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보리스 비앙 지음, 이재형 옮김 / 뿔(웅진)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19금)


이 책은 리 앤더슨 이라는 피부가 하얀 흑인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펼쳐지는 소설이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본다면 리 앤더슨의 동생은 백인 여자를 사랑했고 그 이유로 백인 여자의 아버지와 오빠에게
무참히 살해된다.
그리하여 리 앤더슨은 무차별적인 백인에 대한 분노로 처절한 복수를 시작한다.
그러나 그 끝......

과연 보리스 비앙이 무슨 생각으로 이 소설을 썼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흑백인종간의 갈등을 묘사하고자 했을까?
아님 한 인간의 분노가 얼마나 큰 악을 부르는지 보여 주고 싶었을까?
아님 단순 하드보일드 소설을 보여 주고 싶었을까?
여러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리고 시대가 거의 60년 전이다.


지금이야 하드보일드니 느와르니 하는 말이 너무도 익숙하고,
또 미국드라마나 아님 헐리우드 영화에서 살인이나 섹스 그리고 사이코패스의 이야기가 넘쳐 흐리기 때문에
어찌 보면 식상할 수 있는 내용이다.
역사상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흑인이 될 만큼 시대가 변해 버렸다.
그렇다고 흑,백 인종 또는 다른 인종간의 갈등이 해소된 건 아니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휠씬 부드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인종간에 갈등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집어치우자.
아마도 다른 독자들도 인종간에 갈등에서 대해서 많이 생각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드보일드 & 느와르
말 그대로 비정하고 검다. 무감각하다. 황량하다.
느와르라고 하면 바로 홍콩느와르다.
80년대에 얼마나 인기가 좋았던가?
영웅본색.지존무쌍.최근에는 무간도까지...
이 장르를 단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자면 복수...그래 복수이다.
인간이 가진 가장 잠재적인 폭력이 복수.

주인공 리의 분노는 짐작 할 만하다.
내 가족 중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죽는다면 나 또한 그런 분노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의 분노는 계획적이지 못다.
아니 그 시대라서 그런 것일까?
좀더 계획적이고 좀더 세밀했으면 좋았을 것을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얼마나 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각종 미디어(뉴스.드라마.영화)에 너무 많이 노출된 시대에 산다.
그래서 그 미디어의 영향으로 죄에 대해서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보리스 비앙은 문학적인 가치보다는 흥미와 판매에 중점을 둔 것 같다고 생각해 본다.
그래서 강렬한 애로티즘적 요소를 계속해서 펼쳐가며,
종국에 가서는 어찌 보면 말이 좀 안되는 방법으로 아니 굉장히 원초적이면서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인다.
아마도 문학적 가치를 포기하고 판매 부수를 늘리려는 상술이 작용한 게 아닐까?
이 부분에 대해선 너무 많이 이야기 하지 않기로 하자.
보리스 비앙의 다른 책을 못 봤기 때문에 필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예측만 할 뿐이다.
자칫 잘 못했으면 내 손에 들리지도 못 할 뻔 한 소설.
하늘이 도왔는지 6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에 내 손에 들어왔다.
그만큼 이 책에는 후대에 걸쳐 전해질 인연이 있었나 보다.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관리를 잘 하는 게 좋을 듯 하다.
언 듯 3류 야한소설 같은 분위기도 자칫 풍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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