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쓰이는 사람 - 달달북다 앤솔러지
김화진 외 지음 / 북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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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믿고 싶은 대로 믿을 수 있다면 나는 이런 것들을 믿고 싶었다. / p.277

이 책은 김화진 작가님부터 이미상 작가님까지 열두 분의 작품을 모은 앤솔로지 소설집이다. 재작년 말부터 작년 중순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재미있게 읽었던 시리즈가 바로 달달 북다 시리즈여서 이렇게 묶어서 나온 작품집이 반가웠다. 특히,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었는데 시기에 따라 이제 흐릿하게 남은 작품들도 있어서 재독하는 느낌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나름 기대가 되었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다. 한 편씩 묶은 단편을 읽을 때와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호흡이 대체적으로 빠른 편이어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언급했던 것처럼 이미 접한 작품이어서 읽는 속도도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집에 비해 거의 역대급으로 빠른 듯하다. 완독까지 대략 두 시간이 걸렸다. 아마 달달 북다 시리즈를 좋아했던 독자들에게는 편안함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김화진 작가님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와 이유리 작가님의 <하트 세이버>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는 달달 북다의 첫 번째 시리즈로, 방앗간 가게 주인의 아들 찬영을 좋아하는 모림이라는 여자의 이야기다. 모림은 찬영을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의 주인공 이름으로 부르면서 남몰래 짝사랑을 키워가고, 개를 데리고 다니는 찬영의 모습에 푹 빠져 있다.

<하트 세이버>는 피 한 방울로 매칭되는 가상의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혜인은 남자 친구와 결별하고, 연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연애와 관계없는 혈액으로 인연을 매칭해 준다는 소개가 조금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동안 연애 감정에 많이 지쳐 있던 혜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혹하게 되고, 이를 등록하기에 이른다. 과연 하트 세이버로 그녀에게 맞는 남자가 매칭될 수 있을까.

두 작품은 약간 자석처럼 양끝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는 전반적인 모습들이 너무나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직장인으로의 모림과 풋풋한 관계를 즐기고 있는 두 사람이 너무나 평범했다. 반면, <하트 세이버>는 다른 작품들보다 유독 비현실적인 모습이었다. 혈액을 통해 맞는 상대를 구한다는 가정 자체가 의아하게 느껴졌는데 가능하다면 나에게도 이런 혈액으로 맞는 상대가 있을지 궁금증이 생겼다.

이렇게 다채로운 장르를 지닌 로맨스를 읽은 적이 있었을까. 아니, 사랑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오랜 시간동안 따로 한 권씩 읽었고, 그만큼 흥미롭게 느껴졌는데 다시 한 권으로 모아서 보니 스토리나 세계관이 더욱 크게 다가온 듯하다. 각 작품들마다 톡톡 튀는 매력들이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로맨스 장르의 앤솔로지 작품집도 가볍게 읽는 것도 새로운 독서 재미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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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위의 가마괴
강지영 지음 / 나무옆의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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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VORA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그러니 적당히 뒷전에서 관망하는 거예요. / p.25

이 책은 강지영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이라는 작품이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로 꽤 유명한 소설로 알고 있다. 그러다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이라는 작품이 꽤 인상적으로 남았다. 죽음을 대하는 방식을 청소년 화자의 눈으로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스토리여서 좋았다. 그러다 이번에 신작 소식을 접했는데 그 작품과는 조금 다른 결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관심이 갔다.

소설의 주인공은 윤지와 민기라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성이 다른 이복 남매이다. 심지어, 부모님께서 서로 데리고 온 입양된 이들이었다. 윤지는 정신병원에서 근무하지만 경찰 신고 내용을 몰래 듣고 악을 처단하는 까마귀이기도 하다. 반면, 민기는 소심하지만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기린 모자를 착용하고 지하철에서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는다. 그게 곧 도담시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남매를 방해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술술 읽혀졌다. 전작에서 느꼈던 것처럼 스토리텔링이 아주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의 캐릭터가 확실한데 이 지점이 몰입도를 높였다. 실제로 있을 법한 도담시라는 공간적 배경,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어서 현실감이 있었던 게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완독까지 대략 두 시간 반 정도 걸린 듯하다.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매력적이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사적 제재에 대한 생각이다. 윤지는 도담시에서 까마귀로 활동하면서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 아이를 방치하는 엄마 등 상식적이지 못한 이들에게 딱 죽지 않을 정도의 처벌을 가한다. 분명 피해자들은 경찰이라는 공적인 수단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데 윤지가 가하는 사적인 제재가 과연 옳은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두 번째는 불법적인 루트로 행하는 옳은 일에 대한 생각이다. 첫 번째 지점과 이어서 생각하면 윤지는 경찰에게 온 신고를 불법 청취해 정의를 실천한다. 그런데 과연 이 또한 옮은 지점인지 의문이 들었다. 선한 의도로 한 일이라고 해도 그 목적과 수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경찰과 공무원들이 까마귀의 존재를 쫓는 것도 이해가 되는 지점이었다. 지극히 사적인 생각으로는 조금 옳지 못하다고 보여졌다.

추리 스릴러 장르의 맛을 지키면서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이 있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언급했던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과 조금 결이 다른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넓은 차원에서는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성장과 추리라는 장르의 특성만 다를 뿐 틀은 비슷했다. 앞으로는 작가님의 신작들을 믿고 고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만큼 재미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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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의 대여 서점 시대물이 이렇게 재미있을 리가 없어! 2
다카세 노이치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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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사랑의 무기도 되는 듯하다. / p.208

어렸을 때에는 책 대여점이 많았다. 아니, 비디오 대여점에서 판타지 소설과 로맨스 하이틴 만화가 많았기 때문에 같이 빌렸던 경험이 많다. 물론, 판타지와 로맨스 하이틴이라는 장르 자체를 별로 선호하지는 않지만 도서관에서 읽은 책이 종종 질릴 시기에 동생과 함께 자주 방문했다. 이북 컨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와 스스로 벌어 먹고 살 정도의 재력을 가진 나이가 되니 자연스럽게 대여점과 멀어졌다.

이 책은 다카세 노이치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제목만 보고 당연하게 시선이 멈추게 되지 않을까. 나 역시도 그렇다. 물리적으로도,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멀어진 장소이지만 대여점 세 글자에 나도 모르게 방앗간 앞의 참새가 된다. 거기에 조금은 낯선 일본의 대여점, 그것도 예전의 대여점 이야기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관심이 갔다. 걱정이 되었지만 그만큼 설렘도 컸다.

소설의 주인공은 센이라는 인물이다. 아버지께서는 과거 책을 인쇄하는 기술을 가진 조각사로 활동하셨는데 금서를 제작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손가락이 절단되는 형벌을 받았다. 이후 아버지께서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으며, 센은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아 세책점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당시 세책점은 무거운 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남성들의 직업으로서 알려졌는데 이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책을 발굴하는 일을 맡는다.

술술 읽혀졌지만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언급한 것처럼 걱정이 되는 부분이 바로 시대적인 배경에 대한 낯선 감정들이었다. 그동안 미야베 미유키 작가를 비롯해 일본의 역사를 다루었던 소설들을 읽었지만 한국 문화권에서 태어나서 성장한 사람으로서 일본 역사는 당연하게 괴리감이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스토리 텔링이 워낙에 좋은 작품이어서 이 정도의 어려움은 이겨낼 수 있었다. 완독까지 대략 이틀 정도 걸린 듯하다.

개인적으로 센이 놓인 환경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센은 좋은 책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이를 손에 넣는 편이었다.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세책업을 하면서 동료 세책업자와 고객들로부터 노골적인 성희롱을 듣기도 했었는데 이를 묵묵히 이겨낸다. 지금 시대에서는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말이었음에도 자신의 능력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들이 내내 눈에 들어왔다. 혈혈단신으로 이렇게까지 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책과 관련된 에피소드에서 추리 장르의 특성을 띄고 있지만 그 이야기보다는 주인공에 오롯이 집중되어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장르를 선호하는 독자들에게는 주인공보다는 장르의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궁금증을 가질 법한 고전의 세책업, 그리고 성별을 이겨내고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 마음에 남을 수 있는 지점들이 있었던 소설이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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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컨시어지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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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좀처럼 끊지 못하는 나쁜 습관이라는 괴물에게 흠씬 두들겨 맞아서. / p.9

이 책은 쓰무라 기쿠코라는 일본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띠지에 적힌 문구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잠깐의 거짓말로 하루를 건넌다는 말. 아마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일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 중 한 사람으로서 전반적인 스토리가 기대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현실과 가상 사이에서 어떤 재미를 선사해 줄까. 그리고 거짓말은 어떤 영향을 줄까.

소설은 총 열한 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스트레스를 가지고 산다. 접시를 버리지 못하고 쌓는 어머니와의 갈등을 색다른 방법으로 풀기도 하고,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애플리케이션의 아바타에 분풀이를 하는 방법도 있으며, 대학 동아리를 탈퇴할 수 없어 거짓말을 만드는 이도 있다. 거짓말을 만드는 과정에서 능력을 가지고 부탁을 받는 이들까지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술술 읽혀졌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여서 몰입도가 높았다. 아마 소설의 판타지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게는 너무나 가벼운 에피소드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이 부분이 훨씬 더 호감적인 측면으로 다가왔다. 300 페이지가 되지 않은 작품이었는데 한 시간 정도 소요가 된 듯하다. 전반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고약한 짓>이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소설집에 가장 첫 번째로 실린 소설이다. 소설의 화자는 습관 관리 애플리케이션에서 '튀김소바'라는 닉네임의 아바타에게 충격을 가한다. 습관적인 음주를 하는 사람이었는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조금 나아졌다. 그리고 화자와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 중 한 사람은 어머니의 접시를 가지고 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깨는 취미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하는 이들의 행동이 되게 공감이 되었다. 몰론, 이들처럼 습관 관리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 있는 접시를 깨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비슷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남들에게 말하기 민망한 방법으로 이를 해소할 때가 있다. 최근에는 키캡 키링을 눈여겨 보는 중인데 이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힘을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닐까.

직장인이 되면 누구나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줄 알았다. 나 역시도 그렇게 살아갈 것 같았다. 그런데 스무 살이 되고, 서른 살을 지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의 나는 몸만 큰 어른이 된 듯하다. 여전히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타인들에게 좋은 거짓말을 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어린이가 된 것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 내내 등장하는 이들이 '너만 그렇게 살아가는 거 아니야. 나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라는 위로를 전달해 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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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유해성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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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데도 남들 눈에 안 보이는 것 같다는 느낌. / p.27

오십 대의 청춘은 어떤 느낌일까. 젊은 시기에 기억하던 부모님과 조금씩 거리감을 느끼면서 서글픔을 자주 경험하게 되는 듯하다. 물론, 아버지께서는 이미 안 계시지만 어머니께서 트로트 노래를 들으면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프로그램에서 아버지의 작은 어깨와 어머니의 거친 손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남의 일처럼 느껴졌는데 그게 또 벌써 나의 현재가 되어가고 있다.

이 책은 사쿠라바 가즈키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이 작가의 작품은 아니었지만 명탐정이 제목에 등장하는 이 출판사의 작품을 드문드문 읽었다. 시라이 도모유키 작가의 <명탐정의 제물>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았던 소설이었고, <명탐정의 창자>는 구매하고 아직 시도조차 못하는 중이다. 제목만 보고 관심이 생겼다. 비록 다른 결의 작품처럼 보여지지만 그것 또한 재미가 아닐까.

소설의 주인공은 가제와 유구레라는 인물이다. 명탐정 가제는 왕년에 탐정 실력으로 이름을 남겼고, 유구레는 가제의 조수이자 작가의 삶을 살았다. 가제와 협력했던 사건을 책으로 엮었고, 미디어로 제작이 될 정도로 큰 인기가 있었다. 시간이 흘러 이들은 자연스럽게 잊혀졌고, 유구레는 찻집을 운영한다. 시간이 흘러 가제가 유구레를 찾아와 탐정 조수 역할을 제안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과연 이들은 #명탐정의 유해성을 증명할 수 있을까.

술술 읽혀지면서 재미있던 작품이었다. 사실 두께를 보고 많은 걱정이 되었던 점도 있었다. 한동안 책과 거리를 두다가 최근에 다시 속도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두꺼운 책을 도전하는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장르 소설 특유의 긴장감보다는 흥미 위주로 읽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결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명탐정이라는 직업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그들의 유해성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과거의 살인 사건을 다시 밟아가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유구레가 발간한 책이 곧 해결한 살인 사건 하나씩 등장하는 구조인데 이 지점이 흥미로웠다. 그때는 맞았지만 과연 지금도 유효할까. 지금까지 읽었던 장르 소설에서 탐정이 검증하는 이야기는 많이 등장했지만 과거를 재검증하는 이야기는 색다르게 다가와서 재미있었다.

장르 소설로서 추리를 밟아가는 것도 좋았지만 시대에 이름을 날리던 이들이 시간이 흘러 다시 명탐정을 붙잡는 전체적인 서사가 기억에 남았다. 서두에 언급했던 부모님의 모습이 가제와 유구레와 겹쳐서 보였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감성을 잡았던 작품이어서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다. 더불어, 살아가면서 정답이라고 여겼던 많은 물음들이 과연 시간이 지나도 정답으로 남아 있을까. 많은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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