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역사 - 마음과 행동의 작동 방식을 탐구하다
니키 헤이즈 지음, 최호영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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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모든 것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 p.11

심리학 전공은 아니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 전공이어서 심리학은 뗄레야 뗄 수가 없다. 그 유명한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입학 때부터 졸업 때까지 4 년을 내내 들었던 인물이었고, 교양 과목에 있는 사회 심리학과 상담 심리학 등 다양한 과목을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지만 대학교 졸업 이후로는 한동안 심리학에 거리를 둘 정도이다.

이 책은 니키 헤이즈라는 분의 심리학 도서이다. 이렇게 심리학을 배웠지만 여전히 궁금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심리학으로 성향을 파악하는 책들을 종종 접하는 편이다. 그런데 정작 심리학의 역사는 크게 배운 적이 없었다. 심리학자들의 이론에 대해 배웠을 뿐 어떻게 심리학이 시작하게 되었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궁금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괜히 걱정이 되었지만 그만큼 기대감도 컸다.

술술 읽혀졌지만 여전히 어려웠다. 언급한 것처럼 심리학 이론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던 터라 익숙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뿐만 아니라 스키너, 피아제 등 심리학의 이론을 펼친 내용들은 너무나 쉽게 다가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탓인지 이를 자꾸 공부하는 느낌으로 읽게 되어서 어렵게 다가오는 면도 있었다. 가볍게 읽는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완독까지 세 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개인적으로 초반에 등장한 심리학의 고대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심리학의 출발을 다룬 편이었는데 그리스 고대에도 사람을 이해하고자 심리학의 토대가 되었다는 게 재미있었다. 특히, 히포크라테스의 점액, 혈액, 황담즙, 흑담즙이라는 인간의 네 가지 체액을 발전시켜 성격에도 영향을 준다는 갈레노스의 이론은 흥미로웠다. 어느 측면에서는 혈액형 성격처럼 의아하게 다가오는 측면도 있었다.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발췌해서 읽게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읽었던 <문학의 역사>도 흥미로웠는데 그 책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어느 측면에서는 두고두고 볼 교과서가 생긴 듯한 든든함도 느껴졌다. 간만에 대학생 시절로 들어가 공부하는 기분으로 심리학을 다시 톺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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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영화관
시미즈 하루키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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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영화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p.8

인생 영화에는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다. 애니메이션 <코코>에서는 마지막 엔딩이, <미키 17>에서는 초반에 등장하는 장면이, <완벽한 타인>에서는 중간에 인물들이 탁자에 모여 있는 장면들이 그렇다. 영화 스토리 자체로도 감명을 받는 편이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장면을 보고 명대사를 맞히는 퀴즈가 있는 것처럼 결론적으로 명장면이 가장 오래 남을 때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시즈미 하루키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띠지의 문구가 내내 머릿속에 남아 선택한 작품이다. 나도 모르게 내 인생의 명장면을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라면 흥미롭게 닿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흔한 힐링 소설의 범주에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처럼 예상이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이런 작품들도 끌리는 법이다. 부담감 없이 편하게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에 처음 등장하는 이는 오노라는 인물이다. 이십대 청년으로 갑자기 눈을 뜨니 처음 보는 곳에 있었다. 그리고 처음 보는 이가 천국 영화관에서 스태프로 일할 것을 권유한다. 천국 영화관은 죽은 사람들의 인생을 영화로 상영해 주는 곳으로, 오노는 그곳에서 남편을 그리워하는 할머니와 세상에 큰 이벤트가 없다고 말하는 직장인, 과거를 후회하는 여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술술 읽혀지는 작품이었다. 예상하는 그대로의 이야기여서 읽기 편했다. 장편소설이기는 하지만 한 명의 인물이 곧 하나의 챕터를 구성하는 형태여서 연작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 장편보다는 단편을 선호하는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지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북리더기와 종이책을 번갈아 읽었고, 대략 3~4 일 정도 소요가 된 것 같다. 아마 흐름만 타면 두 시간 이내에도 충분히 완독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한 인간의 삶 자체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마지막에 오노의 영화가 참 인상적으로 남았는데 겉으로 보기와 달리 오노는 다른 삶을 살았다. 배경을 제외하고 오노가 천국 영화관에서 하는 모습들을 보면 누구보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고, 친절하면서도 사려 깊은 인물로 그려졌는데 영화의 내용은 그렇지 못했다. 마지막 결말은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이어서 이 지점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과연 나의 인생에는 어떤 명장면이 있을까. 오히려 공감적인 측면에서는 큰 이벤트가 없다는 직장인의 이야기가 많이 와닿았다. 그런데 남들이 보기에는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명장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하고 뻔한 스토리로 다가왔던 작품이지만 나름 생각할 지점들이 있어서 흥미로웠다. 특히, 돌아가신 아버지의 생각이 많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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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나쓰키 시호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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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이상한 아이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 p.18

이 책은 나쓰키 시호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즐겨 시청하는 북 크리에이터 님의 소개 영상에서 접했던 작품이다. 원래 읽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용을 보니 더욱 궁금증이 생겼다. 특히, 나오키상이나 아쿠타가와상 등 일본에서 시상하는 여러 수상한 작품들도 종종 읽는 편인데 포플라사 소설 신인상을 또 처음 듣다 보니 그에 대한 흥미도 생겼다. 여러 이유가 겹쳐지면서 기대를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에는 두 사람이 등장한다. 니키와 고이치라는 인물이다. 고이치는 아스퍼거증후군으로 추정되는 질환을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며,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받는데 평범함에 집착한다. 그에 반대되는 인물인 니키는 고이치의 담임 선생님이다.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고, 사회적으로도 평범에 가깝다. 우연히 고이치가 니키의 약점을 목격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수상한 관계가 시작된다.

술술 읽혀졌지만 조금은 어렵게 다가왔다. 학생과 선생님의 이야기로서 줄거리 이해 자체는 쉽다. 또한, 몰입도도 있다. 그런데 소설 스토리 안에 담겨진 생각할 지점들이 사회적인 인식이나 메시지와는 거리가 있어서 이를 곱씹으면서 읽는 게 조금 시간이 걸렸다. 이후 인상적인 부분에서 이를 언급하겠지만 아마 소재 자체가 독자에 따라 거부감으로 다가올 듯하다. 완독까지 두 시간이 걸렸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첫 번째는 평범이다. 언급한 것처럼 고이치는 평범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타고나기를 사회성이 떨어진 인물이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교류 자체가 힘들다.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면서 평범한 이들에게 열등감과 우월감을 동시에 느끼는 아이처럼 보였는데 사실 평범하다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 의미 자체를 꽤나 오래 떠올렸다.

두 번째는 윤리이다. 이 부분은 니키의 선천적인 성향과 관계가 있다. 니키는 어린아이에게 성적 흥분을 느끼는 롤리타 컴플렉스를 가졌다. 그러면서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다만, 이를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휘해 극복하고 있다. 과연 이를 해소하고 있다고 말해야 되는 걸까, 아니면 억압이라고 표현해야 되는 걸까. 분명 후자라면 직업을 가져서는 안 될 텐데 의문이 들었다.

작품을 읽고 나니 아사이 료의 <생식기>와 무라타 사야카의 <무성 교실>이 떠올랐다. 사회적인 이슈를 던지는 부류의 소설이어서 취향에 맞았다. 물론, 니키의 금지된 성향과 고이치의 삐뚤어진 우월감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이들이 분명히 잘못되었다는 점도 인정한다. 마지막 결말에서는 사실 생각과는 다른 전개로 물음표가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의 돌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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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이는 사람 - 달달북다 앤솔러지
김화진 외 지음 / 북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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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믿고 싶은 대로 믿을 수 있다면 나는 이런 것들을 믿고 싶었다. / p.277

이 책은 김화진 작가님부터 이미상 작가님까지 열두 분의 작품을 모은 앤솔로지 소설집이다. 재작년 말부터 작년 중순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재미있게 읽었던 시리즈가 바로 달달 북다 시리즈여서 이렇게 묶어서 나온 작품집이 반가웠다. 특히,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었는데 시기에 따라 이제 흐릿하게 남은 작품들도 있어서 재독하는 느낌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나름 기대가 되었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다. 한 편씩 묶은 단편을 읽을 때와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호흡이 대체적으로 빠른 편이어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언급했던 것처럼 이미 접한 작품이어서 읽는 속도도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집에 비해 거의 역대급으로 빠른 듯하다. 완독까지 대략 두 시간이 걸렸다. 아마 달달 북다 시리즈를 좋아했던 독자들에게는 편안함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김화진 작가님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와 이유리 작가님의 <하트 세이버>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는 달달 북다의 첫 번째 시리즈로, 방앗간 가게 주인의 아들 찬영을 좋아하는 모림이라는 여자의 이야기다. 모림은 찬영을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의 주인공 이름으로 부르면서 남몰래 짝사랑을 키워가고, 개를 데리고 다니는 찬영의 모습에 푹 빠져 있다.

<하트 세이버>는 피 한 방울로 매칭되는 가상의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혜인은 남자 친구와 결별하고, 연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연애와 관계없는 혈액으로 인연을 매칭해 준다는 소개가 조금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동안 연애 감정에 많이 지쳐 있던 혜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혹하게 되고, 이를 등록하기에 이른다. 과연 하트 세이버로 그녀에게 맞는 남자가 매칭될 수 있을까.

두 작품은 약간 자석처럼 양끝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는 전반적인 모습들이 너무나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직장인으로의 모림과 풋풋한 관계를 즐기고 있는 두 사람이 너무나 평범했다. 반면, <하트 세이버>는 다른 작품들보다 유독 비현실적인 모습이었다. 혈액을 통해 맞는 상대를 구한다는 가정 자체가 의아하게 느껴졌는데 가능하다면 나에게도 이런 혈액으로 맞는 상대가 있을지 궁금증이 생겼다.

이렇게 다채로운 장르를 지닌 로맨스를 읽은 적이 있었을까. 아니, 사랑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오랜 시간동안 따로 한 권씩 읽었고, 그만큼 흥미롭게 느껴졌는데 다시 한 권으로 모아서 보니 스토리나 세계관이 더욱 크게 다가온 듯하다. 각 작품들마다 톡톡 튀는 매력들이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로맨스 장르의 앤솔로지 작품집도 가볍게 읽는 것도 새로운 독서 재미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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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위의 가마괴
강지영 지음 / 나무옆의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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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VORA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그러니 적당히 뒷전에서 관망하는 거예요. / p.25

이 책은 강지영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이라는 작품이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로 꽤 유명한 소설로 알고 있다. 그러다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이라는 작품이 꽤 인상적으로 남았다. 죽음을 대하는 방식을 청소년 화자의 눈으로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스토리여서 좋았다. 그러다 이번에 신작 소식을 접했는데 그 작품과는 조금 다른 결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관심이 갔다.

소설의 주인공은 윤지와 민기라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성이 다른 이복 남매이다. 심지어, 부모님께서 서로 데리고 온 입양된 이들이었다. 윤지는 정신병원에서 근무하지만 경찰 신고 내용을 몰래 듣고 악을 처단하는 까마귀이기도 하다. 반면, 민기는 소심하지만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기린 모자를 착용하고 지하철에서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는다. 그게 곧 도담시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남매를 방해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술술 읽혀졌다. 전작에서 느꼈던 것처럼 스토리텔링이 아주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의 캐릭터가 확실한데 이 지점이 몰입도를 높였다. 실제로 있을 법한 도담시라는 공간적 배경,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어서 현실감이 있었던 게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완독까지 대략 두 시간 반 정도 걸린 듯하다.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매력적이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사적 제재에 대한 생각이다. 윤지는 도담시에서 까마귀로 활동하면서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 아이를 방치하는 엄마 등 상식적이지 못한 이들에게 딱 죽지 않을 정도의 처벌을 가한다. 분명 피해자들은 경찰이라는 공적인 수단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데 윤지가 가하는 사적인 제재가 과연 옳은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두 번째는 불법적인 루트로 행하는 옳은 일에 대한 생각이다. 첫 번째 지점과 이어서 생각하면 윤지는 경찰에게 온 신고를 불법 청취해 정의를 실천한다. 그런데 과연 이 또한 옮은 지점인지 의문이 들었다. 선한 의도로 한 일이라고 해도 그 목적과 수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경찰과 공무원들이 까마귀의 존재를 쫓는 것도 이해가 되는 지점이었다. 지극히 사적인 생각으로는 조금 옳지 못하다고 보여졌다.

추리 스릴러 장르의 맛을 지키면서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이 있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언급했던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과 조금 결이 다른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넓은 차원에서는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성장과 추리라는 장르의 특성만 다를 뿐 틀은 비슷했다. 앞으로는 작가님의 신작들을 믿고 고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만큼 재미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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