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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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로 그만의 세계관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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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박미옥
박미옥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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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할 때 강하고, 약할 때 약했던 최초 여형사의 인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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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박미옥
박미옥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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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착하게 살고 싶었다. / p.10

편견을 가지는 것은 참 위험한 일이지만 경찰 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강한 사람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경찰을 장래희망으로 외치는 친구들 사이에서 꿋꿋하게 선생님을 외쳤고, 경찰은 전혀 보기에도 없었다. 겁이 많은 나에게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박미옥 작가님의 에세이이다. 요즈음 종종 직업인이 쓰는 에세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남형석 작가님의 <고작 이 정도의 어른>, 재영책수선 작가님의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경향신문 젠더기획팀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등의 서적이 그렇다. 직업인의 이야기들은 늘 인사이트를 주었다는 점에서 이번 에세이는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우선, 박미옥 작가님의 삼십 년 넘게 경찰로 일하셨던 분이다. 그것도 형사기동대의 첫 여성 형사로 근무하셨다. 현재는 후배와 각자 집을 두고 살고 있지만 마당을 공유하는 제주도의 집에서 공유 서재를 만들겠다는 새로운 꿈을 가지고 살아가고 계신다. 이 에세이에서는 처음 경찰을 꿈꾸게 되었던 순간부터 현재 살고 있는 이야기까지 전반적인 인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경찰과 형사로서의 삶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에세이의 특성에 맞게 술술 쉽게 읽힌다. 어려운 용어가 등장하지 않고, 경찰에 대한 용어들도 설명이 되어 있다 보니 이해하는 것도 쉬웠다. 읽으면서 경찰로서의 삶이 온전히 느껴졌다는 점에서 감정적으로는 크게 동요가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결론적으로 참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읽는 내내 희노애락을 느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작가님의 마인드이다. 이 지점은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트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경찰이 무엇보다 사람을 사랑해야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점이다. 사실 범죄를 저지르는, 온갖 악행이 난무하는 사람들을 보는 형사과에서 사람에 대한 애정을 찾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저절로 소멸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작가님의 글에서는 누구보다 사람을 좋아하고 또 사랑하는 느낌이 물씬 풍겨졌다. 이런 느낌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에피소드는 용의자가 범죄를 저지른 원인에 집중할 때 용의자의 감정 상태를 먼저 걱정했던 용의자 아버지의 한마디에 작가님께서는 깨달음을 얻고 담배를 주면서 진심 어린 조언을 했었다고 한다. 이후 우연히 박 형사님이 아니냐며 먼저 인사를 했던 그 사람의 이야기이다. 사실 무언가의 말 한마디에 깨달음을 얻는 것도, 범죄자이기 이전에 사람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을 전했던 마인드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요즈음 흔히 말하는 강강약약의 표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직업의 특성상 남성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집단에서 편견과 차별에 굴하지 않고 능력을 펼치셨다. 성희롱 발언을 들었던 후배에게 작가님은 더욱 큰 화를 냈다고 했다. 그 발언은 누가 봐도 수치심이 느낄 발언이었는데 그럴 때는 말로 받아쳤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먼저 앞서나간 형사로서 같은 여성 후배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선배가 되었으며, 성차별적인 상사나 악한 범죄자들에게는 한없이 강한 직업인의 면모가 참 부러우면서도 본받고 싶었다.

그밖에도 작가님의 마인드가 드러나는 문장들은 마음을 울렸고, 다소 몰상식한 지인들이 떠올랐다. 더불어 스스로의 삶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직업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열정, 사람에 대한 애정 등 어느 하나 거를 수 없는 온전한 마음들이 하나하나 느껴져서 좋았다. 특히,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근무하는 나의 직업 특성상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최근 들어 인간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 그것 또한 꾹꾹 눌러 담았다.

멋진 여성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내내 좋았고 또 좋았다. 작가님의 인생을 이 에세이로 전부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마인드만큼은 따라가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했던 글이었다. 어떤 말로 표현해야 느꼈던 온전한 마음을 담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만족스러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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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26
에밀리 디킨슨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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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인 적 없던 가난은 -

가난일 수 없다. / p.176

안 그래도 시는 어려운데 다른 국가의 시인의 작품들은 유독 어렵게 느껴진다. 어렸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구매한 시집이 해외 작품이 실린 책이었다. 몇 번 도전하다가 결국 완독하지 못했고 이사하면서 중고 서점에 판매하게 되었다. 수능 이후로 시는 그야말로 담을 쌓고 살다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한국 작품 위주로 조금씩 읽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미국의 시인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이다. 얼마 전에 에밀리 디킨슨의 이야기가 담긴 책 한 권을 읽었다. 그때 그 내용에도 적었던 것처럼 소설인 줄 알고 있었으며, 에밀리 디킨슨이라는 시인 자체를 모르는 상태였다. 읽다 보니 누구보다 자연을 사랑했던 사람이었다는 점이 느껴져서 관심이 생겼다. 그러던 중 이번 기회에 시 선집을 선택해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를 많이 접했던 독자였더라면 시에 숨겨진 의미들을 하나씩 찾아낸다거나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을 텐데 아무래도 생소한 장르이다 보니 초반에는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지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의문과 에밀리 디킨슨의 삶과 연관되어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이해를 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다 보니 한 편의 작품도 읽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두세 번 정도는 읽어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던 부분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형식 중 하나로 '-' 기호가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물결도 아닌 가운데 바 형태의 기호가 자주 나오다 보니 처음에는 의문이 들었던 것 같다. 과연 어떤 의미로 이를 사용한 것일까. 의도하지 않은 형태는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나름 연속이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는 짐작으로 읽었고, 해설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독특하면서도 흥미롭게 와닿았던 형식이다.

두 번째는 낙관 안에 숨겨진 어두움을 느꼈다. 전체적으로 시 자체가 차분하면서도 어둡다고 느껴졌다. 조용하면서도 어두운, 마치 불이 꺼진 방이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분위기와 다르게 에밀리 디킨슨의 시들은 대체로 희망적이면서도 낙관적으로 느껴졌다. 죽음보다는 생명을 노래하고, 신에게 이를 낙관적으로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시에 신이 자주 등장했는데 종교가 없어서 그 지점도 조금은 어려웠다.

'사랑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 한 시간의 기다림도 - 긴 시간이다 -' 등의 시의 문구가 마음을 노크했고, 기억에 각인이 되기도 했다. 모처럼 시를 읽으면서 마음이 몽글몽글 감성적으로 돌아간 듯했다. 그러나 에밀리 디킨슨의 삶을 책으로 읽었음에도 그녀의 삶을, 그리고 시를 온전히 흡수하기에는 두세 번의 완독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웠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묘하게 빠져들었던, 다시 찾게 되는 시집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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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도시 여행 - 최신 개정판
박탄호 지음 / 넥서스BOOKS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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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달달한 파르페를 즐기는 것으로 구라시키 여행에 정점을 찍었다. / p.60

그동안의 일본 여행에서는 늘 아쉬움이 가득하다. 처음 대학교 선배와 떠난 북해도 여행에서는 오타루를 많이 보지 못한 것을, 가족과 떠난 오키나와 여행에서는 많이 돌아다니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것은 혼자 가지고 있는 아쉬움이 아닌 같이 간 사람들과도 공유된 느낌이었다. 선배와 만날 때마다 일본 오타루에서 하이볼 같이 마시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머니와도 오키나와 절경을 많이 보지 못한 점을 술안주처럼 꺼냈다.

그렇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지금까지 갔던 일부 여행들 중에서는 아직까지도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는 곳이 북해도와 오키나와가 되었다. 하지만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른 좋은 나라 여행을 통해 이러한 기억을 덮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다.

이 책은 박탄호 작가님의 여행 서적이다. 일본 여행에 대한 미련은 없지만 예전에 선배가 친구와 갔다던 일본 소도시가 참 좋았다는 말을 했던 적이 있다. 이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코로나와 반일 감정으로 결국 접었는데 이에 대한 마음으로 책으로 달래고 싶어 선택하게 된 책이다. 여행 서적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코스 안내를 해 주는 책보다는 여행기가 담긴 책을 더욱 선호하는 편이어서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작가님께서는 십 년 이상 일본에 머물고 계시는 분이다. 이 서적에서는 도쿄나 오사카와 같은 대도시보다는 소도시를 돌아다니면서 먹었던 음식과 축제, 그때의 생생한 감정들이 담겨 있다. 특히, 서쪽 지방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서른두 곳의 여행지 중 두세 군데를 제외하고는 아예 처음 듣는 도시였다. 일본의 여러 이야기들이 참 흥미롭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구성이 참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첫 번째는 마지막에 수록된 팁 부분이다. 책의 구성이 도시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마지막에 한 장 정도로 여행에 대한 팁이 실려 있다. 팁이라기보다는 여행 계획표라고 봐야 더 정확할 듯한데 지하철 노선부터 시작해 맛집과 명물들이 적혔다. 완벽한 J 성향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현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사진이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여행 서적에는 원래 사진이 많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유독 많은 사진이 실렸다는 느낌을 받았다. 언급하는 내용 전체의 사진이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는데 그만큼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을 주었다. 사진을 보면서 일본 소도시의 매력을 진하게 느낄 수 있어서 그 지점이 참 좋게 와닿았다.

코로나 이후 해외 여행은 꿈을 꾸지도 못했는데 간만에 일본으로 대리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었다. 물론, 가까운 시일 내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는 있지만 이렇게 책으로 떠나는 소도시 여행이 참 좋게 느껴졌다.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조금은 낯선 소도시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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