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영원할 것처럼
서유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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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유미 작가님의 단편소설집 티저북이다. 작가님의 이름은 너무나 익숙한데 정작 작품은 딱 하나 읽었다. 그것도 최소한 2년 전의 앤솔로지 소설집에서 읽었던 짧은 단편이었다. 취향에 맞는다면 신작부터 구매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에 작품 중 하나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기대를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티저북에 실린 작품은 단편집 중 하나인 <다른 미래>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진이라는 인물이다. 진은 노년을 바라보고 있으며, 계획성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온 듯하다. 요즈음 MBTI 식 표현을 빌리자면 극강의 J형 인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딸 희영이라는 인물은 반대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의 주된 배경은 바닷가이고, 이들은 여행을 왔다. 서로의 성향이 다르다 보니 부딪히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진의 과거와 모녀의 현재 이야기가 펼쳐진다.

읽는 내내 무언가 모르게 기시감이 들었다. 바닷가 여행을 어머니와 함께 떠난 듯한 느낌. 아마 우리 모녀의 여행이 딱 이렇지 않을까. 어머니께서 진처럼 극강의 J형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희영처럼 극강의 P형이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어머니께서는 계획적으로 모든 일을 해오셨고, 삶 역시도 그렇게 살아오셨다. 시간이 흐르고 자녀들이 어른이 되고 난 다음에는 즐기면서 사신 듯하지만 진이 살아온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다른 미래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 본다면 우리 어머니의 미래이자 나의 미래처럼 보였다. 더욱 현실적이었고, 공감도 많이 되었다. 누군가의 일기 안의 깊은 이야기를 하나 꺼내 본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아마도 누군가라고 한다면 희영보다는 진의 일기장이 아닐까 싶다. 아니면 지금쯤 적혀 있는 어머니의 일기장의 일부분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너무나 시원한 바닷바람이 부는 여름밤에 어울리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니 나도 모르게 바로 구입 버튼을 눌렀다. 소설집에 실린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던 작품이었다. 그 작품들 또한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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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으로 데려다줘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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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 p.14

이 책은 줄리안 맥클린이라는 작가의 장편 소설이다. 이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바짝 다가온 상황에서 여름과 관련된 작품을 얼마나 읽었는지 생각했다. 사적인 일이 있다 보니 올 여름은 정신없이 흘러간 탓에 계절을 만끽하기보다는 바쁘게 보내서 떠나가는 여름에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다.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독서라는 수단으로 즐기고 싶었는데 그렇게 선택하게 된 책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피오나라는 여성이다. 어머니께서 십 년 전에 뇌출혈로 쓰려졌고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그 과정에서 피오나의 옆에 있는 아버지는 친부가 아닌 새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알리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시간이 흘러 새아버지는 환자가 되어 피오나는 그를 돌보는 중이다. 그러다 친부의 소식을 듣는다. 친부는 돌아가셨다는 내용의 전화인데 이를 두고 피오나는 이탈리아로 떠났다. 그 과정에서 친부가 소유한 와이너리를 상속받게 되고, 갈등이 생긴다.

읽는 내내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다. 사실 작가를 처음 듣는다 생각했는데 올해 읽었던 작품이 있었던 것이다. 어느 정도 익숙하게 다가온 문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서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400 페이지의 작품이기에 처음에는 걱정이 되었다. 특히, 영미권 작품은 한국이나 일본 작품들보다 조금 더디게 읽는 감이 있었기에 과연 취향에 맞을지 의문이었다. 그럼에도 결론적으로는 너무 흥미로웠다.

제목과 표지만 보았을 때에는 그저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다. 개인적으로 여름의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 중 한 사람으로서 자연스럽게 착각하면서 읽었다가 유언부터 상속 등 가정사들이 등장해서 당황스러웠다. 아마 줄거리를 읽었더라면 이러한 착오는 없었을 텐데 그래서 초반에는 놀랐던 감도 있었다. 그러다 피오나가 이탈리아에 도착해 와이너리를 두고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들을 읽으면서 착각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피오나의 성장이 더욱 도드라지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작품을 읽는 내내 가보지도 않았던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분위기가 고스란히 그려졌다. 그렇게 상상력이 뛰어난 편이 아닌데 활자로 그려지는 표현이 꽤 만족스러웠다는 뜻이기도 했다. 거기에 피오나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감동과 여운이 배로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떠나가는 여름을 맞이해 읽은 작품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너무나 좋았다. 아마 내년 여름이 되어도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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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눈을 감지 않는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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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도망치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 p.7

이 책은 메리 쿠비카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시기가 기억나지는 않지만 <사라지지 않는 여자들>이라는 작품을 읽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여성 두 명이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끌고 간다는 점에서 꽤 인상 깊게 남았던 작품이었다. 추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을 지금처럼 좋아하지 않았고, 영미권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조금 더디게 읽혀졌을 텐데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 머리에 남았다면 그만큼 취향에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번 신작을 선택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크게 네 명이다. 아이를 가지고 싶었지만 습관성 유산으로 힘들어하는 릴리와 크리스티안, 남부러울 것 없는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니나와 제이크 부부이다. 니나는 어느 순간 소리도 없이 남편이 사라진 사건으로 일상생활이 크게 흔들린다. 전날, 남편과 크게 다투었기 때문에 귀가하지 않는 남편에 대한 걱정은 하고 있었지만 아마 부부싸움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라진 남편의 흔적을 찾아가면서 시력이 안 좋은 어머니를 간병하는 일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크리스티안은 입덧으로 고생하고 있는 릴리에게 헌신적이다. 누가 봐도 자상한 남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티안의 일상생활을 뒤흔들 일이 벌어진다. 릴리가 크리스티안에게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 이웃집 주민이자 직장 동료 니나의 남편인 제이크를 돌로 죽였다는 것이다. 그 자체로도 충격을 받았지만 크리스티안은 아내인 릴리를 교도소로 보낼 수 없기에 이 사건을 은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선다. 정신이 없는 릴리를 진정시키면서 남편으로서 아내를 지킨다.

꽤 몰입도가 높은 작품이었다. 400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작품이었음에도 새벽에 일어나 세 시간 정도에 모두 완독할 수 있었다. 추리 스릴러 장르에 흥미를 붙이면서 조금 속도감이 생기기도 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토리에 파묻혔다. 처음부터 등장인물 네 명이 등장하다 보니 평소대로 읽다 보면 조금 헷갈릴 법도 한데 그런 일 없이 후루룩 읽었다. 그만큼 흥미로운 장치나 지점들이 많아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문체나 번역이나 크게 거슬리는 내용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읽는 내내 머리를 관통하는 질문이 있었다. '과연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범죄를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지점이었다. 요즈음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또 다른 지인들이 아무렇지 않게 기억하는 인터뷰 기사를 종종 읽는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떻게 범법자를 이렇게 옹호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판의 댓글들이 이해가 되면서도 내 주변의 누군가가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나는 그 사람과 손절한다거나 비판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에 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런 모습이 겹쳐졌다.

사랑하는 아내이지만 그전에 살인을 저질렀던 한 명의 범죄자로서 크리스티안처럼 이를 숨기기 위해 동조했을지에 대한 스스로의 대답은 절반은 그렇다, 절반은 아니다이다. 범죄를 숨길 수는 있겠지만 이를 삭제시키기 위해 크리스티안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을 것 같다. 단지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그 정도 선이지 않을까. 물론, 이 또한 잘못된 행동임을 인식한다면 고민하다가 몰래 신고를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남편 제이크를 찾는 니나의 노력도 인상적이었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맥락에서 릴리와 크리스티안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흥미 위주의 추리 스릴러 장르의 매력을 느끼면서 지극히 사적인 이슈에 대한 생각까지 나름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아마 전작이었던 <사라지지 않는 여자들> 역시도 비슷하게 현실과 허구를 넘나들면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기억은 흐릿해졌지만 메리 쿠리카라는 작가의 작품이 적어도 내 취향 스타일과는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는 확신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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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인류 보고서 - 리얼 하드코어 오피스 생존기
김퇴사 지음 / 비에이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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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시그널 감지! 긴급탈출 이닷! / p.17

직장인이라면 마음에 누구나 사직서를 품고 산다고 하지만 요즈음 퇴사 생각이 너무 간절하다. 입버릇처럼 상사 되시는 분께 퇴사할 것이라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내 구인 게시글을 틈만 나면 검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조만간 아예 사직서를 실물로 작성하고 행동에 옮기든 비싼 물건을 하나 구매해 금융 치료를 받든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김퇴사 작가님의 웹툰이다. 사실 그렇게 웹툰을 즐겨 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블로그로 이렇게 작성한 리뷰 중 웹툰은 딱 하나밖에 없었다. 심지어 아직 작성하지 않은 작품들까지 포함해도 한 다섯 권도 채 되지 않는 듯하다. 가장 최근에 읽었던 게 봄에 읽었던 이창현 작가님과 유희 작가님의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이라는 웹툰이었는데 일 년에 많아야 한두 권 정도 읽는 듯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너무 공감이 될 듯해서 선택했다. 이번 작품까지 포함하면 올해에는 총 세 권을 읽으니 그나마 평균보다는 많이 읽게 되는 것이다.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들의 이야기이다. 웹툰이라고는 하지만 한 컷 분량의 짧은 만화가 그려져 있으며, 직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못했을 때에는 책임을 묻지만 잘했을 때에는 공을 가로채는 상사, 오래 버텨 존경스럽다는 후배의 이야기에 퇴사를 한 것이 아닌 못하는 것이었던 선배, 아침마다 몸 상태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다면 병가를 낼 궁리를 하는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아주 직관적인 오피스 라이프를 다루었다.

너무 술술 읽혀졌다. 만화이기 때문에 굳이 문체나 줄거리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단편 하나씩 끝나는 책이기 때문에 그렇게 고민할 것도 없었다. 심지어 내용 자체가 직관적으로 딱딱 끊어지기 때문에 더욱 만족스러웠다. 회사에서 읽었더라면 분명히 눈총을 받았을 것이 분명했기에 퇴근 이후 방에서 읽었는데 한 삼십 분 정도 읽었던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그 이전에 완독이 가능했겠지만 너무 공감한 나머지 재미있는 부분을 다시 돌려 읽느라 삼십 분이나 걸렸다. 직장인 독서가라면 너무나 만족스러운 작품이지 않을까.

단순하게 MZ 세대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잡았더라면 너무 공감이 되었을 것이고, 상사의 기준에서 그려진 작품이었다면 공감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 적절하게 직장인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서 그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흔히 말하는 꼰대 상사의 앞뒤 안 맞는 업무 지시뿐만 아니라 너무 자유분방해서 컨트롤이 되지 않는 신입의 엉뚱한 업무 해결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막내이자 6년차 직장인으로서 양쪽에 다 이입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퇴사하고 싶은 마음은 더욱 강해져서 이를 누르느라 진땀을 뺐다.

완독한 이후 작가님의 SNS 계정을 팔로우했고, 그 중 하나를 메신저 계정의 프로필 사진으로 수정하기까지 했다. 사실 더욱 마음이 갔던 내용은 따로 있었지만 그것을 지정한다면 돌아올 수 없는 파국의 강을 건널 듯해서 겨우 스스로와 타협했다. 또한, 퇴사 동기가 될 친한 친구에게 책을 선물로 보냈다. 같이 퇴사 후 재독까지 하자고 약속까지 했는데 이를 진심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월급이라는 자본주의에 발목 잡힌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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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 아케가미 린네는 틀리지 않아
가미시로 교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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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그렇게 보일 뿐이다. / p.9

이 책은 가미시로 교스케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일본의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 작품은 자주 읽고 또 선호하는 편이다. 한국 작가의 작품보다는 일본 작가의 작품을 더 많이 읽는다. 심지어 <하늘을 나는 타이어>를 집필하신 '이케이도 준' 작가님이나 <닥터 데스의 유산>을 집필하신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님의 작품을 가장 좋아할 정도로 장르 소설은 너무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게 일본 장르 소설의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던 출판사 중 한 곳의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고민도 없이 선택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린네라는 이름의 학생이다. 사건이 벌어졌을 때 범인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어느 측면에서는 신적인 능력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단리 추리하는 속도가 빠를 뿐이다. 그러나 린네에게는 약점이 하나 있다. 범인을 잡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추리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 이 사람이 범인이라고 하지만 이를 납득시킬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린네의 옆에는 이로하라는 성을 가진 남자가 함께 있다. 린네의 능력을 읽고 그에 맞는 명확한 추리를 해 주는 인물인 것이다.

린네는 언니이자 선생님인 후요의 부탁으로 이로하와 함께 사건을 처리한다. 후요는 린네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상담실 교사로 근무하는 중인데 상담을 받고자 찾아오는 동급생 또는 선후배의 의뢰를 받는다. 주된 내용은 언급했던 것처럼 린네와 이로하 듀오가 학교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들을 함께 추리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고, 그 안에서 이로하와 린네의 아슬아슬한 로맨스 줄타기도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포인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다. 아무래도 일본 장르 소설을 선호하고 출판사 역시도 자주 읽었던 작품을 발간한 곳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문체가 익숙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얇은 두께를 가진 책이고, 스토리 자체도 흥미로워서 두 시간도 되지 않아 완독이 가능했다. 거기에 컬러로 드문드문 린네의 그림이 실려 있는데 이 지점도 꽤 재미있었다. 표지로도 충분히 린네의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활자가 가득한 소설만 읽다가 다양한 색깔의 그림이 시선을 잡았다.

다른 생각 없이 재미로 읽기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일상이 지치고 있는 와중에 책 자체가 손에 잡히지 않을 때가 많았다. 최근 완독한 책만 보더라도 다른 시기에 비해 70~80% 정도로 떨어진 상태이고, 읽는다고 해도 이해했을 스토리도 집중력이 떨어져 다시 읽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몰입해 완독할 정도로 손에서 놓지 않았다. 무작정 범인을 잡았을 때의 린네의 주장은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로하의 추리가 맞아 떨어지면서 정답이 되었을 순간의 느낌은 너무나 신선했다. 그만큼 흥미로웠다.

로맨스 장르와의 결합이라는 점에 처음에는 따뜻한 프라푸치노의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어 반신반의했다.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작품이었다. 평소 독서 습관처럼 사회적인 이슈나 다른 지점과 연관지어서 생각할 정도로 깊이 남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이나마 독서라는 행위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 해소 또는 기분 전환의 느낌을 의심의 여지도 없이 경험했던 소설이었음은 분명했다. 그 자체로도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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