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 원하는 것을 매 순간 성취해내는 힘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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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을 키워야 할 우리의 몫입니다. / p.18

사실 자기계발서 자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도 유명한 사람처럼 성공한 인생을 살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이 깔려 있어서 그렇다. 마치 백 선생님의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도 맛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런 편견이 있기에 가장 최근에 읽었던 자기계발서는 중학교 시절의 꿈꾸는 다락방이었다. 한때 인기가 많았던 자기계발서도 읽은 적이 없다. 

이 책은 임춘성 교수님의 자기계발서이다. 그렇게 불호에 가까운 자기계발서를 읽게 된 이유는 실질적인 해답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요즈음 개인적인 역량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현장에서도 참여자의 역량을 키워야 하는 것이 곧 사명인데 역량이라는 것이 참 막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을 얻고 싶다는 생각에 읽게 된 책이다.

서두부터 자기계발서라는 느낌이 들었다. 역량의 정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필요한 것, 그 필요한 것에 대한 세부 내용, 그를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을 워밍업에 제시한 후 순서대로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어떤 순서일지 워밍업을 통해 인지하고 있어서 읽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어서 부담이 없었고,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는 눈으로 보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되어서 이해도 쉬웠다.

저자는 우선 역량의 정의를 '그 어떤 실제의 일도 해내는 능력의 합'이라고 내린다. 그러면서 모든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범용의 능력, 실제의 현실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실용, 누구나 배우고 해낼 수 있는 가용 능력을 제시한다.

총 아홉 개의 영역으로 관찰 능력의 분류, 지향, 취사가, 성찰 능력으로 한정, 표현, 수용이, 통찰 능력이 매개, 규정, 전환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는 하나의 역량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며, 사람의 상황에 따라 두 가지 이상 합쳐서 능력으로 발휘한다.

역량을 쌓아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능력들이 제시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제시되었던 지향 파트가 가장 인상 깊었다. 모든 파트가 중요하겠지만 조금 나에게 더 필요성을 느꼈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능력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고민이 많았기에 현실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미션과 비전에 대한 부분이 참 흥미로우면서도 더욱 관심이 갔다. 사실 미션과 비전이라는 게 딱 와닿지 않는다. 아무래도 개인보다는 기업에서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보면 기업에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한 문장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그러나 혼돈해서 사용하는 듯해서 뭔가 딱 구분이 되지는 않았는데 저자는 미션을 나아가고자 하는 목적으로, 비전은 현재에서 바라는 미래의 목표라고 구분했다. 

개인에게 미션과 비전은 크게 생각할 일이 없었는데 저자는 미션과 비전이 필요한 이유를 크게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자존감이다. 꽤 괜찮은 자아를 이끌어내며, 스스로를 존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성장이다. 책에서는 노력하고 분발하도록 재촉한다는 내용으로 등장하지만 자신이 정한 미션과 비전이 사람을 나아갈 수 있게, 그리고 지치지 않게 하는 힘이 있다고 한다. 마지막은 응원이다. 미션과 비전을 외치고 다니면 주위에 있는 사람은 아끼는 사람들은 응원을 해 줄 것이고, 이를 부응하기 위해 애쓴다는 것이다. 책에 표현한대로 미션과 비전이라는 게 거창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사실 부끄럽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잠깐의 부끄러움을 이겨낸다면 그것 또한 나의 자양분이 되어 큰 역량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캐스케이딩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전략적 목표를 하위 목표로 내려가면서 푸는 것을 말한다. 미션(Mission), 비전(Vision), 장기목표(Goal), 단기목표(Objective), 전략(Strategy), 실행계획(Action Plan)을 적어 보고 내려갈 때마다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데 진지하게 실행에 옮기고 싶다. 역량뿐만 아니라 나아가는 방향이나 길을 어느 정도는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현실적으로 제시되어 있는 방법들을 하나하나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서두에 적으면서 읽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등장하는데 눈으로만 읽게 된 것이 후회되기도 했었다. 시간이 될 때 기록하면서 요약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두루뭉슬한 역량이지만 그 안에서 실질적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너무 좋았다. 나름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워밍업에 나온 말처럼 인생은 운이다. 그러나 인생에서 운이 올 때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은 본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통해 조금씩 발전시켜서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용기와 힘이 생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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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
듀나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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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세쿼이아 생각이 낫지. / p. 45

책을 읽다 보면 작품을 읽지는 않았지만 친밀감이 드는 작가님들이 계신다. 보통 장르 소설 중에서 자주 언급이 되는 분들이신데 고전 일본 추리 소설로 하면 에도가와 란포가, 고전 서양 추리 소설로 하면 애거서 크리스티와 에드가 앨런 포가 될 듯하다. 그 외에도 국내 소설 작가님분들 중에서도 이름만 친숙한 분들이 계신다.

이 책은 듀나 작가님의 미스터리 단편 소설집이다. 한국 SF 장르로 좁히면 듀나 작가님의 내적 친밀도가 올라간다. 지금까지 듀나 작가님의 작품은 본 적이 없지만 SF 작가 인터뷰집이나 주변 SF 소설 매니아들로부터 하나같이 SF 작가 하면 듀나 작가님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궁금했던 작가님의 소설을 꼭 읽고 싶었다.

소설은 총 여덟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짧은 호흡으로 몰입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원래 단편 소설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착실히 빌드업이 되는 초반부터 추리 소설 특유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전개와 범인이 밝혀질 때의 여운까지 적어도 추리 소설 초수인 나에게는 전체적으로 박자가 딱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들이었다. 흔한 밀실 소재부터 단골 주인공인 형사까지 추리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들이 뻔하면서도 새롭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표제작인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와 <콩알이를 지켜라>가 가장 인상 깊었다.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는 영화 촬영 중 벌어진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인데 생각보다 뒤에 이 내용이 등장한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영화 촬영을 위해 한국을 찾은 한 외국 배우의 일기 형식으로 진행이 되고, 처음에는 등장하는 주인공의 특징이나 이야기들이 나온다. 형식 자체도 신선했는데 스치듯 그냥 훅 지나간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무심하게 느껴져서 결말을 알았을 때 조금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다. 물론, 추리 소설 초수인 나의 입장에서 말이다.

<콩알이를 지켜라>는 소재부터가 뭔가 흥미로웠다. 작가인 한 남자의 살인 사건을 토대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 그것보다 주인공 사이의 관계가 더욱 눈길을 끌었다. 처음부터 남자를 죽인 살인자가 밝혀지고, 다른 살인 사건이 등장한다. 남자의 작품인 '콩알이의 모험'이야기로 시작하다 자연스럽게 시점이 남자의 아내로 바뀐다. 어느 날, 평소 전화를 주던 시간에 연락이 없던 남편에게 묘한 직감을 느끼던 중 여자로부터 전화가 온다. 남편을 살해했다고 말이다. 보통 아내였다면 바로 112에 전화를 해 살인자를 신고했을 텐데 이상하게 여기 등장한 아내는 살인을 은폐하는 일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인다.

보통의 시각과 벗어난 아내의 행동에 의문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처음에는 남편과 아내의 사이를 의심했었다. 사이가 좋지 않아 남편을 살해해도 가해자의 편에 서서 이를 도와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내는 남편 시체 은폐로도 모자라 다른 사건을 벌이기도 한다. 그런데 아내의 은폐 이유가 참으로 독특하다. 내 기준에서는 조금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말이다. 역시 추리 소설은 생각과 다르게 흘러갔을 때 더욱 깊이 기억에 각인되는 것 같다.

SF 장르가 아닌 미스터리 장르를 통해 느꼈던 듀나 작가님의 인상은 '대박'이었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다른 장르의 소설인데 알고 있던 정보들을 지우면 SF 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그만큼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작품들이었다. 작가님의 SF 소설에 대한 기대가 생겨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작가님은 다르다는 감탄을 자아내는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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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 - 매 순간 죽도록 애쓰는 당신을 위해
허유선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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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생각하는 자기계발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 p.112

요즈음 개인적으로 상담을 다니면서 선생님께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듣는다.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꺼내고 나니 남의 이야기에 쉽게 상처를 받고 있지만 그것을 티내지 않기 위해 둔한 사람인 척 연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외부 자극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 그것도 참으로도 답이 없는 착각이었다.

이 책은 허유선 작가님의 철학에 대한 도서이다. 상담사 선생님께 따로 추천을 받은 책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다양한 책을 골라서 읽으려고 하던 중 책장에서 눈에 띈 책이다. 사실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고르게 된 책이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는 나라는 사람을 위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 네 개의 챕터 안에서 고민에 맞는 철학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구체적인 실체의 고민보다는 사람으로서 존재에 대한 애매하고도 답이 없는 고민들이어서 질문들조차도 큰 공감이 되었다. 철학 도서이면서도 철학에 대한 전문적이고도 깊은 이야기보다는 인생의 방향을 정해 주면서 철학의 흥미를 가질 수 있을 정도의 내용만 언급된다는 점에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4장에 나온 질문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 4장 안에는 총 네 가지의 질문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어차피 죽을 텐데 아등바등 살아야 하나요>라는 물음과 <문제 없는 내 인생, 문제가 뭘까>라는 물음이었다. 전자는 하이데거의 이론을 통해, 후자는 칸트의 이론을 통해 이에 대한 해답을 주는 내용이다. 가장 와닿았던 이유는 항상 열심히 목적을 위해, 성취를 위해 달리다가 불현듯 저 두 가지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어차피 죽게 될 텐데 이렇게까지 노력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과 그렇게 크게 문제를 일으키면서 살아오지 않았는데 지금 이렇게 해결되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드는 답답함을 말이다.

하이데거의 철학을 통해 죽음을 인식하고 살아가라는 답을 준다. 또한, 어차피 죽을 것이지만 아직 죽지 않았기에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다채롭게 살아야 한다는 내용을 덧붙인다. 심지어 너의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뜻을 하나씩 이해하다 보니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 한계를 인정하고 발전시키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칸트의 철학을 통해 자신을 돌볼 의무를 지키라는 답을 준다. 꼭 세상에 문제에는 답이 필요하지도 않기에 너무 그렇게 물음표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뜻처럼 보였다. 자신을 생각하고, 칭찬하고, 사랑하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남의 시선에 흔들리거나 세상이 주어진 의무에만 몰두해 자신을 보지 못하는 일이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어차피 살아가는 것은 내 자신인데 왜 스스로를 챙길 의무는 생각하지 않는 걸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걱정과 고민에 너무나 뼈를 때리는 답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이 되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병렬 독서가 힘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덮을 때까지는 다른 책은 잠시 덮어 두었다. 단숨까지는 아니더라도 몰두해서 한번에 읽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음에 대해 답을 찾을 때 필요한 챕터만 골라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십 년 뒤에 어떠한 고민으로 읽게 된다면 책의 변하지 않고 같은 답을 주겠지만 내 생각과 경험은 조금씩 변할 테니까 현재에 맞는 방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철학이라는 게 늘 애매모호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깊게 생각해야 답이 나오고, 그 답마저도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 가끔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힘들 때마다 철학을 찾는 것은 방향을 정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으로 역시나 '나'로서 살아가는 현재에 대한 방향을 어느 정도는 세운 듯하다. 철학으로 다시금 삶에 대해 깊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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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이해 - 세계는 어떻게 다르고, 왜 비슷한가?, 해외지역연구 입문
이윤.도경수 지음 / 창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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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안방으로 들어온 세대에 살고 있다. / p.4

문화의 다양성을 체감한 시기를 겪으면서 많이 혼란스러웠다. 나름 개방적인 사고를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꼰대인지에 대한 생각까지 들 정도로 이해 안 되는 것 투성이었다. 같은 문화를 교류하는 구성원이었다면 개인의 특성으로 이해하고 넘어갔겠지만 아예 다른 문화권의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무언가를 하려니 아예 금성이나 화성에서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비슷하면서도 애매한 포인트에서 다른 행동과 말이 참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책은 이윤 작가님과 도경수 작가님의 사회학 도서이다. 어렸을 때부터 지리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공부하는 느낌으로 고르게 된 책이다. 세계 지도를 보면서 몰랐던 다른 나라에 대한 정보들을 조금이나마 배우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알 수 있기는 하지만 책에서 접하는 정보들을 좋아하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읽게 되었다.

지리를 베이스로 문화에 대한 정보가 약간 가미된 책을 상상했는데 오히려 반대였다. 지리 자체보다는 문화적인 베이스에 대한 이야기들이어서 상상했던 내용이 아니어서 당황스러웠다. 사회 도서 중에서도 지리학 도서가 아닌 문화 도서로 봐야 하는데 제목을 보고 혼자 착각했던, 줄거리를 보지 않은 나의 판단 미스였다. 

이 책은 크게 네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첫 번째는 일반성과 특수성으로 해외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두 번째는 지리와 문화 특성 등 특수성의 요인으로 발생되는 문화 차이의 사례들, 세 번째는 일반성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한국에 집중되어 신뢰성과 광정에 대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목차만 보면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해하기 쉽게 하나하나 자세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나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인도에서 왜 손으로 식사를 하는지, 음식점에서 왜 팁을 주어야 하는지 등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 인문지리와 자연지리 등 다양한 요인을 설명해 준다. 인도에서 주식으로 하는 쌀의 재질 때문에 숟가락보다는 손으로 뭉쳐서 먹는 게 더욱 효과적이며, 서비스 금액까지 전부 지불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국과 다르기에 팁을 요구한다는 미국의 문화를 알게 되었다. 그 외에도 미국에서 왜 한국인들은 세탁업을, 인도인들은 호텔업을 시작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유 등 몰랐던 내용들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한국의 신뢰나 공정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흔히 한국은 소지품을 놓고 나가도 될 정도로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단순하게 한국 사람들의 인식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에 대한 내용은 새로웠다. 또한, 공정문화는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나 역시도 공정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인데 젊은 세대의 특별한 문화인 줄 알았다. 취업 비리에 분노하는 일들을 보면 말이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이기도 하고, 남녀노소 한국에서는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무래도 깊이 생각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움으로 시작했지만 덮고 나니 만족스러움이 더욱 컸던 책이었다.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전문적으로 설명해 준 책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의 문화권을 살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다른 나라의 문화는 당사자가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환경이기는 하다. 여행과 직장에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경험해 보기는 했지만 그들을 직접적으로 온전히 문화를 인정해 주는 일에 대해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아마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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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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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커피는 늘 우리를 돕는다. / p.110

종종 딴생각을 할 때가 있다. 중요한 일을 하고 있거나 앞에 사람이 있는 순간에는 그러면 안 되겠지만 말이다. 하고 있는 무언가에 몰입하다가도 주위를 환기시킬 목적인지 아니면 내 머리에서 보내는 위험의 신호인지 생각의 길이 삼천포로 빠진다. 그럴 때는 아, 이제 쉴 타이밍이라는 생각에 조금 휴식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은 디자이너이신 박찬휘 작가님이 에세이이다. 사실 미술에 큰 소질이 없어서 디자이너의 이야기 자체에 큰 관심이 없다. 그런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관심이 갔던 책이었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지식 위주의 책이었다면 그냥 스치고 지나갔을 법한데 일상기록이라는 말이 시선을 끌었던 것 같다. 요즈음 에세이를 읽으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디자이너의 에세이는 처음 도전해 보는 것이어서 기대가 되었다.

저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큰 자동차 회사에서 17년간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그랬기 때문에 내용에서 이탈리아나 독일 등의 다른 나라가 배경일 때가 많다. 그래서 오히려 새로움이 느껴져서 좋았다. 여행하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묘하게 독일이나 이탈리아에 속해 있는 듯했다. 그 자리에 있다는 생각과는 또 다른 새로운 느낌이었다. 약간 유럽인들 사이에서 그들과 문화를 교류하는 착각이라고 하면 그나마 정확한 감정일 것 같다.

아마도 유럽에서의 문화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에서의 커피에 대한 내용도 실려 있었는데 흥미로우면서도 재미있었다. 이탈리아가 커피에 큰 자부심을 보인다는 사실은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다. 프랜차이즈 카페도 이탈리아에서는 기를 못 편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서 커피가 얼마나 유명한지 궁금했는데 커피 자체보다 '카페 소스페소'라는 문화가 더욱 인상 깊었다. 커피를 살 때 원래 값보다 더 많이 지불하는 이탈리아의 문화인데 오후에는 그 돈을 가지고 노숙자나 커피를 마시고 싶지만 돈이 부족한 이들에게 준다는 게 참 뭔가 훈훈하게 느껴졌다.

그 외에도 독일에서는 허용치 '톨러런스'를 더욱 엄격하게 잡는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보통 독일 사람이라고 하면 융통성이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도 약간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독일인들은 물건을 만드는 일에 있어서는 원칙을 고수한다고 한다. 그래서 벤츠 등의 명품 자동차를 만들 수 있었다. 아마 우리나라였다면 '이거 약간의 오차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넘겼겠지만 말이다. 융통성이 꼭 그렇게까지 나쁜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읽는 내내 인상 깊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통찰력과 예리함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했던 주된 인물은 저자의 아들이었다. 저자가 대답할 수 없는 예리한 질문을 건네기도 하고, 조금은 엉뚱하다 싶은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면, 이전에 나무 판자로 서핑을 하는 사람이 없었을 텐데 어떻게 이를 알게 되어 실패를 거듭해 서핑을 하게 되었는지, 자신이 탈 범퍼카의 디자인과 색깔을 보면서 누구보다 진지하게 선택하는 모습들이다. 저자의 아버지께서는 흔한 태극기 그리기 숙제에 누구보다 특별하게 그려서 제출하셨던 내용도 있는데 이를 보면 그러한 통찰력들은 유전이라고 느껴졌다.

복잡함을 싫어하면서도 이를 따라가려는 현대 시대에서 무엇보다 단순함이 필요하다는 내용과 기본에 충실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들은 무엇보다 깊게 공감이 되었다. 디자이너라고 해서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사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상에서 발견한 주제를 가지고 펼쳐지는 이야기도, 그 안에서 현재를 반성하게 만드는 깊은 고찰도 너무 좋았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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