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코워커
프리다 맥파든 지음, 최주원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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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화기를 막 내려놓으려는 순간, 고통에 찬 여자 목소리가 내뱉는 한마디에 내 등골의 따라 한기가 흐른다. / p.22

요즈음 주변 독서 취향이 많이 바뀐 듯하다. 이제 슬슬 더워지다 보니 매운맛의 추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즐이 강세다. 나 역시도 한동안 고전 소설 아니면 현대 소설 중에서도 잔잔한 류의 작품들을 주로 읽었다. 추리 스릴러는 종종 읽기는 했지만 다른 작품들보다는 덜 읽은 듯하다. 머리 쓰는 일을 딱 질색인 타입이어서 한국 작가의 순문학 위주로 읽은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프리든 맥파든이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주변에서 추천받은 작품 중 하나가 이 작가의 소설이었다. <하우스메이드 시리즈>, 최근에 발간된 <네버 다이>이다. 한동안 크게 끌리지 않아서 구매조차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또 신작이 발간되었다고 해서 무시할 수 없었다. 신작이 취향에 맞는다면 다음 작품도 하나씩 도장 깨기를 할 생각으로 선택했다. 큰 기대보다는 맛보기 정도로 생각했다.

소설에는 크게 두 사람이 등장한다. 돈 쉬프라는 인물과 내털리라는 인물이다. 돈 쉬프는 건강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회계 부서에 근무하고 있고, 내털리는 영업 부서에서 나름 꽤 높은 성적을 올린다. 두 사람은 옆자리에 앉아 있는데 돈 쉬프는 조금 독특하게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근거에 맞게 업무를 하며, 내털리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그런데 어느 날, 돈 쉬프가 제 시간이 되어도 출근하지 않는다.

너무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그동안 읽었던 작품들이 조금 더디게 읽었는데 너무 쉽게 이해가 되는 작품이어서 어려움이 없었다. 킬링 타임 용도로 읽기에 너무 좋았다. 추리 스릴러 장르의 소설이지만 그렇게 어려운 추리 능력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생각 하나 없이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450 페이지가 조금 부족한 작품이었는데 세 시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초반에는 돈 쉬프라는 인물이 너무 답답하고 싫었다. 읽는 내내 대쪽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할 말을 조금 가려도 될 텐데 모든 일을 원칙대로 언급하는 듯했다. 내털리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너무 원칙대로만 행동해서 단체 생활의 동료로서는 조금 안 맞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다 중후반부에 들어가면서 내털리로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바뀌었다. 돈 쉬프가 곰이라면 내털리는 능구렁이 그 자체이다.

사실 결말을 나름 상상하고 읽었는데 전부 빗나갔다. 전부 생각과 다르게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읽는 재미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현대 이슈로 생각해 보면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았던 작품이기도 했다. 재미와 현대 문제를 모두 잡았다는 측면에서 요즈음 떠오르는 작가의 이 작품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돌아올 휴일에 작가의 예전 작품을 구매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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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과 마법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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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게다가 나는 곧 이 집 사람도 아니게 될 테지. / p.28

이 책은 배명훈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님의 작품으로는 총 두 권을 읽었다. 구독하는 북 크리에이터 님의 영상으로 읽게 되었는데 전반적으로 어려웠다. 특히, 읽었던 작품들이 SF 장르여서 더욱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한동안 작가님의 작품과 거리를 두었는데 이번에 다른 북 크리에이터 님의 영상이 올라왔다. 갈수록 재미와 몰입도가 우상향하는 작품이라고 했다. 판타지 장르니까 조금 다를까 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윤해라는 인물로, 왕족 일가이다. 작은 아버지께서 왕인데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어머니께서는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인 영유와 거주하고 있는데 윤해의 사상과는 조금 맞지 않는 듯하다. 젊은 나이의 영특한 남자보다는 무시무시한 남자와 혼담을 나눈다. 심지어, 그 무시무시한 남자는 뼈를 보는 것을 좋아할 정도로 난폭한 성향을 가진 인물이다.

윤해가 종마금과 만나는 날에 서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종마금은 윤해의 외모를 보고 크게 실망했고, 아예 혼담을 없던 일로 처리하고자 한다. 이 방법으로 윤해를 제거하고자 했다. 윤해는 사냥개에 쫓겨 생사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보고 믿기 힘든 일을 경험한다. 그 과정에서 종마금은 죽게 되고, 윤해는 북방의 마을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한 기병을 만나 적을 물리칠 계획을 세운다.

전반적으로 어려우면서도 술술 읽혀졌다. 그동안 한국 소설에서 보기 힘든 약점으로 큰 고생을 했다. 같은 인물을 다르게 불리는 소설 흐름이었다. 첫 페이지에서 불려진 이름과 두 번째 페이지에서 불려진 이름이 다른데 결론적으로 인물이 같았다. 그러다 보니 초반에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어느 정도 이름이 익숙해진 이후로는 속도가 붙었다. 380페이지가 넘는 작품이었는데 세 시간 전후로 완독한 듯하다.

개인적으로 아버지의 행동이 쉽게 이해가지 않았다. 판타지 장르이기는 하지만 당시의 시대에 여성을 시집 보내는 게 하나의 업이라고 하더라도 폭군이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에게 보낸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윤해가 전장의 적진에서 고군분투를 했을 때에도 아버지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중후반부에 이르러 아버지의 의도가 드러나는데 더욱 답답했다.

반면, 윤해의 입장에서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다. 윤해가 특별한 능력으로 전쟁에서 발휘를 하지만 기본적으로 영민한 머리를 타고난 인물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다르나킨과의 협업은 솔직히 통쾌했다. 그동안 작가님의 작품이 조금 많이 어려웠는데 이번 작품만은 금방 완독했고, 머리에 오래 남았다는 측면에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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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런한 끼니 - 홈그라운드에서 전하는 계절의 맛
안아라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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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삶은 매일 바뀌는 날씨 안에 있다. / p.9

평소 제철 음식에 큰 관심이 없다. 그냥 주어진 재료로 대충 해서 먹는 게 습관화가 되었다. 좋아하는 달래가 봄에 나오는 나물이라는 것 정도만 안다. 그러다 농어촌 지역으로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나름 들은 지식들이 늘었다. 죽순, 두릅이 봄에 나오는 나물이라는 점과 하지 감자가 강원도뿐만 아니라 직장이 있는 지역에서도 유명하다는 점. 얼마 전에는 그동안 고추장에 버무린 상태로만 보았던 마늘종의 원래 모습을 보았다. 그것 또한 봄 제철 재료였다.

이 책은 안아라 작가님의 산문집이다. 요리를 모르는 편이어서 보통 성향이라면 그냥 지나갔을 책이었다. 사람이라는 게 보고 듣는 지식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눈길을 돌리게 된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다. 책을 읽고 나면 어르신들이나 직원분들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아는 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진실의 고개 끄덕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집밥을 어머니께 대접할 수 있지 않을까. 다양한 생각들로 기대가 되었다.

작가님의 어머니께서는 손맛이 좋으신 분인 듯하다. 작가님도 유전을 물려받아 푸드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계신다. 책은 에피소드와 관련된 음식 레시피가 하나의 세트로 실려 있다. 일상에서 만난 사람과 있었던 일화들이고, 지극히 평범한 에피소드다. 음식 레시피는 된장국처럼 자주 접할 수 있는 음식들도 있지만 다른 재료와 융합해 조금은 색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메뉴들도 있다.

술술 읽혀진 책이었다. 대부분 에피소드 위주여서 요리나 제철 음식에 대한 이해가 없더라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읽는 내내 에피소드에 공감이 되어서 그게 더욱 빠져드는 책이었다. 대략 20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수준의 두께인데 라디오를 듣고 난 이후부터 자기 전까지 한 시간 내외로 충분히 완독이 가능했다. 대놓고 웃기지는 않았지만 나름 미소를 머금고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내 친구 에이코>라는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에이코는 일본 사람이다. 가게 '수카라'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고 있으며, '달밤식탁'을 운영한다. 달밤식탁은 에이코가 직접 손님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는데 프로그램을 예시로 들면 하나의 코너로 볼 수 있다. 작가님께서는 수카라와 달밤식탁에서 에이코를 만나 친분을 쌓는다. 사람들이 에이코의 음식을 사랑하는데 이를 보면서 느낀 생각과 감정들을 적은 내용이다.

이 에피소드 뒤에 실린 레시피는 '감자 샐러드'인데 사실 메뉴만 보면 그렇게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다. 감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피소드는 사랑스러웠다. 작가님께서 느낀 감정을 적으신 것이지만 사람들이 음식뿐만 아니라 에이코 사람 자체를 사랑하지 않을까.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타지에서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또한 강렬하게 남았다.

이렇게 무해한 책을 읽은 게 참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요즈음 날씨가 더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추리나 스릴러 장르의 작품이 자꾸 떠오르는 시기다. 그래서 앞으로 읽을 책이나 구매한 책들도 매운맛의 소설들이다.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그런 감정들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것 같다. 책에는 제철이 없다고 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는 늦봄과 초여름 사이의 제철 책이다. 역시 음식만큼이나 책 또한 제철이 좋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피부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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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인간
염유창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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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저죠? 그 정도 돈이면 덤벼들 작가가 줄을 설 텐데요. / p.28

이 책은 염유창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예전에 북 크리에이터 님의 영상에서 '리노블' 관련 소설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기억하고 있었는데 최우수상을 받았던 작가님의 신작이라는 문구에 혹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그동안 추리 스릴러 장르가 떠오르기도 했었는데 조금 더운 이 시기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생각 없이 읽기 딱 좋은 이야기여서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시윤이라는 인물이다. 한때 작가였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현재는 반성문 대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날, 업체 이 실장으로부터 한 가지 제안이 온다. 그동안 대필했던 부류와 조금 달랐다. 책을 원했는데 상담 관련 서적이라고 했다. 트라우마를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책을 만들어달라는 것. 초반에 시윤은 이를 고사했다. 그러다 집안의 사정이 어쩔 수 없이 그를 그 대필의 세계로 인도했다.

의뢰인은 일 년 전에 폭우 산사태로 주차장에 고립되었던 사건의 생존자들의 인터뷰를 원했다. 그 중 전경석이라는 인물은 사망했고, 나머지 여덟 명은 생존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시윤은 이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고, 모두 수락했다. 각자 직업부터 성격까지 다른 이들이었는데 인터뷰가 거듭될수록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과연 전경석은 왜 사망했으며, 이들은 진실을 숨기려고 할까.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몰입이 되었다. 언급했던 것처럼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사건을 따라가는 시선과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이 놀라울 정도였다. 대략 350 페이지의 작품이었는데 빠져서 읽다 보니 두 시간 반이 걸렸다. 아마 한국형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도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인간의 이기적인 태도이다. 여덟 명의 생존자들은 전경석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면서 사건을 은폐했다. 주변 인물들의 탐색과 생존자들의 실수로 이들이 주장했던 내용들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비교적 차분한 이미지의 교수부터 다른 결로 대립 각을 세웠던 사람까지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죽은 자는 있는데 죽인 자가 없다. 생존과 죽음 사이에서는 인간애도 없었다.

두 번째는 추리의 재미이다. 사회적인 메시지로만 읽다가 중후반부에 사건을 파헤치면서 장르 소설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인식했다. 전경석이 죽은 이유부터 의뢰인은 왜 콕 찝어 이 사건의 생존자를 요청했을까. 더 나아가 왜 많고 많은 작가들 중에서 시윤을 선택했을까. 돌이켜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의심스러웠다. 심지어 그조차도 인식하지 못한 내 생각에도 의문이 들었다.

생각을 비우고 어디까지나 도파민을 찾아 읽는다면 참 만족할 작품이었다. 그래서 아마 더욱 매력을 배로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추리 장르를 너무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조금 싱거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결말조차도 마음에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불특정 다수>라는 전작을 읽고 싶다. 원래 도파민을 그렇게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이런 맛에 장르 소설을 찾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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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진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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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저 그것이 이미 어디에서 향할 수 없는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 p.34

언젠가 종교를 가질 때가 있을까. 항상 생각하는 질문이지만 아직까지는 없을 것이라고 대답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크게 믿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 생각과 관념 등이 그나마 자주 되새기는 주제들이다. 나 하나 믿기도 힘든 세상에 신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신이 계신다면 마음 아픈 참사나 인간이 견디기 힘든 고통을 주지 않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가와무라 겐키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한국에서도 몇 권의 소설을 낸 작가로 알고 있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다. 로맨스부터 미스터리까지 다양한 장르를 쓴다는 게 흥미로워서 선택한 책이다. 유명한 단테의 <신곡>과 동명의 제목이어서 눈길이 간 것도 있다. 일본 작품을 자주 읽는 독자 중 한 사람이고, 출판사에서 발간한 작품들도 꽤 괜찮았던 터라 크게 부담이 없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단노네 가족이다. 아버지인 미치오는 장모님의 가게를 물려받아 조류원을 운영하는데 평화롭게 지내던 가족에게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무너진다. 심지어 미치오는 아들이 범인으로부터 칼에 찔려 죽는 모습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아픔을 가지는 이들에게 아들의 노래를 불러 주겠다는 영원 종교가 접근한다. 미치오는 불신했지만 쿄코와 가온은 이 종교에 빠져든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요즈음 종교를 주제로 했던 소설을 읽었던 터라 더욱 몰입해서 읽었다. 특히, 바로 전에 읽었던 작품이 너무 어려워서 상대적으로 조금 쉽게 다가온 느낌도 있었다. 새의 종류나 특징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를 깊게 알지 못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이고, 현실감이 많이 느껴져서 재미있었다. 370 페이지 정도의 작품이었는데 두 시간 반에 완독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사이비 종교를 비추는 방향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그동안 그것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종종 읽었는데 종교를 믿고 집안이나 사회가 몰락하는 스토리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가족 개인의 감정에 치중한 느낌이 들었다. 각자 영원을 믿는 종교에 발을 딛게 되지만 각자 생각은 너무도 달랐다. 특히, 이 가족 자체가 생각했던 보통의 가족이 아니어서 더욱 이해관계가 복잡하지 않을까 싶었다.

읽는 내내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사실 그 영화는 사회 계급을 다루는 내용이고, 이 작품은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없는데 이상하게 결이 맞다. 특히, 마지막 장을 읽는 순간 그 강렬한 느낌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영화를 만드는 프로듀서라는 이력을 가진 작가의 작품이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의 파노라마처럼 상상이 된다는 게 뇌리에 남았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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