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자 수확자 시리즈 1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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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주는 세계관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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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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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핑커턴이요, 언제든지 도움을 드리리다. / p.44

마술을 주제로 했던 쇼들을 보면서 예전에는 그저 놀라움에 흥미를 가졌다. 눈앞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일들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당시에는 마술 스킬을 알려 주는 도서들을 구매해 작은 손으로 동전을 숨겨 사라지는 마술을 하기도 했었는데 서툰 솜씨로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이면 마치 마술사가 아닌 마법사가 된 듯했다.

시간이 흘러 어느 순간부터 어렸을 때 안 보이던 트릭들이 말하지 않아도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이것 또한 사라졌다는 것보다는 숨겼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성인이 되어 현실에 찌든 삶을 살다 보니 환상의 눈마저 잃은 것 같다. 지금도 마술은 또 하나의 환상이며, 누군가에게는 꿈이 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 책은 조나탕 베르베르의 장편 소설이다. 또 다른 베르베르의 등장이라는 문구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지금까지 베르베르 하면 고양이와 행성을 집필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떠올랐는데 새로운 이름이라고 하니 그게 참 신선했다. 또한, 마술사가 심령을 부리는 다른 이들을 추적한다는 내용에 관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제니라는 인물로 마술사이다. 마술사로서 큰 명성보다는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처지로 어떻게 보면 어려운 처지인 듯하다. 가난하지만 할 줄 아는 마술로 겨우 먹고 살아가는 제니에게 R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등장한다. 하루도 아닌 며칠을 먹고 살 수 있는 20 달러를 제안하면서 하나의 조건을 건다. 그것은 다른 마술의 트릭을 알아 맞혀 보라는 것. 마술사로서의 윤리와 금전적인 유혹 사이에서 고민하던 제니는 후자를 택했다. 결국 핑커턴 추리 사무소에서 R이라는 이름의 로버트 핑커턴에게 스카웃된다. 그곳에서 처음 맡게 된 업무는 폭스 자매 사건이다. 폭스 자매는 심령술로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은 이들이다. 로버트 핑커턴과 그의 동생 윌리엄 핑커턴은 거짓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며, 부당하게 이익을 얻는 폭스 자매를 뒤쫓고 있다는 것이다. 제니는 남편을 여읜 과부로 위장해 폭스 자매와 어울리며 그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제니가 과부로 신분을 바꾸어 폭스 자매에게 접근하는 순간부터는 나도 모르게 조마조마 긴장하는 마음으로 읽었고, 인상 깊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제니가 폭스 자매와 가까워지면서 다행이다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누구보다 로버트 핑커턴은 그들에게 강한 의심을 품었지만 제니는 직원으로서 움직이다 보니 조금은 의심이 흐릿하게 작동하는 듯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페이지 수가 많아서 처음에는 걱정이 되었던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심령이나 마술, 마법 등의 환상적인 이야기에 큰 관심이 없기도 하고, 작가 이름에 먼저 시선이 끌려 선택한 작품이다 보니 크게 공감보다는 재미를 우선적으로 두고 읽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술술 읽혀졌고, 제니가 처한 상황에 너무나 몰입이 잘 될 수 있어서 또 다른 매력을 느꼈다. 또 다른 베르베르의 등장이 너무나 기대되었고, 반가웠던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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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자 시리즈 세트 - 전3권 - 수확자 / 선더헤드 / 종소리 수확자 시리즈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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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이 아닌 타살로 인구를 통제한다는 개념 자체가 관심이 갑니다. 그런 점에서 흥미로운 세계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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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 아닌 잘못
아사쿠라 아키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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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달리는 것이다. / p.124

슬프거나 우울한 상태도 부정적으로 와닿지만 가장 싫어하는 상황 중 하나가 억울할 때이다. 특히, 잘못하지 않았는데 독박을 쓰는 경우에는 분노의 수위가 꽤 많이 올라가는 편이다. 내가 아닌 타인에게 주는 피해를 극도로 피하는 편인데 그만큼 반대로 타인이 나에게 주는 피해 역시도 받고 싶지 않다. 그런데 억울한 상황은 대체로 피해를 받는 일이기 때문에 답이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장편 소설이다. 사실 소설의 줄거리를 보자마자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했다. 사소한 일로도 억울한 상황에 몰리게 되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되는데 인생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큰일의 용의자가 되는 신세라면 그야말로 진퇴양난일 것이다.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뭔가 모르게 호기심이 들었다. 아마 소설이기 때문에 흥미가 생기지 않았을까.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야마가타 다이스케는 회사의 영업부장으로서 근무하고 있다. 아내와 자녀를 둔 평범한 가장인데 업무를 하던 중 회사로부터 복귀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상한 일이기는 했지만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던 다이스케는 자신이 여대생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특히, SNS에서는 여러 증거들을 가지고 다이스케를 살인자로 낙인을 찍은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의 눈빛은 모두 다이스케를 향하고 있었고, 아무도 믿을 수 없이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줄거리를 읽을 때보다 책을 읽으면서 더욱 큰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 또한,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닌 어떻게 보면 주변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와닿기도 했었다.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가족조차도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점점 작아지는 다이스케의 모습을 보니 뭔가 짠한 마음이 들었고, 세상에 믿을만한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읽는 내내 다이스케의 감정과 심리에 공감이 되었고, 무겁고도 혼란스러운 느낌이 내내 짓누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부분에서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마녀사냥하는 사람들의 존재이다. 여대생들을 살해한 범인을 쫓는 과정이 주된 이야기이지만 중간마다 사건이 진행되는 흐름에 따라 SNS 이용자들의 댓글이 등장하는데 단순하게 다이스케의 잘못을 꼬집는 내용부터 시작해 말도 안 되는 소문, 가족들에 대한 비난까지 입에 담을 수 없는 댓글은 너무나 현실적이면서도 적나라했다. 다이스케를 범죄자로 인정하는 내용 역시도 직접적으로 밝힌 사안이 아닌 경찰의 수사 내용을 토대로 재조합된 거짓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중반에 이르러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에도 마녀사냥을 하는 이들은 경찰들과 신원이 밝혀진 피해자들에게 잘못을 돌렸다. 끝까지 입과 손으로 저지른 죄에 대해 언급조차도 하지 않는 이들을 보면서 허탈함을 느꼈다.

두 번째는 야마가타 다이스케의 심리 변화이다. 초반에는 금방 혐의가 풀릴 사건이라고 예상했지만 결론적으로 다이스케는 많은 눈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내내 피해다니면서 목숨을 지켜야만 했다. 그런 과정에서 찾아간 이들의 냉대는 마음을 아프게 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전 회사 동료에게 자신에게 원한을 가질만한 사람들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한다. 경멸의 태도로 여러 사람들을 입에 올렸고, 이유까지 구구절절 대답해 주었다. 사실 다이스케가 그 사람들에게 했던 행동들은 회사에서 상사에게 자주 듣거나 보게 되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기분이 나쁠지 모르겠지만 돌이켜 보면 그렇게까지 악의적인 마음을 가질 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게 다이스케에게는 큰 상처와 함께 회한으로서 다가온 듯했다. 묘하게 다이스케에게 연민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범죄자를 찾아가는 과정도 참 흥미로웠지만 그것보다는 사회적인 문제를 깊게 생각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큰 여운을 얻었던 작품이었다. 극단적인 예시로 다이스케가 살인자로 몰리는 이야기로 표현이 되었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커뮤니티나 인터넷 세상에서는 억울하게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거나 몰리는 이용자가 있을 것이다. 아마 현실성이 맞닿아 있는 소설을 즐기는 독자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한 점에서 입과 손가락이 주는 무게와 책임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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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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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은 금물이지만, 사람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는 법이야. / p.179

살아가다 보면 혈연 관계의 가족보다 타인이 마음을 잘 알아 줄 때가 있고, 반려 동물 역시도 가족이라는 점에서 보면 예전만큼 그렇게 피붙이라는 의미 자체가 조금은 희미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범위 또한 사람과 사람에서 다른 동물과 그 이상으로 광범위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달라지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게 생각하는 입장이다.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소설이다. 수능 시험 이후로 한때 도장 깨기를 했었는데 대학교 입학 이후 또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재작년 말부터 리뷰를 하면서부터 일본 작품을 많이 읽었는데 그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또 하나도 읽지 않았다. 오히려 추천사가 있는 작품만 골랐던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작품들이 나와서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닿아서 이렇게 추억을 되새기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소설은 두 가지 큰 사건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하나는 카페에서 주인이 살해된 채 발견이 된 사건이다. 경찰은 피해자인 하나즈카 야요이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지만 평소 성격이 좋기로 소문난 야요이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그러다 전 남편이었던 와타누키 데쓰히코와 단골 손님 시오미 유키노부가 용의자 선상에 오른다. 피해자와 만났거나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은 있지만 특이한 살해 동기나 용의점들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숨기고 있는 일이 있는 듯하다. 마쓰미야 형사는 이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한다.

또 하나의 사건은 마쓰미야 형사의 개인적인 일이다. 마쓰미야 형사는 료칸을 운영하고 있는 아야코라는 한 여성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는다. 이름은 물론이고, 그녀가 살고 있는 동네도 처음 듣던 터라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았더니 안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듣는다. 마쓰미야는 어머니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아야코를 만나 몰랐던 비밀을 알게 되어 혼란을 겪는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등장 인물이 많이 등장하는 편이어서 이름을 인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러시아나 다른 나라의 소설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인물의 수이기는 하지만 일본 소설의 특징 중 하나인 성으로만 표현이 되는 부분도 많았기 때문에 체감상 많다고 느껴졌다. 이렇게 인물들이 눈에 익는데 조금 오래 걸리기도 했지만 인물들을 알게 되면서부터 읽는데 속도가 붙었다. 사건이 전개되면서부터 흥미롭게 읽혀졌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첫 번째는 소설 구성이다. 사실 두 사건 자체가 크게 연관이 되는 일은 아니다. 공통 분모라고 한다면 마쓰미야 형사가 포함된다는 것이다. 카페 주인 살인 사건이라는 큰 사건만 보더라도 작가가 소설에서 독자들이 느끼고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와닿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쓰미야 형사의 개인사가 등장하자 생각과 여운이 더욱 깊어졌다. 특히, 마쓰미야의 심리를 따라가면서 읽다 보니 경험에 비추어 살인 사건을 바라보고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시오미 유키노부의 딸인 모나와 마쓰미야 형사가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스토리 안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가족에 대한 의미이다. 과연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핏줄이 그렇게 중요할까. 이러한 물음이 내내 머릿속을 지배했다. 소설 안에서는 혈연 관계의 가족이 무엇보다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이다. 등장 인물들이 직접적으로 가족의 정의를 고민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크게 고민을 하는 듯했다. 나 역시도 피가 섞이지 않더라도 누구보다 마음이 통했던 가족들과 피가 섞인 부모와 자녀의 관계이지만 남보다 더 멀게 느껴지는 등장 인물들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깨닫고 또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던 것 같다.

마지막 결말에 이르러 제목의 의미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는데 그때 실이 연결된 표지가 새롭게 다가왔다. 가족이 빨간 실로 연결이 되는 사람들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빨간 실에서 빨강색이 의미하는 것이 핏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적어도 소설을 읽고 난 다음에는 따뜻한 마음을 의미하는 색깔로 표현이 된 듯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큰 여운이 남았다. 사실 처음 읽을 때에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명성에 비해 크게 와닿지는 못했다. 그러나 마쓰미야 형사와 살인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뭔가 조금씩 마음에 남기 시작했고 덮은 이후에는 한동안 생각의 실타래들을 정리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역시 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 작가의 작품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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