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으로 데려다줘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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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 p.14

이 책은 줄리안 맥클린이라는 작가의 장편 소설이다. 이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바짝 다가온 상황에서 여름과 관련된 작품을 얼마나 읽었는지 생각했다. 사적인 일이 있다 보니 올 여름은 정신없이 흘러간 탓에 계절을 만끽하기보다는 바쁘게 보내서 떠나가는 여름에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다.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독서라는 수단으로 즐기고 싶었는데 그렇게 선택하게 된 책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피오나라는 여성이다. 어머니께서 십 년 전에 뇌출혈로 쓰려졌고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그 과정에서 피오나의 옆에 있는 아버지는 친부가 아닌 새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알리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시간이 흘러 새아버지는 환자가 되어 피오나는 그를 돌보는 중이다. 그러다 친부의 소식을 듣는다. 친부는 돌아가셨다는 내용의 전화인데 이를 두고 피오나는 이탈리아로 떠났다. 그 과정에서 친부가 소유한 와이너리를 상속받게 되고, 갈등이 생긴다.

읽는 내내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다. 사실 작가를 처음 듣는다 생각했는데 올해 읽었던 작품이 있었던 것이다. 어느 정도 익숙하게 다가온 문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서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400 페이지의 작품이기에 처음에는 걱정이 되었다. 특히, 영미권 작품은 한국이나 일본 작품들보다 조금 더디게 읽는 감이 있었기에 과연 취향에 맞을지 의문이었다. 그럼에도 결론적으로는 너무 흥미로웠다.

제목과 표지만 보았을 때에는 그저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다. 개인적으로 여름의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 중 한 사람으로서 자연스럽게 착각하면서 읽었다가 유언부터 상속 등 가정사들이 등장해서 당황스러웠다. 아마 줄거리를 읽었더라면 이러한 착오는 없었을 텐데 그래서 초반에는 놀랐던 감도 있었다. 그러다 피오나가 이탈리아에 도착해 와이너리를 두고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들을 읽으면서 착각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피오나의 성장이 더욱 도드라지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작품을 읽는 내내 가보지도 않았던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분위기가 고스란히 그려졌다. 그렇게 상상력이 뛰어난 편이 아닌데 활자로 그려지는 표현이 꽤 만족스러웠다는 뜻이기도 했다. 거기에 피오나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감동과 여운이 배로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떠나가는 여름을 맞이해 읽은 작품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너무나 좋았다. 아마 내년 여름이 되어도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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