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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사야카라는 여자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그녀의 옛 애인인 "나"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녀는 6살 이전에 기억이 완전히 지워져 버려서 괴로워 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 익숙해지고
그에 따라 잊은 듯 지냈다.
하지만 자신의 딸을 학대하기 시작하면서 자기에게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고
그 문제가 바로 자기의 읽어버린 기억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의 기억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를 가지고 "나"를 찾아와 그 문제를 해결하러 떠난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곳에 아무도 살지 않는 별장에 도착하게 되고,
그녀는 기억을 하나씩 되찾아 가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소설을 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그의 이름을 들어 본 게 몇 달 되지도 않았다.
변신이라는 책의 포스팅을 봤을 뿐.
고작 내가 아는 일본 작가라고 해봐야 "에쿠니 가오리":오쿠다 히데오""무라카미 하루키"정도 였다.
그런데.....
항상 놀라는 거지만 이 사람의 이름을 모를 뿐 게이고의 작품을 접해 본적이 있었다.
물론 책은 아니 였다.
굉장한 영화광인 필자가 언젠가 영화로 게이고의 작품을 접해 본 것이다.
제목은 바로 "비밀" 20대 중반에 좋아했던 일본 여배우 히로스에 료코가 나오는 드라마다.
내용인 즉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게 된 헤이스케에게 하나 있는 딸.
그 딸에게 아내의 영혼이 들어온 것이다.
이 영화 정말 재미나게 보고 많이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을 읽어보니 정말 히가시노 게이고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의 소설은 말이 안될 것 같으면서도 말이 되게 진행이 되고
신비로우면서도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넘어간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특히나 신기한 부분이 있다.
첫 번째 먼저 만 하루만의 이야기다.
사야카를 만나서 그 다음날 기억을 찾는 여행을 떠나고 딱 하루 밤사이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리고 두 번째..
리뷰를 쓰면 하는 버릇이 나오는 중 딱 멈춰버렸다.
여자주인공인 사야카의 이름은 생각이 나는데 남자 주인공인 "나"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 "나"의 이름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뭐라고 하긴 어렵지만, 1인칭 관찰자의 입장(정확히 말하면 1인칭 주인공 같기도 하다)에서
사야카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책의 스피드도 빠르다.
군더더기 없이 빠른 이야기가 진행 된다.
세 번째 끝을 예측하기 어렵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그리고 책(은 물론 좀 적지만)을 봐온 필자는 웬만한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책의 끝을 맞추곤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의 끝은 도저히 못 맞추겠더란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책 읽는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다음장의 내용이 무척 궁금하므로..
아무튼 일본식 호러가 약간(사실은 거의 없지만 분위기는 업고 간다)들어 있으면서
정통적인 추리물의 냄새가 풍기는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같은 작가가 있어서 책을 보는 나도 그리고 독자들도 즐겁고
또한 앞으로 그의 소설을 기대하니 마음이 꽉 차 오른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오랜만에 재미난 소설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