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괴담
온다 리쿠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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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커피 괴담에 잘 오셨습니다. / p.21

대학생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아메리카노를 접했다. 처음에는 어린 나이에도 혈당 스파이크나 혈당이 걱정되어 달달한 맛에서 쓴맛으로 바꾸게 된 것인데 그때는 참 어른처럼 느껴졌다. 직장인이 되면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양도 월급만큼 늘었다. 하루에 1L 커피를 종일 두고 마셔도 부족할 정도로 많이 찾았다. 원래 커피가 안 받던 몸이었는데 그조차도 적응이 된 것을 보면 세상도 참 쓰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온다 리쿠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한국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작가로 알고 있다. 예전에 <어리 석은 장미>라는 소설집이 참 인상 깊게 남았다. 이후로도 <스프링>, <둔색환시행>, <육교시네마> 등 소설을 구입했지만 읽지는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커피를 주제로 한 소설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신간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와서 읽게 되었다. 많은 기대가 됐다.

소설은 커피를 마시는 한 그룹의 남성 무리로부터 시작된다. 접점이라면 남성이라는 점밖에는 보이지 않는 이들은 카페에 모여 시간이 되는대로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가벼운 토크를 시작했고, 본래의 목적에 맞게 각자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바로 괴담을 나누는 게 이들이 모인 목적이다. 매번 다른 찻집에 모여 이들은 실제로 있을 법한 괴담들이 담긴 작품집이다.

술술 읽혀졌던 소설이었다. 전에 읽었던 작품이 어느 정도 익숙했고, 너무나 스토리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깊이 파고들면 오싹하고도 기이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그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전반부의 이야기들이 옆에서 보고 들은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부분에서 속도감 있게 읽혀졌고, 32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작품이었는데 세 시간이 채 되지 않아 완독했다.

개인적으로 고베에서 나눈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다몬과 평범한 이야기를 나누다 커피 괴담에 오셨다는 말로부터 갑자기 시작된다. 비탈길에서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서서 소변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남자가 다음 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옷을 입고 지키고 있는 게 아닌가. 오싹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다. 상상하니 가장 크게 현실감 있었던 에피소드의 내용이었다.

대놓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작품은 아니었다. 일상에서 느낄 법한 소소하게 닭살 돋는 느낌. 그런데 그것도 닭살이라고 하기에는 약했다. 취향에는 어느 정도 맞았지만 호불호가 갈릴 요소인 듯하다. 전반적으로 심심한 느낌의 작품이어서 커피라는 주제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분 전환으로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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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MBTI 성격 사전 - 명리로 살펴보는 나의 성격과 기질
허은경 지음 / 현암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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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의 정서와 욕망, 기질과 성격은 어디에서 왔을까? / p.13

최근 커뮤니티에서 사주에 관한 재미있는 글을 보았다. 사주를 수묵화의 느낌으로 표현하는 내용이었다. Chat GPT에 입력하면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원래 만세력을 휴대 전화 사진에 저장해 둔 사람이어서 재미로 나 역시 그 유행에 동참했다. 원래 흙이 많은 사주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해석을 보니 물도 없고, 나무도 없는 사주라고 한다. 나의 그림은 쩍쩍 갈라진 땅에 삽 한 자루가 놓여져 있었다.

이 책은 허은경 작가님의 동양 철학에 관련된 서적이다. 태어나서 한두 번 사주를 본 기억은 있지만 관심을 가지고 자주 보러 가는 타입은 아니다. 언급한 것처럼 만세력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 지식이 부족해 구구절절 알지 못하는 사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새해를 앞두고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선택한 책이었다. 동양의 사주와 서양의 MBT 조합이라면 끌리는 소재가 아닐까.

크게 두 파트로 이루어진 책이다. 첫 번째에는 사주와 MBTI의 기본적인 지식과 두 조합의 연관성을 다룬다. 전반적인 기초 지식을 쌓는 파트라고 보면 될 듯하다. 그리고 두 번째에는 월지와 일간을 토대로 각 유형별 MBTI와 사주를 해석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많은 내용인데 열 개의 일간과 열두 개의 월지로 전부 120 개의 유형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책이었다.

사실 사주와 팔자를 조금 믿는 사람이어도 반신반의로 읽었다. 만세력을 가지고 하나하나 해석하는데 그게 잘 맞아 떨어져서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MBTI 유형 중 하나가 틀렸는데 심지어 비율도 거의 비슷했다. 특히, 내향이 80 % 이상 나왔다는 것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확했다. 나의 사주를 하나하나 읽는데 비슷하게 맞는 내용이어서 책 자체를 어느 정도 신뢰하게 되었다.

새해를 맞이해 자신의 사주를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우선, 그림으로만 보던 만세력을 여덟 구간으로 나누어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는 측면에서 지식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월지와 일간이라는 단어도 처음 접하는데 전혀 어렵지 않게 풀어서 해석해 주었다. 전체를 가볍게 읽고, 나의 사주를 다시 정독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도 하나하나 알려 주고 싶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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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와이프
어설라 패럿 지음, 정해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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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무엇이고, 연애라는 것은 무엇일까. 왜 이렇게 옥죄게 만들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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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와이프
어설라 패럿 지음, 정해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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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제 이혼할래, 패트리샤? / p.12

이 책은 어설라 패럿이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고전 작품이라는 소개가 관심이 생겨 선택한 책이다. 고전 하면 자연스럽게 민음사, 문학동네 등에서 등장하는 세계문학전집으로 흘렀다. 그런데 카테고리에 엮이지 않은 고전 작품이라니 당연히 흥미가 생기지 않을까. 거기에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어서 결혼적령기라고 불리는 나이대로서 이 또한 선택의 이유가 되었다.

소설이 주인공은 패트리샤라는 인물이다. 패트리샤는 피터와 행복한 결혼을 꿈꿨지만 서로의 외도로 이혼을 목전에 두고 있다. 피터는 이혼을 원했지만 패트리샤는 피터가 다시 돌아올 것으로 기다리며, 이를 유예하고자 했다. 시간은 흐르고 패트리샤는 많은 남자들과 잠자리를 가지면서 자유 연애를 즐겼다. 패트리샤의 시점에서 십 년에서 십오 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술술 읽혀졌다. 사실 연애나 결혼이 주제가 되는 이야기들을 소설로 즐겼지만 영상으로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다. '나는 솔로', '이혼숙려캠프' 등의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게 주제로서 드러나는 소설이어서 호기심과 부담감이 딱 절반이었다. 선택의 이유라고 언급했지만 그만큼 진부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도 든 것이다. 그런데 그게 무색하게도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있었다. 완독까지 세 시간이 걸렸다.

개인적으로 개방적인 인물들의 이야기가 당황스럽게 다가왔다. 피터가 외도를 한 이후 패트리샤 역시도 피터의 친구와 정분이 난다. 그것을 심지어 피터에게 사실을 고백한다.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갖는다거나 스킨십을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피터와 이혼하기를 거부하는데 이게 무슨 심리인지 궁금했다. 그 시절의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특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자유분방 그 자체여서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불어, 자유 연애를 추구하지만 여성을 향한 시대적인 차별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미국에서 가부장이라는 게 어울리는지 확신이 들지는 않지만 피터만 보더라도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사고를 가진 인물이었다. 나는 다른 여자들과 쉽게 잘 수 있지만 여성은 정조를 지켜야 한다는 류의 말을 건네는데 무덤에서 성춘향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싶었다. 이 부분은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인상적이었다.

결혼에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서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었다. 일부일처제 사회에서 결혼은 한 사람과 법적인 연결 고리가 생긴다고 보는 입장인데 타인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본능이니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그게 행동이나 말로서 전달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이런저런 의문이 든다. 대체 결혼은 무엇이고, 연애는 또 무엇일까. 지금까지도 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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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토호 - 모두가 사라진다
니이나 사토시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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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름다운 이야기의 중반에는 주로 장애물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 p.12

이 책은 니이나 사토시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한국 소설을 제외하면 일본 소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처음 듣는 작가의 작품이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요즈음 재미를 추구하는 장르 소설을 읽는 편이어서 더욱 관심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 호러는 다른 장르에 비하면 손이 덜 가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궁금했다. 특히, 출판사에 대한 믿음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나쓰히라는 인물이다. 나쓰히에게는 아오바라는 이름을 가진 쌍둥이 여동생이 있었다. 동네에 이사 온 아키토와 가까워지는데 아키토의 실수로 아오바의 얼굴에는 잊을 수 없는 상처가 생겼다. 그러다 아오바가 사라지게 되었고, 아키토는 이사를 가게 된다. 시간이 흘러 나쓰히는 국문학도가 되었는데 자신의 지도 교수가 갑자기 실종되는 일이 벌어진다. 친구와 함께 지도 교수의 실종, 아오바와 아키토의 이야기가 맞물려 전개된다.

조금 어렵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다. 소설의 소재 자체가 낯설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말하면 한국의 고전 문학이 주제가 되는데 제목인 아사토호부터 시작해 일본 고전 문학의 단어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아래에 주석으로 내용을 설명해 주고 있기는 하지만 전혀 모르는 주제이다 보니 이를 어느 정도 인지한 이후에 스토리를 머릿속으로 그려야만 했다. 340 페이지의 작품이었는데 대략 네 시간 정도 걸린 듯하다.

개인적으로 설정이 인상 깊게 남았다. 나쓰히는 어린 시절에 아오바가 실종된 것을 부모님께 전달했는데 반응이 이상했다. 아니, 아오바를 모른다고 하셨다. 아오바의 존재 자체를 나쓰히와 친구인 아키토만 알고 있었다. 남들은 모르는 존재에 대한 생각들이 흥미로웠다. 거기에 지도 교수의 실종과 더불어 비슷한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기분은 어떤지 호기심이 생겼고, 그게 또 궁금했다.

또한, 아사토호라는 단어도 재미있었다. 아사토호는 우리로 말하면 고전 문학의 이름 중 하나다. 그게 중심이 되어 문학을 연구하는 이들, 그리고 기이한 사건을 쫓게 되는 이야기로 넘어가는데 실제로 존재하는 내용인지 의문이 들어 인공지능의 도움을 빌려 이를 확인하고 싶었다. 가상에서 지어진 문학이라는 결론이 나왔는데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져서 착각이 될 정도이다.

호러 장르의 문학인데 그것보다는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처럼 보였다. 심지어, 후반부에 이르러 나쓰히와 아키토 역시도 부모님처럼 자신들을 제대로 인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읽는 내내 혼란스러움을 안겨 주었던 작품이었다. 그 지점이 기분이 묘했다. 재미만 쫓아서 읽기에는 여러 모로 어지러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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