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 - 매 순간 죽도록 애쓰는 당신을 위해
허유선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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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생각하는 자기계발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 p.112

요즈음 개인적으로 상담을 다니면서 선생님께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듣는다.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꺼내고 나니 남의 이야기에 쉽게 상처를 받고 있지만 그것을 티내지 않기 위해 둔한 사람인 척 연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외부 자극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 그것도 참으로도 답이 없는 착각이었다.

이 책은 허유선 작가님의 철학에 대한 도서이다. 상담사 선생님께 따로 추천을 받은 책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다양한 책을 골라서 읽으려고 하던 중 책장에서 눈에 띈 책이다. 사실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고르게 된 책이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는 나라는 사람을 위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 네 개의 챕터 안에서 고민에 맞는 철학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구체적인 실체의 고민보다는 사람으로서 존재에 대한 애매하고도 답이 없는 고민들이어서 질문들조차도 큰 공감이 되었다. 철학 도서이면서도 철학에 대한 전문적이고도 깊은 이야기보다는 인생의 방향을 정해 주면서 철학의 흥미를 가질 수 있을 정도의 내용만 언급된다는 점에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4장에 나온 질문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 4장 안에는 총 네 가지의 질문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어차피 죽을 텐데 아등바등 살아야 하나요>라는 물음과 <문제 없는 내 인생, 문제가 뭘까>라는 물음이었다. 전자는 하이데거의 이론을 통해, 후자는 칸트의 이론을 통해 이에 대한 해답을 주는 내용이다. 가장 와닿았던 이유는 항상 열심히 목적을 위해, 성취를 위해 달리다가 불현듯 저 두 가지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어차피 죽게 될 텐데 이렇게까지 노력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과 그렇게 크게 문제를 일으키면서 살아오지 않았는데 지금 이렇게 해결되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드는 답답함을 말이다.

하이데거의 철학을 통해 죽음을 인식하고 살아가라는 답을 준다. 또한, 어차피 죽을 것이지만 아직 죽지 않았기에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다채롭게 살아야 한다는 내용을 덧붙인다. 심지어 너의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뜻을 하나씩 이해하다 보니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 한계를 인정하고 발전시키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칸트의 철학을 통해 자신을 돌볼 의무를 지키라는 답을 준다. 꼭 세상에 문제에는 답이 필요하지도 않기에 너무 그렇게 물음표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뜻처럼 보였다. 자신을 생각하고, 칭찬하고, 사랑하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남의 시선에 흔들리거나 세상이 주어진 의무에만 몰두해 자신을 보지 못하는 일이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어차피 살아가는 것은 내 자신인데 왜 스스로를 챙길 의무는 생각하지 않는 걸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걱정과 고민에 너무나 뼈를 때리는 답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이 되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병렬 독서가 힘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덮을 때까지는 다른 책은 잠시 덮어 두었다. 단숨까지는 아니더라도 몰두해서 한번에 읽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음에 대해 답을 찾을 때 필요한 챕터만 골라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십 년 뒤에 어떠한 고민으로 읽게 된다면 책의 변하지 않고 같은 답을 주겠지만 내 생각과 경험은 조금씩 변할 테니까 현재에 맞는 방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철학이라는 게 늘 애매모호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깊게 생각해야 답이 나오고, 그 답마저도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 가끔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힘들 때마다 철학을 찾는 것은 방향을 정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으로 역시나 '나'로서 살아가는 현재에 대한 방향을 어느 정도는 세운 듯하다. 철학으로 다시금 삶에 대해 깊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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