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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신진혜 지음 / 창해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사극은 중요한 위치에 써게 된다.
조선왕조 500년에서 시작한 사극들은 이제 조선시대를 떠나 고구려, 발해, 백제, 신라 등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나도 사극 드라마를 꽤 좋아하는 편이라서 안본 사극이 없을 정도다.
물론 사극의 문제점은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허구의 인물이나 역사를 왜곡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이 사극을 보는 시청자가 역사를 잘못 알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선덕여왕이라는 소설은 우리 삼국시대 후반기 즉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기 얼마 전의 이야기가 된다. 선덕이라는 이름은 나에게 매우 친숙하다. 왜냐면 나는 경주에 살기 때문에 그 어느 지역 사람들보다 신라의 역사나 문물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선덕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고등학교도 경주에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선덕여왕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단지 내가 아는 거라고는 한반도 최초의 여왕이라는 것 밖에 모른다.
신라하면 일반 사람들이 아는 것은 바로 김유신, 태종무열왕(김춘추), 문무대왕, 천마총, 첨성대 이정도? 원래 사람들은 역사에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이고 나 또한 그렇기 때문이다.
소설 선덕여왕을 읽으면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기 전의 정세에 대하여 한 번에 정리 되는 것을 느꼈다.
좀 뭐랄까? 띄엄 띄엄 알고 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오히려 선덕여왕보다 김별아 작가가 쓴 미실이라는 책을 읽고 미실에게 관심을 더 가졌었다. 선덕여왕을 읽으면서 아~ 미실과 선덕여왕 그리고 김유신 , 김춘추 등 아는 인물들이 거의 동시대 사람들 이었구나 라고 알게 되었다.
그럼 이제부터 소설 선덕여왕을 읽으며 알게 된 삼국 통일의 기초와 신라 계급과 선덕여왕을 둘러싼 인물들 그리고 선덕여왕이 최초의 여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간단히 추려 보고자 한다.
선덕여왕이 태어날 무렵의 신라는 모두가 알듯이 한반도는 삼국이 국토를 분할하고 있었고
신라는 삼국 중에 가장 약소국이었다.
그리고 중국 대륙은 위,진 남북조 시대가 지나가고 수나라가 세워진 시기이다.
그리고 선덕여왕이 치세 할 무렵 백제는 서동요로 유명한 무왕과 그리고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이 치세를 했고 고구려는 연개소문이 버티고 있는 군사 강국이었다.
이런 어수선한 정국에서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의 공격을 수시로 받았고 그로 인해 국가 재정과 백성들이 궁핍하였다.
이런 시대에 미실이라는 여인이 등장한다.
미실이라는 여인에 대하여 나도 아직 많은 책을 읽어 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라고 정확히 이야기 하기는 어렵지만 솔직한 나의 견해를 이야기 하자면
미실은 신라의 정치를 매우 혼잡스럽게 한 여인임에 불구하고 선덕여왕이라는 신라 최초의 여자 왕이 탄생하는 초석이 된 인물이 아닌가 한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해 볼 것은 바로 신라시대의 성문화와 왕족의 결혼 풍속이 아닌가 한다.
지금 우리들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유교적 사상에 익숙해져서 일부일처라는 개념과 열녀등 여자들이 지켜야 항목 때문에 신라시대를 잘 이해 못 할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유교가 국교가 아니었던 신라시대에 그런 여비사상이 있었을까?
미실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소설 선덕여왕에서의 미실보다 화랑세기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언급 되어야 할 것 같다.
화랑세기란 책이 문제가 된다. 8세기 초에 김대문에 의해 지어진 이 책은 현재 진품이 없고
1980년대에 박창화라는 인물에 의해 필사본으로 공개 되었다.
화랑세기는 신라의 근간을 이룬 화랑 중 최고의 화랑 풍월주의 계보와 활동 그리고 향가 등이 수록된 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이 좀 음란하다는데 있어서 진품이냐 아니냐는 아직도 역사학자들의 숙제로 남아있다.
미실은 24진흥왕 25대 진지왕 그리고 선덕여왕의 아버지였던 26대 진평왕까지 주무른 희대의 여걸로 표현된다.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할까?
라고 반문해 볼 수 있지만 미실이라는 여인의 꿈과 욕심은 대단했던 걸로 안다.
그런 여인의 치마폭에서 복잡하게 등극한 진평왕은 섭정을 받았고 그의 꿈을 펼치기에는 신라의 기존 정치세력들은 미실의 명에 움직이는 꼭두각시와 같았다.
선덕여왕에게는 천명이라는 언니와 선화라는 동생이 있었다.
천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통일신라를 이룬 김춘추의 어머니이며 선화공주는 백제 무왕의 왕후가 되었고 유명한 서동요의 주인공이다.
선화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이때 신라는 왕이 되려면 성골이여야만 했다.
아직도 성골과 진골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소설 선덕여왕에서 보면 성골은 왕족 즉 왕족끼리 혼인을 해서 얻은 자식이고 진골은 왕족과 귀족 또는 귀족과 귀족끼리 혼인하여 나온 자식이다. 성골이 아니면 신라의 왕이 될 수 없었던 탓에 진평왕 슬하에 왕자가 없어서 천명공주가 부군의 자리에 오르지만 심약한 천명공주는 여왕의 자질이 없었다.
그리하여 선덕여왕(덕만공주)이 왕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선덕여왕 이후 진덕여왕 치세에 성골이 아닌 진골도 왕이 될 수 있게 바뀌어 진골인 김춘추가 왕이 될 수 있었다.
그렇게 왕의 자리에 오른 선덕여왕은 최초의 여왕이라는 자리 때문에 각종 외교에서부터 대신들의 반발까지 엄청난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본다.
1인칭 시점 (선덕여왕)으로 쓰여 진 소설 선덕여왕은 신진혜 작가에 의해 재탄생 한다.
단지 우리가 역사책에 기록된 선덕여왕이 아니라 인간인 선덕여왕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다. 물론 역사적 고증을 충분히 하였겠지만 아주 먼 역사속의 인물의 내면과 그리고 인간관계를 들여다 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신진혜 작가도 이런 부분 때문에 역사소설에 대한 고충을 충분히 하였으리라 본다.
지금의 시대는 점점 변화하고 있다.
최초 미국 여자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었고 또 우리나라 또한 대선주자 중에 여자후보가 있다. 물론 정치적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시대는 남자, 여자를 구분 짓는 게 아니라 능력이 있고 리더십이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선덕여왕의 일대기가 아니라 소설이라는 점에서 정확히 그녀의 리더십이나 정치적 역량은 알 수 없다. 그게 소설의 묘미이자 단점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시대 트렌드의 변화는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
남자들의 리더십도 중요 하지만 여자도 남자보다 더 우월한 리더십을 지닐 수 있다고 보면 되겠다.
최고의 왕이 되기보다는 삼국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던 선덕여왕...
그녀는 분명 시대를 타고난 여걸이었던 것만은 분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