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마음의 여행 1 : 그리움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잠시 눈을 감고 상상을 해 본다.
아니 답답한 사무실을 떠나서 신선한 공기를 마셔본다.
두 눈을 감고 깊은 숨을 들이 쉬면서 내가 여행했던 곳의 향기를 느껴본다.
내 마음의 여행은 그런 책이다.
일에 지치고 사람에 지치고 삶에 지쳐버린 나를 잠시 쉬게 해 주는 그런 책이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워 지는 일이다.
사람들은 항상 여행을 꿈꾼다.
이번 주말에는 어디로 갈까?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떠날까?
친구와 갈까? 가족과 떠날까? 아님 애인과 밀월여행이라도 떠날까?
이런 상상만으로도 무겁던 어깨가 다시 펴짐을 느낀다.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서 삶을 느끼는 나에게 더할 나이 없이 즐거운 일이다.
내 마음의 여행을 즐기는 방법은 3가지이다.
첫 번째는 바로 사진으로 내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청송 주산지, 제주도, 덕유산, 제주도, 통영과 거제도, 다녀본 곳을 비교하며
그때 추억을 살리는 재미가 솔솔 하다.
추운 늦가을 주산지의 여명을 찍으러 새벽부터 청송에 갔던 일,
아름다운 눈꽃을 찍기 위해 그 무거운 장비를 들고 덕유산에 올랐던 일,
친구들과 아름답고 재미난 추억이 담긴 제주도의 사진들,
이 모든 게 내 머리 속 필름과 같이 흩어져 간다.
아름다운 추억이다.
사람들은 말을 한다. 결국에 남는 것은 사진이라고..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 바래기 마련이다.
그때의 색깔과 선명함이 점점 흐려진다.
하지만, 사진을 보고는 곧 잘 다시 기억해 내고는 한다.
그렇게 사진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내 마음의 여행에서는 그 풍경들을 잘 담아냈다.
내 카메라 렌즈에 담고 싶을 정도로 부럽기도 하다.
그렇게 나는 내 추억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두 번째는 산문시와 같은 글로 내 마음을 자극하는 것이다.
글은 색깔도 향기도 맛도 없다.
하지만, 사진과 어울려진 이 글들은 나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철학적인 면과 또는 상황설명이 더욱 사진과 글에 빠져 들게 하는 것이다.
거칠어진 농부의 손을 보면서 부모님에 대한 글을 읽고 다시 한번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니 눈시울이 붉어진다.
해지는 석양을 보며 떠나간 이에 대한 글은 나를 떠나간 사람과
내가 떠나온 사람들의 추억으로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진다.
봄에 새로 피어나는 새싹도 온 세상을 뒤덮은 눈도 이 험한 세상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의 모습도 글과 함께하니 내가 그곳에 함께 있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나는 무색 무취한 글들을 나만의 향기와 색깔로 채워본다.
세 번째는 음악감독이 선사한 12곡의 음악이다.
아는 곡도 있고 모르는 곡도 있지만, 책을 보면서 가지고 있는 음악과 함께하니
더욱 감수성을 자극한다.
사람이 먹고 사는데 음악이 필요 없을 수도 있지만, 음악은 우리에게 가장 친밀하고
가까운 예술이 아닌가?
조용한 선율과 함께 내 마음을 그곳으로 떠나 보내 본다.
그곳에 내가 있다. 그리고 그들도 함께 있다.
그리고 나의 추억들도 함께 있다.
그렇게 사진과 글과 음악으로 나의 지친 영혼을 달래본다.
간만에 떠난 여행이다.
몸이 직접 간 것은 아니지만..간 것만큼 기분이 좋아진다.
한번보고 서평을 쓰고 책장에 두기엔 아까운 책이다.
그렇게 이 책은 오래 만에 나에게 다가왔다.
어떤 영혼을 위로하는 책보다도 더 지친 나를 달래주는 고마운 책이다.
가끔 지칠 때 한장 한장 넘기며 옛 추억과 향기 속에 지친 맘을 달려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