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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황세연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래된 흑백 사진 속에서 그 사건의 진범이 해맑게 웃고 있다. / p.9
새해가 되더니 독서량이 훅 떨어진 느낌이다. 그래도 나름 읽고는 있지만 작년 이 시기에 비하면 절반 정도로 떨어진 듯하다. 개인적으로 가진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얼른 독서 루틴을 다시 찾아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처음으로 재작년 대비 더 많은 책을 읽었던 시기인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수준을 맞춰서 읽고 싶은 열망이 크다. 대부분 새해가 되면 독서를 많이 하게 된다는데 왜 나는 반대로 가는 느낌일까.
이 책은 황세연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언급한 것처럼 때 이른 책태기가 와서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의 작품을 원했다. 술술 읽히다 보면 원래의 페이스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드는데 우연히 이 책의 줄거리를 보고 은인의 책을 만난 듯했다. 시골 미스터리 소재 자체가 너무 흥미로운데 한국적이어서 가독성도 충분히 좋을 것 같았다. 러프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충청도의 중천리라는 이름을 가진 동네다. 그곳에 조카와 살고 있던 소팔희는 인기척을 느끼고 몽둥이를 들고 나간다. 자신의 돈을 노린 도둑이라는 생각에 이를 휘둘렀고, 결국 그 사람은 죽게 된다. 확인해 보니 이웃집 남자 신한국이었다. 겁을 먹었던 소팔희는 시체를 감추고자 했는데 그 시체가 사라졌다. 그리고 중천리를 범죄 없는 마을 선정을 앞두고 벌어진 살인 사건, 시체가 다시 나타난 소동극을 그리고 있다.
술술 읽혀지는 작품이었다. 우선, 띠지에 언급이 된 것처럼 한국적인 작품이어서 모든 것이 정겨웠다. 농어촌 지역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가 오히려 더 현실감 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살인 사건 자체도 몰입감이 높을 텐데 완벽하지 않은 인물들의 스토리로 흘러가다 보니 더욱 재미있었다. 430 페이지가 넘는 작품이었는데 세 시간만에 완독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마을 특유의 분위기가 인상적으로 남았다. 요즈음 마을이 외부 사람들이 자주 귀촌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동네만의 문화들이 존재한다. 타지에서 온 사람으로서 회사에 처음 들어갔을 때 이런 분위기를 많이 느꼈는데 범죄 없는 마을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을 주민들에게서 뭔가 익숙함이 들었다. 물론, 현실의 동네 주민들과 소설 안의 주민들은 많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비슷한 결은 있었던 것 같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볍게 읽은 소설이었음에도 현실적인 부분에 맞추어 읽다 보니 마냥 재미로만 읽히지는 않았다.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상황으로서 느꼈던 부분이었다. 다른 독자들에게는 진짜 유머러스하게 읽을 수 있는 장르 소설이 아닐까 싶다. 책태기가 완전히 달아난 것인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만 일부분 도움이 되었을 정도로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