 속도가 엄청 빨라 진다는 것.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의 심정과 같게 만드는 감정이입이 잘 된다는 것.
그리고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2부 끝부분 10페이지 정도 남았을 때 너무 아쉬어서 페이지를 넘기기 망설여 진다는 것.
이 정도만 가지고도 밀레니엄은 충분히 별 5개를 받을 수 있다고 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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